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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밀라노 프로젝트를 보고

김대중 대통령이 세일즈 외교를 위해 방문한 밀라노는 이탈리아 경제수도라 불릴 만큼 종합 산업이 발달한 도시.

 

특히 섬유와 패션산업의 메카로서 우리에게 낯익은 도시이다.

 

김 대통령과 수행단이 여러 분야에서 국가 차원의 경제외교를 펼치고 있지만, 그중에서 지방도시의 주목을 끌만한 대목이 한가지 펼쳐지고 있다.

 

이름하여 ‘밀라노 프로젝트’.

 

이는 대구시가 대구·경북지역 섬유산업 육성을 위해 세계적 섬유산업도시인 밀라노를 발전모델로 삼는 것으로 이른바 벤치마킹 사업이다.

 

대구시에서는 김 대통령의 방문에 때맞춰 문희갑 시장과 섬유관련 5단체장 등이 이곳에 도착, 정부차원의 외교를 등에 업고 활발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한국 섬유개발연구원과 이태리 섬유연구센터간에 기술정보교류 의향서를 체결, 우리쪽 연구원 30명중 10%인 3명 정도를 매년 현지에 파견 연수할 계획이다.

 

뿐 아니라 염색기술에 대한 공동연구협약서에 따라 실크 등 고급 천연소재에 대한 염색처리 기술과 고부가가치와 관련된 디자인, 도안기술에 대한 기술개발에 참여하는 것 등을 협약내용으로 담고 있다.

 

또 대구패션디자인연구센터와 세계 유수의 패션전문교육기관인 이탈리아 ‘세콜리’간 대구분교 설립을 위한 공동선언문도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 염색가공시설 규모는 이태리,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4위이나 기술수준에 있어서는 선진국에 비해 40∼80% 수준으로 상당히 뒤떨어지는 실정.

 

따라서 이런 인적교류와 기술제휴 등을 내용으로 하는 밀라노 프로젝트가 실행에 옮겨지면 우리나라 섬유산업 발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같은 프로젝트가 어떤 결실을 맺을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지방도시에게 주는 시사점은 적지 않다.

 

첫째는 섬유라고 하는 지역 특화사업을 국가지원사업으로 이끌어내는 대구시의 발빠른 아이디어다.

 

이미 사양화 길을 걷고 있는 섬유산업이지만 대구시는 정부로부터 ‘대구·경북지역 섬유산업 육성계획’을 줄기차게 요구, 이끌어냄으로써 이를 주력산업으로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부터 오는 2천3년까지 5년간 6천8백억원이 투자되는 밀라노 프로젝트는 사업비의 절반이 넘는 3천6백70원을 국비로 지원받게 됐다.

 

특정지역 산업육성을 위해 전례없이 막대한 국비지원을 한 데는 소위 ‘영남민심 달래기’라는 정치적 배려 측면도 없지 않지만 사양산업을 국제적 프로젝트로 승화시키는 대구시의 민첩함이 큰 몫을 한 셈이다.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지역특색 사업을 국내 무대에 국한하지 않고 국제시장과 연계시키는 과감한 발상이다.

 

정부는 이같은 대구시의 계획을 지방정부차원의 국제협력사업(Local to Local)의 모델로 개발한다는 방침도 세워놓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국제협력능력 배양의 계기로 삼는다는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 지역마다 많은 특색사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세계적 특화산업으로 엮어내지 못하는 지방도시들에게 대구시의 밀라노 프로젝트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되고 있다.

 

윤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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