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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 ‘최소한의 문학’ 발간

강영준 상산고 교사, 한국문학 주요 소설 통해 교과서가 놓친 시대 질문 읽어내
문학을 통해 오늘의 현실을 이해하게 하는 ‘지금 읽어야 할 필수 독서’ 펴내

최소한의 문학 표지/사진=교보문고

숏폼과 알고리즘이 이야기를 소비하는 방식을 바꿔놓은 시대, 오래 남는 서사는 가능한가. 강영준 상산고 국어 교사가 쓴 <최소한의 문학>(두리반)은 이 질문에 한국 소설 100년의 시간으로 답하는 책이다. 이광수의 <무정>에서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까지, 교과서에서 익숙하지만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았던 작품들을 통해 우리 사회와 개인의 삶을 다시 읽어낸다.

이 책은 191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난 100년간 한국문학이 시대를 어떻게 사유해왔는지를 따라간다. 식민지와 근대의 모순, 전쟁과 이념의 상처, 산업화와 자본주의의 그늘, 민주화 이후의 불평등과 젠더 문제, 장르의 경계가 허물어진 새로운 서사까지 다섯 개의 부로 구성해 한국 사회의 굴곡진 궤적을 조망한다. 수록된 작품들은 모두 ‘당대를 정면으로 마주한 이야기’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특히 눈에 띄는 지점은 문학을 철학과 인문학의 질문과 연결하는 강 교사의 해석 방식이다. 최인훈의 <광장>은 이데올로기의 문제로, 김승옥의 <무진기행>은 라캉의 상상계와 상징계 개념을 통해 읽힌다.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은 바우만의 ‘액체 근대’로, 조세희의 <뫼비우스의 띠>는 도시 공간을 둘러싼 자본과 권력의 문제로 확장된다. 철학이 개념으로 설명한 것을 문학이 삶의 이야기로 먼저 보여주었다는 저자의 관점은 설득력을 얻는다.

저자는 전주 상산고에서 오랜 기간 국어를 가르쳐온 현직 교사다. 책에 실린 작품 대부분이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만큼, 실제 수업 현장에서 축적된 질문과 토론이 글의 바탕이 됐다. 문제 풀이 중심의 독해를 넘어, 작품을 시대와 삶의 맥락 속에서 이해하는 읽기 방식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에게 실질적인 참고서가 된다. 부록으로 실린 교과 연계표 역시 교육 현장에서의 활용도를 높인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추천사를 통해 “우리가 세대를 뛰어넘어 옛 음악에 공감하는 것은 그 안에 ‘서사’가 있기 때문이며, 그 서사의 힘이 가장 집약된 매체가 바로 소설”이라며 “이 책은 근대의 태동과 이데올로기, 성장과 자본주의, 경계를 넘는 움직임을 따라가며 한국 사회의 구조를 짚고, 그 서사 속에 자신을 비춰 보게 만든다”고 평했다.

이번 책이 말하는 ‘최소한’은 분량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들이라는 뜻이다. K-팝과 K-드라마를 넘어 K-소설이 주목받는 지금, 이 책은 지극히 한국적인 서사가 어떻게 보편적인 질문으로 확장되는지를 차분히 보여준다. 빠르게 소비되고 잊히는 콘텐츠의 흐름 속에서, 한국 소설을 다시 읽어야 할 분명한 이유를 제시한다.

전현아 기자

전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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