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멕시코시티와 과달라하라, 몬테레이 등 개최 도시 전역이 축제 분위기로 들썩이고 있다.
현지에서는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펼쳐지며 축제의 서막을 알리고 있지만, 지구촌 축제를 앞둔 축구 팬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가시지 않는 우려가 있다. 바로 '치안과 안전' 문제다.
멕시코 정부는 경기가 열리는 3개 도시와 각국 대표팀 베이스캠프에 군·경찰 등 약 10만 명의 대규모 보안 인력을 투입한다. 또한 첨단 드론 방어 시스템과 탐지견까지 동원하며 시민과 관광객들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대대적인 치안 대책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마약 카르텔의 활동이 여전한 데다 고질적인 실종 사건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철저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한국 대표팀의 조별리그 1·2차전(체코·멕시코전)이 열리는 과달라하라는 할리스코주의 주도(州都)이자, 멕시코에서 가장 잔혹한 조직으로 악명 높은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안방이기도 하다.
◇ '최대 격전지' 과달라하라, 첨단 방공망 뒤에 숨은 긴장감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 중 2경기를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치른다. 해발 1천566m의 고지대로 멕시코시티(2천240m)보다는 낮지만, 선수들에게는 1차적인 고지대 적응이 필수적인 까다로운 환경이다.
원정 응원에 나설 '붉은 악마'와 관광객들 역시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과달라하라는 거대 마약 밀매 조직의 본거지이기 때문이다. 이 지역을 장악한 CJNG는 드론과 로켓포 등 첨단 무기까지 보유해 사실상 준군사조직으로 분류되는 거대 마약 카르텔이다. 지난 2월 두목 '엘 멘초'가 사살된 이후에도 여전히 지역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한 할리스코주는 멕시코 내에서 가장 많은 실종자가 나온 주이기도 하다. 무려 1만6천여명이 여전히 실종상태다. 과거 경기장 인근 외곽에서 암매장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다만 월드컵 기간에는 촘촘한 경비망이 가동되는 만큼, 외국인을 겨냥한 중범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중남미 치안 싱크탱크 '인사이트 크라임'의 빅토르 디트마르 선임연구원은 CNN에 "소매치기나 사기 같은 생계형 범죄는 기승을 부리겠지만, 관광 이동 통로 내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 강력 사건이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다만 시내 중심가를 벗어난 외곽 지역을 둘러보거나 늦은 밤에 걸어 다니는 건 삼가는 편이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 '돈 물리는' 몬테레이는 비즈니스 경호↑…멕시코시티는 상대적 안전
한국 대표팀은 오는 24일(현지시간) 몬테레이 스타디움으로 자리를 옮겨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미국 국경과 인접한 몬테레이는 한국 대기업의 생산 기지가 밀집해 있고 글로벌 자본이 모이는 경제 중심지다. 이처럼 돈이 도는 길목인 탓에 카르텔 간의 이권 다툼과 유류 탈취, 자금 세탁 등이 빈번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월드컵을 맞아 글로벌 비즈니스 인사들이 대거 입국하면서 몬테레이 내 방탄 차량 예약률이 쇄도하는 상황이다. 하루 단위 렌트뿐 아니라 공항-호텔, 호텔-경기장 간 이동 서비스 예약도 급증하고 있다. 이들 방탄차의 하루 예약은 13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막전이 열리는 수도 멕시코시티는 상대적으로 가장 안전한 축에 속한다. 인구당 경찰 수와 폐쇄회로(CC)TV 설치율이 압도적이며 대형 카르텔의 직접적인 영향력도 약하다. 멕시코시티 정부는 대회 기간 도시 전역에 5만 6천여 명의 경찰을 상시 배치한다.
다만 2천200만 명이 거주하는 초거대 도시인 만큼, 야간 경기가 끝난 뒤 인파가 몰리는 심야 시간대에 안전한 대중교통 동선을 확보하고, 그 일대 치안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을 '집중 케어'하는 정책들이 나오는 가운데 현지 주민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정부가 월드컵을 의식해 대외 이민지 개선과 외국인 치안에만 공권력과 자금을 쏟아붓고, 정작 자국민들을 위한 치안은 등한시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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