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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 시인, 첫 시집 '너는 사각거리고'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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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사각거리고 표지/사진=교보문고

전주 출신 김소형 시인이 첫 시집 <너는 사각거리고>(파란)를 펴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에는 ‘그냥’, ‘새파란 눈’, ‘머나먼 나무’ 등 시인의 감성이 묻어나는 57편의 시가 수록됐다.

김 시인은 2021년 계간 <애지>를 통해 등단했다. 이번 시집은 등단 이후 언어와 존재, 구조와 감각의 틈을 탐색해온 시인의 문제의식과 시적 사유가 집약된 성과다. 시인은 현실을 규정하는 말의 경계를 의심하고, 그 틈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감각을 시적 언어로 포착하는 데 주력한다.

시 ‘초대받았어’는 시집의 지향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사각/ 갑자기 눈앞이 황해졌어/ 나를 찔러 대던 가시들이 얼음처럼 굳더니/ 사각거리고 조각으로 부서졌어”

사각거림은 세계를 인식하는 촉감이자 언어가 도달하지 못한 감각의 파편이다. 시인은 언어의 구조를 해체하며 일상과 사물, 존재와 부재를 새롭게 사유한다.

또 다른 시 ‘그냥’에서는 “그 수백의 반어를/ 그림자와 착각과 무지와 환영과/ 그럼에도 아름다운 것들을/ 단 한마디 말로 눈감아 버리는”이라며 ‘그냥’이라는 단어가 지닌 소거의 힘과 무심함을 성찰한다.

황정산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시는 말로 말을 부전하고, 말의 한계를 뛰어넘는 일”이라며 “김소형 시인은 이 시집에서 시인의 길이 얼마나 지난하고 괴로운지, 그러면서도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잘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어 “그의 시어는 타락한 세상의 말들을 태초의 싱싱한 소리들로 바꾸고, 직선과 사각으로 구획된 삶을 둥근 곡선의 화합의 세계로 이끈다”고 덧붙였다.

김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언어로부터 파생되는 울림과 진동에 주목하며, 말의 감각을 되살리고자 하는 시도를 이어간다.

전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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