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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규칼럼]수도 이전 논고

 

남ㆍ북한을 합친 우리나라에서 도성(都城)으로 사용되었거나 지금까지 사용한 곳으로 단군왕검이 정도한 평양은 4337년을 이어오면서 왕조(王祖)에 따라서 그 이름도 무수히 바뀌었는데 이를테면 왕검성ㆍ기성ㆍ서경ㆍ호경ㆍ유경 등으로 바뀌었으며, 단군ㆍ기만ㆍ위만 등의 3조선과 고구려의 도성이기도 하였다.

 

경주는 신라의 도성으로 박혁거세부터 경순왕까지 992년동안 56명의 왕들이 사용하면서 첨성대, 안압지, 석굴암 등의 많은 유적을 남기고 있다. 백제는 부여에 도성을 정하고 678년동안 치정을 잘 하다가 말기에 의자왕이 타락하여 망국멸신의 장본인으로 소멸되었다. 신라의 헌안왕이나 경문왕의 서자로 전해진 궁예는 892년(진성여왕 6)에 송악(개성)에 도성을 닦고 후고구려를 창건하여 안정의 길로 접어들 무렵인 904년에 국호를 마진으로 고치고, 911년에는 또다시 태봉으로 고침과 함께 도성을 철원으로 옮겨 세력을 확장하려는 과정에서 국고가 탕진되고 과분한 세금과 부역에 지친 백성들의 인심이 흉흉한 틈을 이용한 왕건이 단숨에 쳐부수고 전에 궁예가 개척했던 개성에 도성을 정해 475년동안 34대왕들이 수호했었다.

 

이성계가 조선조를 창건한 것은 1392년 7월 17일이다. 태조는 개성에 있는 수창궁에서 취임식을 했지만 옛날부터 역성혁명의 임금은 반드시 도성을 옮겼다는 신념으로 천도(遷都)를 결심하고 취임후 1개월도 안된 8월 13일에 한양으로 천도할 것을 명령하고 서두르기 시작하였다.

 

그 때에 옮겨진 도성은 519년동안 조선조 왕도로 전래되었고 한양에서 경성으로 불리다가 1945년부터 서울로 부르는데 지금은 대한민국보다는 서울(SEOUL)로 잘 알려져 있다. 88년 올림픽ㆍ2002년 월드컵 등 대형 국제경기가 개최된 후로 서울은 더욱 부각되었다.

 

18세기 러시아 표트르 대제의 페테르부르크 천도를 보면 250년동안 몽골족의 지배를 받은 변방의 왜소한 국가에 불과했다. 표트르는 등극하여 곧바로 유럽 등 선진국을 견학하고 자국의 후진성을 탈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강국인 스웨덴 옆으로 수도를 옮기고 바다를 이용하여 EU와 대등한 발전을 하게 되었다.

 

미국은 17세기말경 뉴욕에서 워싱턴으로 사실상 천도를 하였고 중국의 수도인 북경도 명ㆍ청(明ㆍ淸)대를 거쳐 들락거리다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면서 다시 수도가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구촌에는 수도보다는 경제, 교육, 인구 등이 훨씬 크고 많은 곳으로 상하이도 베이징보다 2배나 많으며, 호주의 시드니ㆍ인도ㆍ말레이시아 등도 같은 예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과밀된 서울의 분산책으로 수도이전을 검토하였으나 방대한 재정을 감당하기 어려워 궁여지책으로 과천에 제2청사를 분립하였고, 다시 대전에 청단위의 청사를 옮기게 되었다. 노무현대통령이 대통령경선 때에 행정수도이전을 공약했고, 그 후에 국회에서도 이전안이 가결되었으나 지금도 수도이전에 대한 찬반논란이 극심한 상태이다. 특히 정치지도자들의 찬반논란은 국민들의 정서에 영향이 적지 않다. 우국충정의 심정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극우극좌식의 논란은 국민을 어리둥절케 한다.

 

국민들은 관공서가 대형화되고 호사스럽거나 많은 것도 바라지 않는다. 최소한의 공간에서 크고 원대한 차원의 국사를 처리해주기 바란다. 층별로 사우나, 휴게실, 오락실을 설치하고 방마다 침대를 들여 놓는 자만한 모습은 국민의 여망에 반한 것이다.

 

진시황제가 아방궁을 건립하는 등 호사생활을 하다가 쓰러졌고, 로마도 흥청망청거리다가 몰입된 것이다. 행정수도의 이전여부간에 최소화하고 검소한 모습도 중앙정부에서 수범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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