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전6기의 주인공이 된 유희태 완주군수는 후보시절 5명의 후보 중 4위로 인식됐다.각종 여론조사에서 좀처럼 상위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5명 중 4위 수준에 머물렀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의 손가락은 애초 유 후보를 가리키고 있었던 모양이다.
1위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을 더불어민주당이 문제 있다고 받아들이면서 재경선이 결정된 것이다.
5월 8~9일 치러진 권리당원 100% 투표에서 유희태 후보는 46.87% 득표율로 경쟁후보 2명을 크게 앞서며 공천장을 거머쥐었고, 본선에서 무소속 후보에 완승했다.
초반 여론조사 등에서 고전했던 유 후보는 민주당 후보로 최종 선출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2009년 정치에 입문, 총선과 단체장 선거에 출마해 번번이 낙선만 되풀이했던 그가 5전6기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주변에서는 '준비된 후보', ‘천운’이라는 말이 나왔다.
7월 1일, 민선 8기 단체장으로 취임한 유희태 후보에 대한 분위기는 담담하다. 선거가 끝난 지 50일도 채 안됐고, 군수로 취임한지는 불과 보름여가 지났을 뿐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수위원회 과정을 거쳤지만, 주민과 현장을 앞세우겠다는 군정 기본 방침과 취임 1호 결재인 ‘만경강의 기적 프로젝트’ 외에 특별해 보이는 ‘임팩트’는 아직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만경강의 기적 프로젝트’는 단체장 선거 기간과 인수위 기간 등을 감안할 때 좀 더 구체적인 사업 구상이 제시돼야 할 터이지만, 현재로서는 추진 동력이 강해 보이지는 않는다. 완주군 조직개편을 통해 프로젝트 추진동력을 한껏 끌어올릴 수 있겠지만, 조직개편은 절차상 연말에나 시행된다.
만경강 계획은 아직 주차장 1000대 확보 계획 정도만 귀에 들어온다. 1000만 관광객을 끌어 모을 굵직한 ‘만경강의 기적 관광 인프라’ 청사진은 요원하다.
완주테크노밸리 제2일반산업단지 문제도 그렇다. 유 군수는 당선 후 테크노2단지의 고분양가 문제를 지적하며 연내 100% 분양을 얘기했다. 말할 나위 없이 무리한 공언이었다. 100% 분양은커녕 3.3㎡ 당 83만5000원인 분양가 하향 조정조차 안 된 상황에서 섣부른 장담이었다. 몇 개월 앞으로 닥친 준공과 이에 따른 완주군의 부담이 신경쓰이는 요즘이다.
비봉 보은매립장은 해결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백서발간을 얘기하는데, 백서란 특정 사안이나 주제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를 정리해 보고하는 책이다.
진행형인 보은매립장 문제는 지금 해결책을 확실히 세워 조속히 매듭지어야 할 최대 현안이다.
보은매립장 불법폐기물 매립 사실은 2018년 외부에 알려졌다. 돌가루를 매립하는 비관리형매립시설에서 흘러나온 폐수에서 악취가 진동하고, 중금속이 검출됐다. 군의회가 특위를 가동하고, 감사원이 감사했다.
하지만 시끌벅적했를 뿐이다. 완주군은 해법을 내놓지 못한 채 폐수 처리에만 세금 수백억을 쓰고 있다.
이에 대한 해법이 나와야 테크노밸리 산단 폐기물 등 완주군 전체 쓰레기 정책이 세워진다. 백서는 그 후에나 언급할 일이다.
인접 전주시와의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 정리가 필요할 것이다. 우범기 전주시장이 지난 15일 김관영 전북도지사를 찾아가 완주·전주 통합 지원을 요청했고, 김 지사는 후보시절부터 완주·전주 통합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힌 터이다.
완주군이 통합을 거부하든, 않든 간에 완주·전주 통합을 향한 주사위는 던져졌다. 무엇이 통합의 당위성이며, 무엇이 부당한 주장인지 따지고 완주군 이익에 부응하는 타당한 논리 개발 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유희태 군수는 그야말로 천운을 타고 단체장에 취임했다고 본다. 그 앞에 나타나는 산들을 현명하게 헤쳐 나갈 ‘솔로몬의 지혜’까지 신이 주셨는지는 지켜볼 일이다.
/김재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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