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서양화가 홍선기 작가가 토해내는 거친 붓질을 통해 우리 시대의 일그러진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30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이번 전시는 홍 작가가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전북도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해 완성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레지던시는 주로 젊은 미술가들이 체류하면서 그 지역의 문화를 체험하고 창작활동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홍 작가는 자신의 세계관을 재검토하고 젊은 미술인들과 소통하기 위해 입주를 결심해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쳐왔다.
지난해에는 ‘삼거리 이발소’를 주제로 1970년대의 ‘조급하고 통제된 시절’의 이야기들을 소환해서 우울한 시대의 민낯을 드러냈다.
홍 작가는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을 뒤틀고, 절단하고, 의도적인 거친 붓질로 짓눌러서 정상적인 신체에 테러(terror)를 가한다.
그렇게 그는 촉각적인 회화를 구축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회화성 짙은 형상들이 감동을 주는 힘이 있고, ‘잘 그리는 그림이 아니라, 좋은 그림을 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이건용 군산대 명예교수는 “그의 역설적이고 불편한 장면의 그림들은 우리 자신들이 겪고 이겨낸 삶의 일부가 되었으며, 이제는 그의 그림이 오히려 익숙해지고 함께 소통되는 문화적 매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 작가는 서울과 전주를 오가며 개인전을 열었으며, 2016년 ‘전주시 예술상’, 2017년 ‘대한민국 올해의 예술인상’ 등을 받았다.
한편 완주 상관면에 자리 잡고 있는 전북도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는 미술가들이 체류하면서 창작하며 미술 담론을 생산하는 소통의 장으로 제 몫을 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전북지역 27명, 타지역 3명, 해외 13명 총 43명의 국내·외 미술가들이 입주해서 창작활동을 했으며, 전북 미술가들이 대만·중국·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 레지던시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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