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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기사

공들임의 언어로 빚어낸 조미애 시집 '밥이 무섭냐'

시집 '꽃씨를 거두며' 이후 약 8년 만에 시집 펴내
정성스레 써내려간 마음 엿보이는 108편의 시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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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애 시인. 전북일보 자료사진 

 

1983년 월간 <시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전북 대표 여류 시인으로 손꼽혀 온 조미애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밥이 무섭냐>(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산문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한 감각적인 이미지와 다채로운 비유가 돋보이는 독창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 온 조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삶의 풍경을 섬세하면서도 담담한 언어로 보여준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질문한다. 컴컴한 세상 속 시인의 외침은 가족과 이웃, 자연과 사물, 삶과 죽음, 신명과 아픔이 한데 모여 그윽한 아름다움과 중후한 활력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어머니는 밥이 무서웠다/삼시세끼 행여 새끼들 굶길까/숙이고 또 숙이시며 닦고 또 닦았다/(…중략…)/꽃이 피는 줄도, 꽃구경은 사치스러운 여인들의 것이라고/바닷가 해수욕도 가을 단풍 구경도 모두가 남들 이야기라고/밥을 무서워하던 젊은 어머니는 어느새 팔순 노인이 되시어/늙어가는 자식들 먹을거리 투정을 보면서 말씀하신다/그렇게 밥이 무섭냐?”(‘밥이 무섭냐’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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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밥이 무섭냐' 표지. 

시집 <꽃씨를 거두며> 이후 약 8년 만에 펴내는 시집답게 조 시인은 시를 한 편 한편 공들여 빚어냈다. 공들임의 언어로 정성스레 써 내려간 마음이 엿보이는 108편의 시를 읽다 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으로 충만해진다. 또한 감도 높은 생태적 상상력으로 자연과 동화되는 모습은 세상의 모든 존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우며 공감과 연대의 세계를 보여준다. 

40년의 시력을 쌓아오는 동안 한결같은 시심을 유지하면서도 시적 확장을 지속적으로 넓혀온 조미애 시인은 여산문화상, 월간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지역 시단을 대표하는 문인으로 입지를 더욱 굳게 다졌다. 

저서로는 <풀대님으로 오신 당신> <흔들리는 침묵> <풍경> <바람 불어 좋은 날> <꽃씨를 거두며> 등이 있다. 현재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 목정문화재단 운영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표현문학회장으로서 계간 문예지 <표현>을 발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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