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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통재(嗚呼痛哉)라, 군산항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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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군산항은 천형(天刑)을 받은 항만이라고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이에서 회자돼 왔다.

금강하구에 위치, 토사 매몰이 심해 매년 준설을 해도 쌓이는 토사때문에 원활한 항만운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해양수산부 차원의 좁은 시야에서 바라본 평가였다.  

범정부차원에서 보면 군산항은 천형이 아니라 천혜(天惠)의 항만이다. 

토사 매몰이 심하지 않아 준설토가 없었다면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약 700만평의 군산국가산단과 함께 오늘날 31개 선석의 군산항 탄생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군산국가산단과 군산항은 군산항의 준설토를 매립 자원으로 활용해 조성됐다. 

즉  준설토를 자원으로 잘 활용한다면 군산항을 수심이 양호한 항만으로 만드는 동시에 국토를 확장, 전북 발전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얼마든지 조성할 수 있다. 

그러나 천형을 받은 항만이라는 좁은 시야속에서 군산항은 왜소해졌다.  

부산항, 인천항 , 목포항에 이어 마산항과 함께 1899년 개항된 군산항은 125년이라는 유구한 역사에 걸맞지 않은 초라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전국 항만물동량의 1.5% 처리, 입출항 선박수 전국의 2% , 도내 수출입 업체의 군산항 이용률 5% 미만, 국내 14개 국가관리 무역항중 12위 ..... 

무엇이 군산항을 이같이 만들었나.

군산항이 허울뿐인 국가관리무역항이라는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국가관리무역항이란 정부가 관리하는 항만이다.

이는 군산항에서는 이름뿐이다.  정부는 항만을 건설했으면 부두가 제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준설을 제대로 해줘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해왔다.  준설의무를 제대로 이행치 않는 직무 태만을 해 왔다. 

매년 300여만㎥의 토사가 매몰되고 있지만 준설량은 100만㎥ 안팎이다.  토사는 매년 계속 쌓여갔고 이로인해 수심은 악화됐다.   

그동안 준설토 투기장으로 활용해 온 금란도와  7부두개발 예정지마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제 2준설토 투기장이 완공돼 활용가능한 시점인 2029년까지 2026년부터 3년동안은 투기장 제로(0)상황을 맞게 됐다.  한마디로 준설토 투기 장소가 없어 유지 준설을 할 수 없다.

지난 30년간 군산해수청장을 거쳐간 공무원이 무려 22명에 달했지만 어느 누구하나 군산항에 큰 관심을 두지 않고 떠난 결과다. 

선사들은 선박의 안전을 우려,  군산항에 계속 고개를 돌리고 화주들은 다른 항만을 이용해야 함으로써 군산항은 최대 운영 위기를 직면하게 된다. 

도내 기업들은 물류비용 부담가중으로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고 전북 경제는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도내 유일의 무역항인 군산항의 현실이 이런데도 우리는 그동안 무엇을 해왔나.

도내 국회의원은 물론 지방의원 중 어느 누가 진정으로 군산항의 발전을 위해 관심을 가졌던가.       

어느 민선 도지사가 선사와 물동량 유치를 위해 노력해 왔던가.  눈씻고 봐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저 공천만 받으면 의원 배지를 달고 지자체장의 자리를 꿰찰 수 있으니 항만에 관심이 있을 수 없다.

상시 준설 체계 구축 등 근본적인 준설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속돼 왔지만 정치권과 지자체 등에서 전혀 메아리가 없었다. 

천혜의 항만인 군산항의 미래가 암울하다.  오호통재라,  군산항이여!

안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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