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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전북일보 신춘문예 심사평 : 소설] 현실과 자의식(自意識) 소설

(왼) 유현종 소설가 / (오) 정종명 소설가
(왼) 유현종 소설가 / (오) 정종명 소설가

예선을 거쳐 본심에 넘어 온 작품은 모두 7편이었다. 그런데 7편의 작품이 갖는 공통점은 자의식의 어두운 그림자와 시니시즘(냉소주의)의 자기 고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수수> 는 직장과 모순된 현실의 스트레스를 위로해주는 건 수수한 한 가닥 바람 소리였다는 게 처량하다. 말라비틀어져 더 이상 나올 수 없는 치약을 명예퇴직을 강요당한 주인공의 모습과 몽타즈하여 그리고 있는 <치약의 내일> 은 기약 없는 그의 내일을 잘 그려내고 있다. <죽은 고양이를 위한 연금술> 은 너무 관념적인 이야기의 전개들이 조작적이고 <이누이트의 추모법> 또한 관념소설이며 지나친 감상주의와 염세주의가 거슬린다.

<마지막 화> 는 끝이 훤히 보이는 가족 복수극이라는데 문제가 있고 <리치먼드 초콜릿> 은 산뜻한 감각적 감성이 두드러져 보이며 문장이나 표현들이 아주 유려한 반면 통속적인 스토리가 진부하다. 마지막 남은 작품 <귀가(歸家)> . 귀가는 바로 흙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격있게 건축된 전통 한옥 기와집이 수명을 다해 임종을 맞이하고 있다. 그 집 안주인도 암에 걸려 집과 함께 임종을 맞이하고 있다. 흙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을 겪어내는 집과 안주인의 임종 모습이 교직(交織)된다.

문제는 한옥건축물의 각종 용어가 나열되어 해독불가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철저한 자료조사로 작품을 쓰는 건 좋으나 확고한 스토리나 리얼리티가 없이 해설 없는 전문용어로 시종일관 나열하면 작품에서 감동을 얻을 수 없다. 이런 단점을 안고는 있지만 이만하면 작가적 역량이 탁월하여 장차 좋은 작품을 쓸 수 있겠다 싶어 당선작으로 정했다. 정진을 바란다.

/유현종 소설가, 정종명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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