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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혁명의 주인은 정치인·지지자·언론이 아니라 시민이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대표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대표

최근 모든 이슈는 기승전 조국이다. 한마디로 블랙홀이다. 이제는 양진영이 실검까지 장악하고 세대결을 펼치고 있다. 조국 지키기와 때리기로 편을 가르고 같은 편 아니면 적으로 규정한다. 당쟁이 부활한 것 같다. 유권자인 국민은 없다. 조국 사태를 불러온 여러 의혹의 진위 여부나 본질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똥 묻은 자와 겨 묻은 자의 대결로 치달았다. 청문회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보아야 하는데 주도권 장악을 위한 정쟁의 도구로 삼다 보니 시작도 전에 내 편과 네 편으로 갈라져 우리 편은 정의, 상대편은 불의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국 사회는 점점 돈과 권력과 명예를 특정 집단이 독점하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 세습화되고 있다. 최근 청문회에서는 후보들을 통해 이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잦아진다. 최근에는 청문회가 두려워 장관 할 사람이 없다는 하소연이 나올 정도라니 시민의 눈높이, 최소한도의 기준과 도덕성에도 못 미치는 자들이 한국 사회를 주무르고 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청문회는 명확히 드러난 불법이 아니면 청문회 과정을 지켜보는 여론, 국민의 눈높이에서 판단된다. 청문회 진행을 보며 유권자인 시민도 후보에 대해 판단하고 이런 과정에서 형성된 여론을 지켜보며 임명권자가 임명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다.

조국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인사이다. 한 몸이라고도 한다.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 한다. 이것은 그가 지금까지 말이나 글로 보여준 정의로운 시각, 화려한 마스크, 서울 법대 교수, 운동권 출신 좌파 지식인으로서의 도덕적 무장, 여기에 사학 재벌 집안으로 돈도 많아 과거 안철수처럼 보통 시민뿐만 아니라 ‘강남’도 원하는 로망이어서 그렇다고도 한다. 아무튼 청문회 이전의 조국은 완벽하리 만큼 갖춘 사람이 정의와 진보적 가치를 주장하기에 더욱 빛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청문회를 앞두고 보수 언론을 위시한 각종 매체들이 무차별 신상 털기를 진행하여 이전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부류와 너무도 닮은꼴의 ‘그들만의 리그’의 전형을 보여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것은 법 이전의 국민 정서의 문제이다. 소위 ‘강남’ 으로 상징되는 상위 5% 이내의 돈과 권력과 명예를 모두 가진 자들이 어떻게 법의 한계를 비웃고 있는지 대한민국의 치부인 귀족들의 일상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다. 권력은 유한하다. 모씨는 백년 집권을 이야기 하지만 상식이 통하고 조금은 공정하고 공평하며, 절차적 민주성과 시민 공론의 장이 있고 소박한 서민들이 위로받을 수 있는 정부가 단 한 번만이라도 재집권하기를 원한다.

조국 사태는 진영 논리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판단해야 한다. 그래야 길이 있다. 과거 정권에서 이와 유사한 사건에 내 탓, 니 탓, 언론 탓하며 싸우다가 정권이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갔는지 기억해야 한다. 바쁜 일상과 삶에 고달픈 다수의 시민들이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도 신문도 거의 보지 않는다. 댓글은 더욱 모른다. 가끔 뉴스를 보거나 핸드폰 검색을 할 뿐이다. 하지만 역사는 이들, 민초가 움직일 때 변화했다.

조국은 청문회에서 여러 의혹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 그럼에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 조국은 문재인 정부의 전부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 혁명의 주체인 국민들의 지지를 받은 정부이지 그 자체가 아니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행동과 정치를 보일 책임이 있다. 진영 논리의 늪에 빠져 눈 앞의 단 한 번의 전투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지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계속되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이번 청문회를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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