問世間하여, 情是何物인고? 하면 直敎生死相許라하리라.
문세간, 정시하물 직교생사상허
세상에 묻기를 "정(情)이란 무엇이냐?"고 하면, 세상 사람들은 곧바로 대답할 것이다. "삶과 죽음을 서로 허락하는 것"이라고.
금(금)나라 사람 원호문(元好問)이 쓴 〈매파당(邁陂塘)〉이라는 산곡(散曲)작품에 나오는 말이다. 생사와 고락을 같이 할 수 있어야 진정한 정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을 때면 간도 서로 빼줄 정도로 좋다가 상대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는 슬쩍 외면해 버리는 것은 결코 정이 아니다. 그런데, 요즈음 일부 젊은이들은 부부간에도 이혼에 대비하여 재산관리를 따로 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살면서도 서로 '사랑한다'는 말은 누구보다도 더 잘한다. 정말 사랑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불안하니까 그냥 입버릇처럼 하는 말일까? 아주 작은 물건 하나를 사면서도 '우리'의 살림을 장만한다는 기쁨에 가슴이 설레었던 구세대(?) 부부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들 젊은 부부는 아예 부부로 보이지도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심지어는 재산을 얻기 위해 돈이 많은 남자와 정략적으로 결혼했다가 2, 3년 후에 이혼하면서 위자료를 많이 받아 가지고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여자도 있다고 하니 소름이 끼치는 일이다.
"어떠한 경우에라도 서로 사랑하겠는냐"고 묻는 주례의 말에 "네"하고 크게 대답한 것은 사람을 사랑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돈을 사랑하겠다는 뜻이었단 말인가? 情!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더라도 우리의 정은 변할 수 없다고 맹세하는 사람은 돈이 없어도 행복하다. 돈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情:뜻 정 直:곧 직 敎:가르칠 교. ('....를 ...라고 하다'라는 뜻도 있음) 許:허락할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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