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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고통 예술적 언어로 승화…최화영 개인전 '정월 초 닷새와 빨간구두'

21일까지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열려 
오일 파스텔, 볼펜 등 혼합재료로 제작한 57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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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화영 '행복한 사람'/사진=서학동사진미술관 제공 

 

익숙한 모습이 낯설게 다가온다. 빨간색과 노란색 꽃을 배경으로 빨간 구두를 신은 여성이 평온한 얼굴로 우두커니 서 있다.

평면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꽃의 크기를 달리 그려 입체감을 살렸다. 최화영 작가의 작품 ‘행복한 사람’이다.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어린 시절의 추억과 삶의 에피소드를 그리는 작가 최화영이 오는 21일까지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개인전 ‘정월 초 닷새와 빨간 구두’를 연다. 

작가는 5년 전 사고로 발에 복합골절과 신경 손상을 입었다.  이전 처럼 걷거나 뛸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게 됐고 이후 치료와 회복의 시간을 거쳐야만 했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되어준 건 그림 작업. 그는 고통을 예술적 언어로 표현하고자 작업에 몰두했다.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과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을 작품에 담아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갔고 끝내 ‘최화영’만의 작품 세계를 완성했다.  모든 작품은 손바닥보다 조금 큰 화지 위에 앉은 자리에서 손을 뻗어 그릴 수 있도록 간단하고 단출한 공간에서 작업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일 파스텔, 볼펜, 수채화, 혼합재료 등 다양한 재료로 제작한 57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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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화영 '빨간구두'/사진=서학동사진미술관 제공 

지난해부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젤 판화를 작업에 도입해 찾고자 하는 형태와 조형적 완성도가 나올 때까지 뒤덮기도 하고, 다시 그리기를 반복한다. 완성된 형태는 단순해 보여도 그 안에 겹겹이 쌓인 물감들의 다층적인 레이어와 작가의 에너지가 깊이 묻어난다. 

최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인간은 살면서 수 없이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며 “가능하든 가능하지 않든 마음속엔 저마다의 꿈이 있다. 그 선택과 꿈, 나의 의지가 저에게는 빨간 구두로 표현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발을 다쳤고, 다시는 신을 수 없게 된 구두.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제 마음엔 언제나 고운 구두 한 켤레가 놓여있다”며 “운명과 선택이 만들어낸 이야기를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서학동사진미술관 운영시간은 오전 10시 30분 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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