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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성과 희망을 노래하자

▲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청소년기 아버지와 어머니를 보며 늘 의문을 가졌다. 그 흔한 밭뙈기 하나 없어 도시로 밀려와 밤낮 없이 일하고 노력해도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남은 것은 세월의 흐름과 늙음, 병환, 죽음이었다. 그리고 자식들밖에 없었다. 대학에서는 천만 노동자와 천만 농민들, 그들이 웃으면서 살 수 있는 그날을 위해 산다는 것이 꿈과 이상이었다. 난 교도소에서 6월 민주대항쟁을 만났다. 세상이 바뀌는지 알았다. 7,8월 노동자대투쟁을 보며 "바로 이것이구나!" 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아직 민주주의는 더욱 많은 피와 땀을 원하고 있었다. 양김의 분열과 학살자 노태우의 당선을 보며 절망했다. 그러나 역사는 눈에 보이지 않고 잡히지도 않지만 도도히 흐르고 있었다. 참교육 투쟁을 보며 참스승의 모습을 보았다. 김영삼의 배신과 당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지공개념과 금융실명제를 보았다. 그리고 정권교체! 역사의 힘을 만끽했다. 하지만 어째 역사는 거꾸로 가는 듯했다. IMF와 신자유주의의 대공습으로 사회는 급격히 변화하고 분화되어 갔다. 과거 70,80년대 살인적 노동과 저임금의 누나, 형들의 모습은 이제 850만 비정규직의 몫이 되었다. 이들은 노동조합을 채 구성할 여력도 없이 사회 하층비주류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불완전한 민주주의의 과실은 자본진영이 독식하고 찌꺼기는 상대적으로 비교되는 공무원과 공공기관, 대기업노조의 것이 되었다. 이들 또한 불완전한 민주주의처럼 겉과는 달리 여전히 정부와 자본의 침탈 앞에 발가벗겨져 있다. 그들을 받쳐줄 시민들과 동료들, 지지할 수많은 직종종사자와 사람들이 왜곡된 구조에 방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투쟁은 혼자의 힘으로 되지 않는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안정은 흐르는 물이 고이면 썩기 마련이듯이 새로움의 공급이 없으면 퇴락하게 된다. 약자의 단결력은 분화되고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힘이 약화된다. 무차별 공격 앞에 무기력해지고 국민적 지지는 온데간데없어 진다. 현재의 현대자동차와 시민사회와 노동, 농민운동의 현주소이다.

 

운동은 나누는 것이라 생각한다. 운동이 나누는 것을 주저하고 회피할 때 곧바로 위기를 맞고 종국에는 권력과 가진 자들의 의지대로 움직이게 된다. 운동은 위를 보는 것이 아니라 꿈과 이상을 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운동이 꿈과 이상을 생각하지 않으면 곧바로 역동성을 잃고 본인들도 모르는 사이에 현실에 안주하고 그것은 권력과 자본이 원하는 것이다. 운동은 양적 가치를 추구하지 않는다. 운동이 양을 추구하는 순간 항상 부족하고 무기력증에 빠지며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다. 멥새가 황새를 따라가다 가지랑이가 찢어지는 것처럼 허무해진다. 운동은 위보다는 아래를 현실의 안주보다는 꿈과 이상을 보고 나보다는 남을 아끼고 존중하며 함께하는 우리를 앞장세워야 한다. 형식이 아니라 내용으로 진심일 때 보이지 않는 무한의 힘으로 다가와 함께 보다나은 내일을 생각하며 만족감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초심을 생각하라!"는 비단 정치인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 땅의 건강한 세력이라고 자부하는 모든 세력에게도 필요한 것 같다.

 

작금의 현대 자동차의 상황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해본다. 지역 경제단체와 언론은 언제나처럼 귀족노조 운운하며 양보와 타협을 강요한다. 그만큼 전북 현실이 절망적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어떠한지 자문해본다. 양보와 타협은 기업과 소수의 경영진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과 나누고 함께하기 위해 해야 한다. 비록 당장은 그것이 나를 불편하게 할지라도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의 기치아래 서로 손을 잡을 수 있는 단초가 된다면, 양보가 거대 자본의 축적만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걱정하는 옆자리의 비정규직에게 최소한의 안정과 희망을 준다면, 일 할 곳이 없어 희망을 잃어버린 지역의 청년백수들에게 단 몇 개라도 일자리를 줄 수 있다면, 과감한 희생과 부릅뜬 눈으로 배분의 과정을 지켜보며 새로운 희망의 탑을 쌓아야 한다. 함께 나은 내일을 위해 앞만 보지 말고 뒤를 돌아보는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이기를! 이것이 단결이고 희망이다.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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