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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최명희문학관,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전주 한옥마을에 자리한 최명희문학관이 1년 8개월째 파행을 겪고 있다. 전주시가 부실 운영을 이유로 수탁기관인 최명희기념사업회에 민간위탁 협약 해지를 통보했으나 수탁기관에서 이를 무시하고 계속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해마다 1000만 명 이상이 찾는 관광명소 한옥마을의 면모를 구기고 있다. 이번 기회에 문학관의 정체성부터 재검토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으면 한다.

최명희문학관은 대하소설 ‘혼불’을 쓴 전주 출신 최명희(1947~1998) 작가의 삶과 문학을 기리기 위해 2006년 문을 연 전주시 최초 문학관이다. 개관 이후 18년 만인 지난해 1월부터 문학관 민간위탁 운영자가 혼불기념사업회에서 유족 중심의 최명희기념사업회로 바뀌었다. 위탁기간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으로, 전주시는 인건비와 운영비 명목으로 해마다 2억 원을 지원한다. 하지만 운영자가 바뀐 후 인력이 수개월째 충원되지 않았고, 각종 사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부실 운영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전주시는 수탁기관인 사업회에 협약해지를 통보하며 정산서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업회측은 “3년의 권리를 가지고 협약을 맺었다”며 문학관 퇴거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자 전주시가 지난 3월 무단점유라며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전주시 풍남동에서 태어난 최명희는 누구보다 전주를 사랑한 작가다. 그는 소설 ‘혼불’에서 전주를 ‘꽃심의 땅’으로 부르며 지극한 애정을 표했다. 또 한옥마을에는 ‘최명희 길’이 있고 건지산 단풍나무숲길 입구 혼불공원에는 ‘최명희 묘’가 모셔져 있다. 그만큼 전주 시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증좌다. 그런데 1년 8개월째 최명희문학관이 개점휴업 상태라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유족측은 퇴거시 저작권료 지급을 요구한다는 얘기도 있다. 전주시는 최명희가 전주 출신의 자랑스런 작가임을, 유족측은 그녀를 선양하기 위한 전주시와 시민들의 노력을 새기며 접근했으면 한다.

이제 최명희문학관은 설립 20년째를 맞아 새롭게 탈바꿈할 때도 되었다. 문학관 장소도 비좁은데다 시설도 낡았다. 문학관을 리모델링해 새로운 수탁자를 물색하든 아니면 인근 부채문화관과 합쳐 전주출신 문인들의 작품을 모으고 활용하는 전주문학관으로 바꾸든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빠른 시일내 명도소송을 끝내고 여러 의견을 모아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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