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여식 청이는 부친 눈을 띄우려고 삼백석 몸이 팔려 제수로 가게 되니 불쌍한 아버지를 차마 어이 잊고가리.”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 ‘청’의 시연회가 8일 오전 11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4층 대연습실에서 열렸다.
시연회는 관현악단의 반주에 맞춰 창극단원들과 무용단원들이 공양미 삼백석에 팔려 가기 전날의 청의 모습을 그리며 시작됐다. 이어 행선 날, 생이별을 맞이한 청과 심봉사, 동네 처녀들이 절규하는 모습 등 주요 장면이 공개됐다.
20여 분간 진행된 이날 시연회에서는 단원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애절한 소리로 채워져, 본공연 못지않은 수준을 선보였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의 제58회 정기 공연 ‘청’이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과 19일 오후 3시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다.
올해 정기공연 역시 지난해 정기공연 창극 ‘춘향’과 같은 정통 창극 시리즈로 마련됐다. 지난해 정통 창극 ‘춘향’으로 주목할 만한 완성도의 무대라는 평과 동시에 지루한 극의 전개, 확장된 공간에 대한 비효율적 활용 등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던 전북도립국악원의 두 번째 도전에 도내 창극 마니아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연에서는 전통판소리 어법을 살리면서도 서양 화성을 붙이는 등 새로운 곡 해석을 통해 청자들에게 극적인 흐름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 창극 ‘청’은 기존의 심청이 강조하던 효(孝)의 수식어를 걷어내고자 다양한 변화를 꾀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심이라는 성씨를 떼어내고 열다섯이라는 어린 나이에 죽음을 마주한 한 인간의 서사에 집중한 것.
이번 창극은 ‘길’이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심청의 서사에서 삶과 죽음, 환생의 3가지 구성에 주목해 첫 번째 삶에서 ‘평범한 인간’으로, 두 번째 죽음에서는 ‘자기 희생’, 마지막 환생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영웅’으로 인물을 그려간다.
장면은 총 2막 12장으로 구성됐으며, 예상 소요 시간은 2시간이다. 공연의 가장 큰 볼거리는 3D 영상 작업을 통해 입체적으로 구현해 낸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지는 장면으로 꼽힌다. 이 외에도 다양한 영상 효과를 다이나믹한 요소가 더해져 작품의 서사를 빛낸다.
주요 배역은 더블캐스팅으로 꾸려졌다. 18일에는 한단영 단원이 심청 역에, 김도현 단원이 심봉사 역으로 출연한다. 19일에는 국립창극단 청년단원을 역임한 채정원 소리꾼이 심청 역을, 심봉사 역에는 임현빈 남원시립국악단 악장이 열연을 펼친다.
작창에는 김차경 창극단 예술감독이 직접 나섰으며, 양수연 연출가가 무대디자인을 책임졌다. 작곡·지휘에는 이용탁 관현악단 예술감독이, 안무에는 채향순 세종전통예술진흥원 이사장이, 대본에는 안선우 극작가가 참여해 무대를 구성한다.
공연은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다. 티켓 가격은 1층 1만 원, 2층 5000원이며, 나루컬쳐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로비에서 K-뮤직 공연여권 발급 및 스탬프 날인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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