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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행정이 갈지자걸음으로 방향을 잃었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대표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대표

전주시가 방향을 잃고 어둠을 헤매고 있다. 김승수 전주시장 2기가 들어선 이후 행정 전반이 활력을 잃고 방향감을 상실하며 어둠 속을 헤매고 있는 듯 한 모습이다. 시작은 종합경기장 개발 계획을 급작스럽게 변경하면서부터이다. 김 시장은 처음 전주시장에 출마하면서 시민의 땅인 종합경기장을 뉴욕 등 세계 유수의 공원처럼 가꾸어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로 인해 도지사와 갈등을 유발하기도 했지만 미래 지향적인 전주시의 비전과 관련되는 가치와 철학의 문제였기에 어려움을 감수하면서도 시민의 힘을 믿고 나아갔다. 하지만 재선 당선 이후 일부 개발론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새로운 경기장 개발계획을 들고 도리어 시민에게 맞서는 길을 선택했다. 어느 날 느닷없이 자신의 공약을 전면 백지화하고 외국인 투자 촉진법까지 동원하면서 유일하게 남은 노른자위 공공부지를 길게는 거의 백 년간 롯데쇼핑에게 제공하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180도 공약 변경은 뚜렷한 목적과 명분도 없다. 전주시장은 누차에 걸쳐 이전의 롯데와의 MOU는 큰 어려움 없이 해결이 가능하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해온 터였기에 더욱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그 이유가 지금까지도 명확하지 않아 도지사 출마 등 각종 설이 난무하였다.

전북 지역은 과거에 낙후 전북과 전주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잘못된 지도자들로 인해 스스로 망친 전력을 가지고 있다. 김제 공항이 그렇다. 청주공항보다 앞서 보상도 마무리된 공항 건설을 삽을 뜨기 직전 백지화하여 천재일우의 기회를 스스로 버렸다. 김제공항보다 늦게 시작하여 완공된 청주공항은 공항을 중심으로 지역에 엄청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관광객을 상대로 한 호텔도 우후죽순처럼 건설되었다. 청주와 청원은 지역이 통합되며 시너지 효과로 85만의 통합 청주로 거듭났으며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 소지역주의와 일부 정치인들의 혹세무민으로 전주·완주 통합은 실패하여 청주를 부럽게 쳐다보는 신세로 전락했다. KTX 익산역도 마찬가지였다. 현재의 익산역은 익산시민의 바람과는 달리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발전을 전혀 이루지 못하고 있다 애당초 구역사는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입지조건이었다. 익산 외곽에 새롭게 신역사를 대규모로 증축하여 익산뿐만 아니라 전주와 김제·군산 시민도 이용하기 쉽게 했어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역 정치꾼들은 눈앞의 이익과 표만을 바라보며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근시안적인 주장으로 주민을 현혹했다. 공교롭게도 최근의 김제 공항, 익산역 이전, 전주·완주 통합 반대에는 동일한 지역 의원과 도지사가 거론된다. 일제 강점기 철도를 반대한 사건과 함께 공공의 적으로 세간에 누누이 회자되고 있다.

전주시의 도심 지역에서 아직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곳이 단 두 곳뿐이다. 종합경기장과 대한방직 땅이다. 하지만 대한방직은 민간 소유로 전주시의 입장 반영은 한계가 있다. 용도 변경을 지렛대로 활용하여 특혜시비를 제거하며 협상을 통한 시민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뿐이다. 결국 종합경기장 부지만 공공의 땅, 시민의 땅으로 남아 있다. 전주시민을 위한 마지막 보루인 종합경기장은 전북과 전주시민을 위한 백년대계를 찾아 개발되어야 한다. 시청사 이전도 공원도 좋다.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 된다. 롯데쇼핑과의 듣도 보도 못한 거래는 있을 수 없다. 종합경기장 부지는 패전국 중국이 승전국 영국에 100년 간 제공한 홍콩이 아니다. 시대도 롯데를 원하지 않고 있다. 전주시는 아직도 늦지 않았다. 갈지자걸음을 멈추고 무엇이 진정 전주시민을 위하는 길인지 차분히 숙고해야 한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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