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아무나 되나 싶기도 하고
아무렇게나 토막 내서 행이니 연이니
괴발개발 그리면
모두가
시가 되는 거냐고
시비도 여러 번 났다
나는 시란
반드시 꽃이요 별이어야만 하느냐는
물음표를 짊어지고
괴롭고 괴로운 밤
시작詩作의 시작始作이
깊은 밤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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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다 곤히 자는 깊은 밤, 먹물 같은 어둠은 ‘시작詩作의 시작始作이’ 되는 시간이다. ‘깊은 밤’이란 시어가 어디 시간적인 개념뿐이겠는가, 마음 안에 깃들어 있던 ‘깊은 밤’과 시대 안에 깃들어 있는 ‘깊은 밤’, 그리고 나이 안에 자리 잡은 ‘깊은 밤’을 독자들은 이미 짐작하고도 남는다. 시인이 깊은 밤의 속살을 경작하여 ‘시란 /반드시 꽃이요 별이어야만 하느냐’고 묻는 물음은 기존의 시인들 내지는 문학인을 향한 서늘한 일갈로 읽힌다. 맞는 말이다. 시가 꽃도 아니고 별도 아니고 그냥 깊은 밤에 겨우 얻은 한 줌 진흙이라 한들 그게 어디 그른 말인가? /김제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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