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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창] 군산항이 무너져 가고 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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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 126년째를 맞은 군산항이 서서히 소리없이 무너져 가고 있다.

국가관리무역항에서 군산항의 명칭이 자취를 감출 전망인데다 심한 토사매몰로 선석은 물론 항로 수심이 악화돼 있고, 최근에는 국가산단내 이차전지 업체의 폐수처리수조차 군산항내로 방류하기 위한 관로건설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등 어두운 소식들만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해양수산부는 중앙항만정책심의회를 개최, 새만금항 신항과 군산항을 포괄하는 광역항만으로 국가관리무역항 새만금 항을 심의 의결함에 따라 항만법 시행령 개정과 함께 군산항은 조만간 국가관리무역항에서 그 명칭이 사라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군산항의 발전 발목을 끈질기게 잡고 늘어진 심각한 토사매몰현상의 해소를 위한 근본대책은 추진되지 않고 있어 폐항위기가 거론되고 있다.   

군산항은 5만톤급 2개 선석, 3만톤급 7개 선석 등 31개 선석을 운영중이며 계획수심은 2만톤급의 경우 11m, 3만톤급은 12m, 5만톤급은 14m이나 최근 실제 수심은 2.3m∼8.3m로 계획 수심의 21∼59%에 그치고 있다.

특히 항로의 경우 2만톤급 선박이 이용하는 주항로는 10.5m, 항입구에서부터 5부두 전면 주항로는 5만톤급 선박의 상시통항을 위해 13.5m로 계획돼 있지만 실현된 것은 없다.  

선박은 갈수록 대형화되면서 깊은 수심을 요구하고 있지만 거꾸로 가고 있다. 입출항 및 하역에 큰 지장을 초래하면서 원활한 항만운영에 빨간불이 켜진지 오래다. 선박의 기항 취소및 기항 기피, 선박의 미끌림과 선저가 해저에 닿는 현상 등이 빈발해 이제 낯설지 않다. 

군산항이 국가관리무역항으로서 준설의무를 가진 정부가 연간 300만㎥이 쌓이는 토사매몰 현상에 적극 대처해야 했지만 그동안 이에 소홀히 해 매년 200만㎥의 토사가 누적돼 온데 그 원인이 있다.  그 결과 수심이 갈수록 악화된 군산항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새만금개발청이 국가산단내 입주 이차전지업체들의 폐수 처리수를 군산항으로 방류키위해 공동방류 관로 건설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군산항의 앞날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이차전지의 폐수처리수를 배출허용기준이하로 방류한다고 하지만 하루 방류량이 9만6000㎥인데다 반복 방류로 중금속이 농축된다면 심각한 상황이 우려된다. 

접안 선박의 안전 위협, 악취 발생, 준설토의 성분 변화가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준설토의 재활용 길마저 막혀 군산항의 생명줄인 준설공사조차 어렵게 됨으로써 치명상을 입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전북 기업들의 물류 젖줄이자 수산업 발전의 기둥 역할을 해 왔던 군산항이 전북의 무관심과 홀대로 수면아래서 쇠락의 길로 접어든 지 오래다.  

무엇보다도 항구도시로서 정체성을 갖게 했고 시민들과 함께 항만을 배경으로 문화 예술을 꽃피우며 애환을 함께했던 국가관리무역항으로서의 군산항 명칭이 역사속으로 자취를 감추게 되는 서글픈 현실과 마주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군산항이 소리없이 침몰해가고 있다.    

군산항이 그동안 SOS신호를 보냈지만 "군산항을 어떻게 든 살려봐야 하겠다"는 끈질기고 적극적인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구조대는 보이지 않고 구조 시늉만 난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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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 가는 군산항
안봉호 ahnb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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