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육상선수권 앞두고 몸만들기에 한창
우리나라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전설' 최윤희(23·원광대 체육교육학과). 그녀는 지금까지 한국 기록을 17번 갈아 치웠다. 최근 기록은 지난해 전국체전서 넘은 4m16. 그런 여제(女帝) 앞에 '입이 떡 벌어지는' 맞수가 나타났다. 지난달 열린 제13회 실업육상선수권대회서 4m35를 넘어 국내서 처음 세계선수권 B기준 기록을 통과한 임은지(20·부산 연제구청)다. 임은지는 지난 2007년 11월, 7종 경기서 장대높이뛰기로 전향한 뒤 1년여 만에 최윤희가 독점하던 '한국의 미녀 새'란 별명을 꿰찼다. 두 사람은 지난 3일 경북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국 종별육상경기대회서 사실상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윤희가 여자 대학부에서, 임은지가 여자 일반부에서 각각 정상에 오른 것. 기록은 둘 다 기대 이하인 4m. '샛별' 임은지가 뜨자 항간에는 '최윤희는 한물 간 것 아니냐'는 풍문이 들린다. 정작 본인은 그리 신경쓰지 않는다는 태도다.
"은지가 지난 해 한국 기록을 세웠을 때 솔직히 서운하긴 했어요. 하지만 시합에 따라 몸이 좋고 나쁠 수 있잖아요. 은지는 라이벌이지만, 은지 기록은 개의치 않아요. 제 소신껏 하면 따라갈 수 있으니까요. 아직 저에게는 부족한 점이 있고, 그것을 보완하는 게 먼저예요."
다음 달 4일 열리는 전국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현재 대표 팀(코치 김철균)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몸만들기 한창인 최윤희는 '외부의 적'보다 '자기와의 싸움'에 더 신경 쓰고 있다.
최윤희는 "은지가 저보다 스피드나 기술면에서 더 나을지 모른다"면서도 "제가 커리어(career)가 더 많기 때문에 상황 조정 능력은 제가 앞선다"고 말했다. '슈퍼루키'의 존재는 인정하지만, 당장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것.
최윤희는 "얼마만큼의 스피드로 도약하고, 얼마의 파워가 있느냐에 따라 장대(pole)의 길이와 강도를 선택한다"며 "저는 스피드가 뛰어난 게 아니고, 중심이 낮은 상태서 뛰다 보니 가속이 잘 안 붙는다. 훈련은 장대를 높게 잡고 뛰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누가 얘기를 하면 이해가 빠르고, 다른 선수의 동작을 보고 바로바로 따라할 수 있는" '포착 능력'을 자신의 장점으로 꼽았다.
최윤희는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25일까지 익산 함열여중에서 교생실습을 마쳤다. 지난 5월 시합을 앞두고, '소리 없이' 교사 수업을 밟은 것이다. "가기 전엔 떨렸는데 하다 보니 적성에 맞더라고요. 학교에서 배려를 해줘 오전만 실습을 하고, 오후에는 익산공설운동장에서 훈련을 했어요. 애들하고 많은 시간을 못 나눴는데, 마지막에 제가 간다는 소식에 '가지 말라'고 하는 걸 보면서 참 찡했어요."
그녀에게 올해 목표를 묻자 "제 자리를 찾는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겉으로는 표현을 안 해도 속으로는 '정상 탈환'을 벼르고 있는 것이다. 더 높은 올림픽 도전에 대해서도 "2012년 런던 올림픽 때까지는 참가 기준 기록(4m35)을 뛰고도 남을 것"이라며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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