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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형 보편적 복지 완결판을 꿈꾸며

애절한 목소리의 주인공 가수 심수봉의 ‘비나리’ 노랫가사 중 “세상이 온통 그대 하나로 변해버렸어”라는 구절이 있다. 어느 날부턴가 이 대목에서 감정이입이 되는 이유는 갈수록 농촌지역의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위기가 눈앞의 현실이 된 요즘 세상이 온통 순창으로 변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 때문일 것이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또다시 최저치를 갱신했다. 신학기를 맞아 전국 6200여개의 초등학교 중 125개 학교에서는 신입생 단 1명인 ‘나 홀로 입학식’을 진행했고 131곳에서는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을 열지 못했다고 한다. 순창군도 초등학교 15개교 중 올해 입학생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학교가 13곳이나 된다. 이러한 안타까운 시대의 흐름을 극복하기 위해 순창군은 ‘보편적 복지’를 민선 8기 핵심 목표로 삼고 정주인구 증대는 물론 군민의 행복 생활기본권 보장을 통해 ‘군민 모두가 행복한 순창’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신규 복지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그중 가장 주목받는 사업은 단연‘아동행복수당 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은 저출산으로 인한 지역소멸을 막기 위한 새로운 복지 급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관내 주민등록을 둔 2~17세 아동에게 매달 40만 원씩 지급하는 사업으로 출산에 대한 문제를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 차원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경제적 수준에 상관없이 자녀 수에 따라 수당을 지급함으로써 부모들의 출산과 양육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하는 사업이다. 현재 아동행복수당 지원은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단계에 있으며, 빠른 수당지원을 위해 필자는 지난 4일 국회를 방문해 여야 국회의원 10명을 차례로 만나 제도 신설 승인에 있어 힘을 모아줄 것을 적극 요청했고, 연초부터 중앙부처, 전라북도 등을 방문해 사업 필요성과 타당성을 설명하는 등 현안사업 해결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다음으로 꼽을 수 있는 사업은‘농촌유학 활성화 사업’이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한 면 단위 학교 폐교는 지역소멸을 가속화 할 것이 분명하기에 순창군은 전북도교육청, 순창교육지원청과 협력해 면 단위 학교 폐교를 방지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농촌유학생 모집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지난 1월에는 순창군이 농식품부 농촌유학 공모사업에 선정돼 2000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농촌에 유학 온 학생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다음으로 오는 5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가는‘대학생 생활지원금 지원사업’또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순창군의 복지정책 중의 하나다. 이 사업은 순창출신 대학생들에게 1년에 400만 원씩, 4년간 총 1600만 원의 파격적인 금액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원 대상은 순창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대학생으로 40세미만이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오는 6월부터 시행할 ‘청년 종자통장 지원사업’은 18세부터 39세의 청년근로자에게 개인이 매월 10만 원을 적립하고 순창군은 2배인 매월 20만 원을 지원해 2년 후에는 원금 720만 원과 적금 이자까지 받을 수 있는 사업이다. 필자는 그 희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화려함은 멀리하고 실리를 취한다는 ‘거화취실(去華就實)’의 마음으로 ‘군민 모두가 행복한 순창’을 꽃피우기 위한 노력을 지속함으로써 머지않아 국내는 물론 세계가 온통 순창으로 물들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최영일 순창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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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16 16:56

홀로아리랑 김지사

단기필마로 지사 자리를 꿰찬 김관영 지사는 취임 9개월을 맞아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려고 전력투구한다. 김 지사가 민주당으로 복당해서 당선되었지만 국민의힘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고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지다 보니까 전북의 현안을 풀어 가기가 여간 쉽지 않다. 원팀이 돼서 김 지사를 돕기로 했던 도내 국회의원들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자도생 하기에 급급, 김 지사 한테 큰 도움이 안된다. 김 지사가 젊은 패기를 앞세워 냉·온탕을 넘나들며 전방위로 뛰지만 역부족일 때가 다반사다. 우군으로 믿었던 도내 국회의원들도 차기 지사자리를 놓고 잠재적 경쟁자 관계라서 신경만 쓰인다. 게다가 국힘 비례대표 출신인 정운천 의원 마저도 4·5 전주을 재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뒤집어쓰고 도당위원장과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함에 따라 그간 폼 나게 움직이었던 여야협치가 깨지기 일보직전이다. 지금 김 지사는 대광법, 공공의대법, 특별자치도법 보완 그리고 새만금에 이차전지 기업유치 등을 위해 국회에 살다시피 한다. 서번전번(서울에서 번쩍 전북에서 번쩍)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바삐 뛰고 있다. 성과를 중시하는 김앤장 출신 답게 개인기에 의존해서 여야 의원과 윤석열정부에 매달리고 있다. 다행히도 김 지사의 행정고시 동기들이 아직도 차관급으로 부처에서 실무를 지휘하고 과거 재선 국회의원 하는 동안 함께 호흡했던 여야 의원들이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줘 큰 힘이 되고 있다. 새만금잼버리 대회에 보이스카우트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키로 하는 등 대회개최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것도 시도지사 부회장인 김 지사의 믿음과 설득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전북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천리길도 마다 않고 직접 찾아가서 만나기 때문에 도정이 예전과 달리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인하대 윤태익 교수의 세가지 성격유형에 따르면 김 지사는 머리로만 하지 않고 가슴과 장형이 믹스된 리더십을 취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학창시절부터 공부면 공부, 노래면 노래, 운동이면 운동까지 경쟁에서 뒤쳐지는 것을 싫어하면서 고시3관왕을 일궈냈기 때문에 자신의 임기동안 전국 꼴찌라는 낙후 꼬리표를 떼겠다는 각오가 남달라 보인다. 한동안 참모진과 출연기관장을 잘못 인선했다는 비난을 샀지만 한종관 전북신보재단 이사장과 최정호 전북개발공사 사장 등 전문가를 임명해 전화위복 됐다는 평가다. 김 지사가 내년 총선 전까지 스스로 성과를 내면서 자신과 호흡이 맞는 인물이 대거 국회의원이 되어야 롱런할 수 있다. 이번 전주을 재선거 결과가 말해주듯 도민들이 새로운 변화를 갈망해 김지사도 기업유치를 통해 청년일자리 창출에 더 신경써야 한다.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김 지사의 입지도 종전보다 더 확대되거나 축소될 수도 있다. 이재명 사법리스크 때문에 민주당 한테 큰 도움받는 것도 쉽지 않고 정부여당인 국힘 한테도 지원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북 현안을 타개해 나가려면 도민들의 지지가 더 필요해 보인다. 봄볕에 그을린 그의 얼굴빛이 피곤해 보이지만 전북발전에 대한 결기 만큼은 강하게 느껴진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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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3.04.16 16:55

[금요수필]꽁냥꽁냥 살아가는 이야기

언제부터인가 나의 오전 루틴은 부엌에서 가스 불 스위치가 아닌 컴퓨터 전원을 켜는 일입니다. 그날도 오랜만에 떠오른 시상을 잊어버릴 새라 서재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는데, 거실에 누워 음악 감상에 심취해 있는 남편이 큰소리로 나를 부릅니다. "이 곡 들어봐. 당신 좋아하는 곡이네“. 쇼팽의 야상곡이 나오니 볼륨을 높이고 나를 부른 겁니다. “잘 들립니다.” 우리 부부의 하루는 이렇게 자기만의 공간에서 각자 코로 숨을 쉬며 하루가 시작 됩니다. 창밖은 봄 비가 내릴 듯 말듯 엉거주춤 하고 일기예보에서는 잠시일지라도 오늘부터 추워진다고 합니다. 잠시 후 남편은 나를 또 부릅니다. “점심은 뭐 먹을까” 라고, 실은, 나도 눈과 손은 컴퓨터에 있었지만 머릿속은 점심을 무엇으로 하나“ 그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젊든, 나이 듦이든 주부들의 매일매일 펼쳐진 숙제는 식사 메뉴일 것입니다. 우리 집도 그렇습니다. 국이든 찌개든 둘 중에 하나는 꼭 있어야 하는 게 기본이고, 어제는 떡국을 만들었는데 오늘은 무엇으로 입맛을 맞춰야하나 가 고민입니다. 삼식이 아내로 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예전에, 그러니까 지금 보다 조금 젊었을 때는 준비하는 과정이 귀찮기도 하고 맛 타령까지 하는 투정에 힘이 들어 짜증을 부리기도하였건만 이제는 불평 없이 준비합니다. 살아오는 동안 나의 마음도 무뎌졌고 또 남편 건강이 곧 우리 가족의 건강이기도하니까요. 5년 전, 건강검진에서 내 몸속에 작은 불청객이 찾아왔음이 발견되어 치료를 크게 받았습니다. 남편은 집안 청소며 설거지를 묵묵히 도와 주더니 완치 후에도 여전히 솔선수범입니다. 그 고마움에 나는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라서 순종을 합니다. 간혹 내 마음을 우울하게 할 때도 있지만...어제는 떡국에 고명도 얹혔습니다. 오늘 점심은 간단하게 누룽지를 끓여먹으면 좋을성싶은데 국수가 먹고 싶다하여 삶았습니다. 하지만 더 힘든 건 남편 입맛입니다. 국수도 진한 멸치 육수를 만들어야 하고 바지락도 넣어야 하고 양념은 이것저것 골고루 갖춰야하는 주문 성향이 까다로운 고객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파 송송 계란 탁! 추가주문이 이어지면 동작 그만! 이라고 외치고 싶어도 어디서 인내심이 고여 있다가 쏟아지는지 나는 부드러운 종달새가 됩니다. 아마도 아팠을 적 나를 챙겨주었던 고마운 모습이 오버 랩 되어 다가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제는 대봉시가 맛있게 얼었기에 “이거 좀 먹어봐요”, 했더니 먹어보라고 했다며 답안지를 내줍디다. “잡수세요. 혹은 드셔 보세요” 라고 하여야 한다며 말투가 왜 그러냐는 겁니다. 이젠 이런 대화에도 별스런 감흥이 없습니다. 그저 내 발목이 아프지 않고 허리나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올해는 남편이 팔십이라는 숫자를 맞이하는 해입니다. 새로운 나랏님 덕에 한 살이 줄었지만 우리 때 계산으로는 여든입니다. 듣기 싫지만 신문지상에는 고령자라고 호칭을 사용하기도 하고 어르신이요 영감님이라는 호칭으로도 불리기도 합니다. 엊그제까지 귀에 익은 아저씨는 어디가고, 귀에 익숙하지 않는 할아버지가 되었는지 나이 듦에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해 질녘이면 어미 잃은 강아지마냥 처마 밑에 앉아 집에 가고 싶다고 훌쩍이던 새댁 시절의 내 모습을 그려보니 우리가 씨줄날줄로 살아온 세월이 어느 새 50년이라니요. 장인, 장모가 되고 할아버지라고 불러도 어색함이 없이 “오냐!” 반기는 노부부가 되어버린 우리! 이제는 서로가 바늘과 실이 되어 외출에서 조금이라도 늦어지는 날이면 가슴에서 철거덩 소리가 납니다. 행여 무슨 일이라도...하는 방정맞은 생각이 앞서고 심장이 벌렁거립니다. 부부는 이렇게 보이지 않는 아득한 먼 길을 함께 걸어가는 가 봅니다. 따스한 바람이 부는 봄날이 오면 시들어버린 나를 찾으러 만경강 물길따라 만들어진 ‘옴서감서 쉼터’ 길을 가보고 싶습니다. 국토교통부에서 그곳에 어울리는 시를 찾고 있던 중 운 좋게 ‘저문 날의 생각’ 이라는 나의 시가 선택이 되어 시비(詩碑)가 세워진 곳입니다. 싯귀처럼 ‘그리움 하나 걸어놓고’ 물가에 한참을 앉아있고도 싶어집니다. 그리곤 돌아오는 길에 ‘당신’이라는 유행가 한 자락을 남편에게 청하려합니다. “이 생명 다 하는 날까지 당신을 사랑하리”라는 노랫말 끝부분을 가장 좋아한다고 멋쩍은 고백도 해보려고요. △박지연 시인은 경희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국 문인협회 회원 및 전북 여류문학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는 시집 <사랑은 어디쯤 가고 있는가>, <그 이름을 부르노니>와 시와 산문집 <촌스러움에 대한 보고서>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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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13 18:03

봄날이 가도 삶은 계속되어야 해

지뢰가 폭발하듯이 꽃은 만발하고, 대포가 터진 자리에는 꽃 사태였다. 봄은 다투어 피어나는 꽃들의 전쟁이다. 평지와 둔덕마다 흐드러진 개나리 산수유 진달래 목련 벚꽃들이 시샘하듯 불어 닥친 비바람에 덧없이 졌다. 길가 벚나무 아래에는 하얀 꽃잎들로 낭자하다. 봄은 서둘러 왔다가 철수할 기색이다. 사월의 태양 아래 꽃들은 지고 나뒹구는 꽃잎들은 철수하는 봄이 남긴 사체들이다. 봄꽃 진 뒤 느티나무 묵은 가지마다 연두색 새잎들이 돋고, 가랑잎 두텁게 쌓인 표토를 밀어 올리며 원추리 싹이 떼 지어 올라온다. 도처에서 피어나고, 돋고, 꿈틀거리고, 뻗치는 것은 봄에 대한 살아 있는 것들의 벅찬 생명 반응들이다. 봄꽃 둘레에 노오란 햇빛이 꿀벌처럼 잉잉거릴 때 우리는 벅찬 희망을 품고 낙관적인 기분에 빠졌었다. 심장은 보람으로 펄떡이고, 혈관의 피들은 온몸을 돌며 환호성을 지른다. 고양이 요람 같은 봄날에 우리의 쾌감지수는 상승하고, 우리는 가장 희망적인 호모 사피엔스로 재발명되는 것이다. 봄날 대기에는 꽃들이 어지럽게 내뿜는 방향만이 아니라 약간의 허무, 약간의 슬픔, 약간의 외로움도 함께 녹아 있다. 봄날의 바람과 태양이 우리 젊음을 약탈해가듯이 세월이 돈과 아름다움과 사랑을 열망하던 우리의 푸르고 아름다운 젊은 날을 앗아간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의 첫 키스는 뇌리에 강렬함으로 각인되지만 어느 입술이 열일곱 번째로 내 입술에 가 닿았던 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이토록 얕은 기억의 용량이라니! 우리 오감을 문지르던 꽃이 다 지면, 보람과 기쁨을 앗아간 이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아름다운 것들의 유효기간은 비정상적으로 짧구나! 종달새 우짖는 이 허전한 봄날을 어떻게 맨 정신으로 견딜 수 있나? 오래 전에 헤어진 당신은 잘 지내는가? 이제는 유난히 찰랑이던 당신의 검은 머릿결만 기억날 뿐 나머지 이목구비는 희미해졌다. 당신에게 미처 부치지 못한 편지들을 꿈속의 우체통에 집어넣는 꿈에서 깨어난 아침에는 가슴이 텅 빈 듯 허전하다. 나는 아침을 먹고 나가 공연히 근린공원을 한 바퀴 돌고, 볼 일도 없는데 동사무소에도 들렀다가 돌아온다. 오늘은 동네 도서관에서 철학책을 빌어 반나절 넘게 읽고, 저녁 무렵엔 강가를 따라 바람을 맞으며 걷었다. 봄날은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지나간다. 희망과 기쁨과 보람으로 가득 하던 우리의 전성기도 지나간다. 우리는 팔짱을 낀 채로 속수무책으로 지나가는 것을 바라볼 뿐이다. 바다의 악령인 하얀 고래를 좇던 에이허브 선장처럼 용맹했던 우리의 모습을 이제 누가 기억할까! 아무도 우리가 삶에서 거둔 공훈을 기억하지 못하리라. 봄날 저녁의 어스름에 찾아드는 허무와 고통은 견딜 수가 없었다. 우리 보람이던 봄꽃의 수명은 짧고 우리가 견뎌야 할 고통은 길다. 빈센트 밀레이는 노래한다. "내 밥그릇은 고통으로 가득 차 넘친다. 내가 먹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이다"라고. 봄날의 달콤한 고통과 허무를 견디며 우리는 속절없이 하루하루 늙어간다. 한 살이라도 더 나이를 먹을수록 좋은 한 가지는 인생 마일리지가 쌓인다는 점이다. 인생 마일리지는 삶의 지혜를 체득할 수 있는 경험의 두터움이고, 그것에서 양조된 인격의 원숙함이다, 우리는 치열하게 고투하며 보낸 젊은 시절을 지불하고 그것을 손에 넣는다. 인생 마일리지란 자기 인생에 최선을 다한 자에게 주어지는 삶의 원숙함이란 이름의 훈장이다. 당신의 인생 마일리지는 얼마나 되는가? 봄의 무대에서 꽃들은 퇴장했다. 그렇다고 낙담하고 슬퍼할 일만은 아니다. 한 계절이 끝나면 새로운 계절이 달려온다. 우리에겐 살아갈 날들이 무궁무진하다. 봄을 여윈 슬픔을 딛고 우리의 갈망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자. 먼 데서 당신이 새로운 아침을 맞을 때, 우리에겐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늠름하게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 지금 당장 할 일은 봄이 떠나면서 흐트러뜨리고 어지럽힌 자리를 말끔하게 치우는 것이다. 봄날이 끝나도 삶은 계속되어야 하고, 우리는 저마다 제 인생의 이야기를 마저 써야 한다. /장석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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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13 17:37

또다시 봄, 아빠가 되어가는 중...

2023년, 어김없이 또다시 봄! 차갑게만 느껴지던 공기가 포근하게 느껴지는 4월, 봄기운이 완연하다. 그 덕에 올해의 벚꽃은 유독 빠르게 만개했고 청년꿀벌농부의 꿀벌들도 정신을 차릴 새 없이 분주하다. 꽃향기가 가득하고 화사한 색감이 여기저기 만발하니, 어디로든 꽃놀이 가라고 등을 떠미는 것 같다. 그 덕에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익산시 성당포구의 벚꽃길을 거닐며 봄맞이를 했다. 귀농하고서 결혼을 했고, 그 이듬해에 딸아이가 태어난 뒤 어느덧 18개월이 지났다. 그 작았던 아이가 이제는 뛰어다니며 온갖 이쁜 짓을 다 하는 요즘, 아빠가 되고 나서 최고 난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듯하다. 그 작은아이와의 신경전이랄까? 아이와 아빠인 내가 다투는 것 같기도 하고 나 혼자 서운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게 기 싸움인 건지 뭔지. 육아용어로 “재접근기”라 하여 생후 16~18개월, 길게는 24개월까지 아이의 정신 성장 발달 단계로써 양육자로부터 정신적 독립을 취하고 싶은 욕구와 더불어 자신의 신체 제어가 숙달되지 못함으로 인한 불안함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시기이기에 주 양육자의 역할을 하는 엄마의 품으로 파고드는 시기가 있다고 한다. 쉬운 말로 풀어보면 엄마 껌딱지 시기이다. 엄마 뒤만 따라다니고 가능하면 엄마를 자기 옆에 붙잡아두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아빠는 언제나 뒷전이다. 안아주려고 하면 싫다고 떼쓰고 울면서도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진다. 정말 속을 모를 일이다. 이해가 안 되지만 그게 이 시기에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 한다. 아이 엄마는 지쳐가지만, 딱히 아빠로서 아이를 돌봐줄 수가 없다. 왜냐하면 내 손길은 아이가 원치 않기 때문에. 이게 나에겐 오히려 다행인 걸까? 허허 그러다가 이번 달부터 아내가 파트로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아이를 온전히 봐야 하는 날이 생겼다. 꿀벌이 한창 바쁠 때 이긴 하지만 농장의 일은 오전이면 마무리되기 때문에 작업을 마치고 딸아이를 어린이집에서 하원 시키는데 엄마가 없으니 꿩 대신 닭이라 생각했는지 아빠인 나에게 “쏙”하고 안긴다. 처음엔 너무 이쁘게 안겨서 그저 좋았는데, 그러고서 안 떨어진다. 물을 먹고 싶다고 해서 떠주려 해도 안겨서 안 떨어지고, 과일을 먹고 싶다고 해서 깎아주려 하는데도 꼭 안겨있어야겠다고 한다. 아, 재접근기! 그제야 아내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던 재작년 9월의 가을은 정말 전쟁이 따로 없었다. 한창 말벌과의 전쟁에서 꿀벌들을 지켜내야 했기에 양봉장에서 떠날 수가 없었고 하필 딸아이가 태어나는 날 전라북도농식품인력개발원 귀농·귀촌 사례 강의가 예정되어있었기에 태어난 아이를 보자마자 강의하러 출발해야했었고 또, 익산시로컬푸드직매장이 개장하는 날이어서 유튜브 영상 촬영이 예정되어있었다. 말 그대로 일복이 터지던 시점이었다. 그런데도 새벽에 농장일을 하고 낮에 외부일정을 소화하고 산후조리원으로 가 쪽잠을 자면서도 그저 행복했다. 자그마한 우리의 아기가 꼬물거리고 있고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쌔근쌔근 잠자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다른 어떤 것도 필요 없을 정도로 행복했다. 잠잠히 그때를 생각해보면 또 한 번의 전쟁이 지나가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아빠가 처음인지라 잘 모르고 어색하지만, 전쟁을 치르는 동안 힘든 것보다는 아이를 보며 행복하기에 두 번째 봄을 맞이하며 좀 더 부모로서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는 게 아닐까? /박넝쿨 농촌기업브랜드 신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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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13 17:37

주택의 종류와 세법상의 취급

일반적으로 도시민이 주거하는 공간은 단독주택, 아파트, 다가구주택, 다세대주택, 오피스텔, 원룸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용어 또한 혼재하여 사용되고 있습니다. 주택에 대한 세법상의 정의는 허가여부나, 건축물관리대장이나 등기부등본상의 용도구분에 상관없이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축물을 의미 하며, 또한 세법은 정책적 목적에 따라 1세대1주택비과세나 다주택자중과 등의 혜택이나 제한을 규정하고 있는 바, 실생활에서 통용되는 개념에 의해 양도한다면 비과세적용이 배제되는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세법상의 주택의 범위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원룸이라 불리는 다가구주택과 다세대주택의 구분 및 상가로 분양받았으나 실제로 주택으로 사용되고 있는 오피스텔입니다. 먼저 흔히 원룸이라 불리는 다가구주택은 주택으로 쓰이는 층수가 3개 층 이하이고, 19세대 이하가 거주할 수 있는 바닥면적 300평 이하의 건축물을 말하며 건축법상으로는 단독주택으로 분류되며, 소득세법은 양도 시에 세대별로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매매단위로 거래하는 경우 단독주택으로 보아 1세대1주택비과세여부를 판단하며, 고가주택(12억)여부의 판단 시에도 하나의 주택으로 보게 됩니다. 또한 다세대주택이란 주택으로 쓰이는 층수가 4개 층 이하이고, 바닥면적 300평 이하(300평을 초과하는 경우 연립주택)의 건축물로서 건축법상 공동주택으로 구분되며 세법에서도 당연히 각 세대별로 1주택으로 보아 비과세나 중과세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오피스텔입니다. 오피스텔은 업무공간이 50%이상인 건축물로서 건축법상 업무시설로 분류되어 주택에 해당되지 않으나 주거공간으로 전용이 가능해 현실적으로 주택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또한 업무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최초 분양 시 사업자등록을 한 경우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주민등록을 전입하는 등의 주택으로 사용하는 경우 세법상 주택으로 보게 되어, 오피스텔 한 채라면 비과세적용이 가능하나 환급된 부가가치세는 추징되게 됩니다. /노인환 한국∙미국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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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13 17:37

‘강한 경제’ 전주의 조건

우범기 전주시정(市政)의 핵심은 강한 경제를 통한 지역 활력에 있다. 무기력한 지역 정서를 걷어내고 역동적 기운이 꿈틀대는 도시로 바꾸겠다는 청사진이다. 서민 경제를 옥죄는 불합리한 족쇄를 풀고 창조적 파괴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는 취임 직후 재건축 재개발 용적률 완화와 함께 구도심 활성화를 가로막는 ‘규제 대못’ 을 뽑는 데 먼저 칼을 빼들었다. 환경 시민단체와 기득권층 반발을 무릅쓰고 이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더 나아가 그동안 ‘폭탄 돌리기’ 로 인식될 만큼 논의 자체를 꺼려 했던 종합경기장과 대한방직 개발 문제를 테이블에 올려 매듭을 풀기 시작했다. 성장 동력이란 인식 아래 과감한 추진 의사를 밝혔고, 실제 구조물 철거 등 구체적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이런 모습들이 “이번엔 뭔가 다르다” 는 긍정적 시그널로 비춰짐에 따라 우 시장이 꿈꾸는 미래 전주에 대한 시민 기대도 큰 편이다. 그는 선거 출사표 때부터 전주 대개혁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해왔다. 개혁을 화두로 변화의 거대한 물줄기를 주도하는 배경이다. 선거 표심을 의식해 전임 시장이 망설였던 핵심 현안들이 그의 지휘 아래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는 셈이다. 변화에 대한 그의 목마름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한다. 사실상 공약 실현의 성패는 예산 뒷받침인데 그가 기재부에서 잔뼈가 굵은 예산 전문가라는 점이 신뢰도를 높여준다. 선거 때도 그는 유불리를 떠나 폭발성 높은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의견을 밝혀 논란을 자초했다. 전임 시장이 눈치만 보며 어정쩡한 입장을 취했던 완주전주 통합을 비롯해 전주역세권 개발, 천마지구 개발까지 추진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의 이같은 직진 본능이야말로 무사안일에 젖어 있던 공직 사회에 경종을 주고 있다. 미래 먹거리 개발 못지않게 그가 관심을 쏟는 게 전주의 문화적 자긍심 고취다. 새롭게 조명되는 후백제와 함께 조선왕조의 뿌리라는 사실에 자부심이 대단하다. 특히 후백제는 ‘역사문화권 정비 특별법’ 에 이를 포함시켜 고구려 백제 신라 문화권에 버금가는 명예 회복에 부심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들의 역사와 문화가 작년 1100만 명 이상 다녀간 한옥마을과 연계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느냐가 숙제로 남아있다. ‘가장 방문하고 싶은 도시’ 1위로 선정돼 13회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전주시가 그 명성에 걸맞는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꽃 피우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도 역설적으로 전주 대변혁에 대한 간절함 때문이다. 기업 유치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공단 부지가 모자라 첫 단추를 꿰지 못하는 것도 전주의 현실이다. 눈앞 이익에만 급급해 근시안 행정에 안주한 것도 모자라 미래 투자까지 소홀히 한 것은 무능에 가깝다. 리더 한 사람의 가치 판단에 따라 어떤 후유증을 가져오는지 지금 목도하고 있다. 개혁의 전도사를 자처한 우 시장이 밤낮없이 뛰어야 하는 이유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04.13 17:34

완주·전주통합 청장년위원회 활동 기대 크다

완주와 전주의 청장년들이 완주·전주통합에 힘을 보태고 나섰다. '완주·전주통합 청장년추진위원회'가 발기인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통합 논의가 멈칫거리고 있어 우려되던 차여서 반갑다. 그동안 활동해온 노년과 장년 중심의 완주전주통합추진연합회에 이들 청장년들이 힘을 더하면 지지부진하던 통합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다. 전북도와 전주시 완주군도 대승적 차원에서 통합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기대한다. 이들 청장년위원회는 완주주민 28명과 전주주민 58명이 회원으로 참여하며 3040세대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대부분 자영업자와 회사원 등으로, 여기에 뜻을 같이하는 지방의원, 교수 등도 멘토단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한다. 이들은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행정구역과 생활구역 간 불일치에 따른 주민불편을 없애기 위해 완주·전주 통합을 추진하게 됐다”며 “두 지역에 산재한 자원 등을 연계함으로써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외연을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북은 지금 광역시도 특례시도 없어 사면초가인 상태다. 다행히 전북특별자치도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서 제외되는 등 아직은 산 너머 산이다. 일자리가 없어 해마다 1만명 가까운 청년들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태에서 완주전주 통합은 전북이 생존할 수 있는 첫걸음이다. 하지만 최근 우려스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전주시가 현 시청사 바로 옆에 제2청사 건립계획을 발표하고 완주군은 독자적으로 시 승격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전주시의 제2청사 추진은 완주군 부지에 통합청사를 짓겠다는 우범기 전주시장의 당초 약속을 파기하는 것으로 비칠수 있다. 또 유희태 군수가 김관영 지사에게 ‘전북특별자치도법 특례규정에 완주시 승격을 명시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은 완주군이 통합 의사가 없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처럼 완주전주 통합이 식어가는 상황에서 청장년위원회의 구성은 다시 통합에 가속도를 붙이는 백만원군이나 다름없다. 특히 젊은이들이 지역의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완주전주 통합은 관(官)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다. 그동안 세 차례의 실패가 그것을 증명한다. 노장청 모두가 나서 통합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지역발전을 견인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4.13 17:32

전주시 ‘왕의 궁원 프로젝트’ 지속성 확보를

전주시가 ‘왕의 궁원(宮苑)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민선8기 우범기 시장의 대표 공약사업인 왕의 궁원 프로젝트는 후백제와 조선왕조의 다양한 역사문화자산을 기반으로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글로벌 역사관광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올해부터 오는 2042년까지 20년간 약 1조5000억원의 막대한 사업비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 최고의 역사관광도시를 지향하는 전주시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기대가 크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전주시는 20년간 추진될 이 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옛도심과 아중호수·치명자산·건지산·덕진공원 일원에 대규모 관광·문화시설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38개 세부사업에는 전주지방정원 조성·덕진공원 명소화 등 전주시가 그동안 추진해온 역점 사업과 전주관광케이블카 설치를 비롯한 민선8기 공약사업이 다수 포함됐다. 이 가운데는 관광케이블카 설치 등 찬반 여론이 분분해 추진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되는 사업도 있다. 20년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안정적인 예산 확보도 과제다. 전주시는 우선 막대한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고도(古都) 지정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다양한 정부 공모사업 등을 통해 국가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예산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사업의 지속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구조다. 국비 확보를 위해서는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과 경쟁력도 갖춰야 한다. 시작만 요란한 채 용두사미로 끝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각 사업을 면밀하게 분석해서 탄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힘 있게 추진해 구체적 성과를 이끌어내야 한다. 후백제의 왕도이자 조선왕조의 본향이었던 전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살아 숨 쉬는 유·무형의 지역 문화자산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도시의 미래 문화관광자원으로 육성하는 일은 전통도시 전주의 오랜 과제다. 천년 문화도시의 미래를 그린 청사진이 제시됐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추진됐던 세부 사업들을 뚜렷한 비전과 체계적인 전략, 그리고 공간별로 묶어낸 마스터플랜이다. 지역의 정체성을 살려 도시의 미래를 여는 이 대규모 프로젝트가 차근차근 차질 없이 추진돼 전주의 대변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4.13 12:51

전북 1인가구 사회안전망 구축 서둘러야

선진국이나 수도권 등지에서나 흔한 일로 여겨졌던 1인 가구가 이젠 전북에서도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더 이상 1인 가구의 문제점을 가정에 맡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특히 건강 문제나 빈곤에 시달리는 1인 가구는 국가 정책 못지않게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문제로 떠올랐다. 전북지역 3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에 따르면 전체 가구 77만2000가구 가운데 무려 35.1%인 27만6000가구가 1인 가구다. 이는 전국 평균(33.4%)보다 더 높은 수치다. 이대로 갈 경우 오는 2040년에는 42.5%에 달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17년 후에는 전체 가구 절반가량이 1인 가구가 되는 셈이다. 문제는 1인 가구의 절반가량이 노후 대비가 취약한 노인층이나 소득이 낮은 청년층이라는 점이다. 전북은 70대 이상 1인 가구가 26.3%로 가장 많았고, 29세 이하(18.1%)가 뒤를 이었다. 60대도 17.3%를 차지했다. 결론적으로, 1인 가구는 현대사회에서 매우 일반적인 가구 유형 중 하나임을 인정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1인 가구는 꼭 나쁜것만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보면 자유롭고 독립성을 유지하는 한편, 어떤 경우에는 경제적 이점 등의 장점도 있다. 하지만 정반대의 문제를 동시에 안고있다. 외로움에 시달리고 정서적인 문제를 안고 있기 쉽다. 생활 편의의 감소, 사회적인 약자라는 점도 분명하다. 핵심은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적인 활동을 통해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당연히 중앙정부의 시책이 마련돼야 하지만 이와 별도로 지방자치단체가 종합적인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게 만들어서 시행해야 한다. 더욱이 소득이 낮은 1인가구 에 대해서는 단단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1인 가구는 다인 가구보다 삶의 질이 낮을 가능성이 크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에 비해 삶의 질에서 신체적·정신적인 측면 모두 지장이 있을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전북도는 지난해 1인 가구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올해부터 안전한 주거환경을 위한 1인 가구 주거 안전 방문 지킴이 사업을 추진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자치단체에서 보다 확실하면서도 과감한 시책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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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4.13 12:11

시민들이 앞장서 추진하는 통합새만금시

새만금지역과 군산 김제 부안을 통합하기 위한 시민단체가 발족했다. 완주·전주 통합에 이어 새만금지역에서도 통합 추진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한 것이다. 시군별 이해관계가 없지 않겠으나 대승적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군산뿐만 아니라 김제, 부안지역 주민들도 참여해 통합새만금시가 출범하는데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새만금 군산·김제·부안 통합추진위원회는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만금은 최근 십자망 도로개통으로 내부개발의 가속화가 기대되는 시점에 지자체 간의 관할권 다툼으로 분쟁에 휘말려 있다”며 “이를 더는 바라볼 수 없어 3개 시군통합의 의지를 밝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새만금은 군산, 김제, 부안군만의 소유가 아닌 전북을 넘어 국가의 미래를 견인하는 희망의 땅임을 천명한다”며 “3개 시군 모두 새만금 통합에 앞장서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앞으로 서명운동, 토론회 등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지금 전북은 광역시도, 특례시도 없는 외로운 섬이 되었다. 전북특별자치도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다른 시도와 어깨를 겨루기는 너무 미흡하다. 이런 상황에서 완주·전주 통합과 새만금 관할권 통합은 전북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조건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완주·전주 통합만 해도 1997년 이후 세 차례 무산됐다. 정치인과 기득권 세력의 농간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새만금 관할권을 둘러싼 싸움도 마찬가지다. 관할권 다툼은 23년 전인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가 완공된 방조제 3·4호를 군산시에 귀속시키자 김제시와 부안군이 대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또 2015년에는 정부가 새만금 1호 방조제 구간을 부안군에, 2호 구간은 김제시에 할당했다. 이번에는 군산시가 불복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에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지난 2월부터 동서도로와 신항만 문제로 다투고 있다. 이제 전북은 각자도생이나 분열보다는 통합으로 세를 키워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전북은 대부분이 인구소멸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나만 살겠다고 이웃과 분쟁을 벌이는 일은 공멸을 불러올 뿐이다. 특히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나서 갈등을 부추기는 일은 삼가야 한다. 새만금 통합추진위 발족이 시민의 힘으로 통합 새만금시를 성사시키는 계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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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4.12 18:11

정부∙여당, 농가 고통 방치 말고 쌀값 안정화법 수용해야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일명 쌀값 안정화법에 끝내 거부권을 행사했다. 2016년 5월 박근혜 대통령 이후로 약 7년 만에 행사된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이다. 작년부터 이어진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식품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쌀값은 하락에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15일 기준 쌀 20kg의 산지가격은 5만 3,535원에서 4만 2,522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20.6퍼센트나 하락했다. 정부가 처음 쌀값을 조사한 1977년 이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수많은 농가 생계를 책임지는 쌀값의 폭락은, 농업과 농촌의 쇠퇴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비웃기라도 하듯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또한 인구감소지역 대부분이 농촌이라는 안타까운 현실은 농민이 농업뿐만 아니라 농촌 자체를 떠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쌀값 폭락이 농가와 농촌의 연쇄적 고통을 야기하는 상황에서, 민생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더불어민주당은 쌀값 안정화법을 추진하게 되었다. 우선 법안에는 쌀 생산량이 평년대비 3~5% 이상 더 늘어나거나 가격이 5~8% 이상 하락하면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대책이 여기서 그친다면 과잉 쌀 생산이 계속되고 정부는 이를 매입ㆍ비축하기 위한 예산만 낭비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포퓰리즘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윤석열 대통령의 인식이 바로 그러하다. 하지만 쌀값 안정화법은 개정안 시행 후 전년대비 벼 재배면적이 증가한 지방자치단체에 대해서는 정부가 매입물량 감축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여기에 벼를 재배하는 농민이 밀·콩·옥수수 같은 전략작물로 품종을 전환할 경우 정부가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내용까지 추가했다. 이렇듯 민주당의 쌀값 안정화법은 농가의 재배작물 전환을 추진하되, 쌀값이 폭락하여 농업·농촌 침체가 가속화되는 상황을 대비하여 최소한의 농가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양곡관리법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은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시간 끌기와 무조건적인 반대로 일관해왔다. 민주당은 시장격리 의무화 시 정부의 재량권 축소와 벼 재배면적 증가 등을 우려하는 일각의 의견을 반영한 수정안까지 제출했으나, 결국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정부는 거부권 행사 이유로 쌀 산업의 구조적 공급과잉 문제 심화, 중대한 재정적 부담 등을 들었다. 이는 시장 만능주의를 앞세워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유예하고, 농가의 고통을 방치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농민은 생존의 문제로 벼랑 끝에 내몰리는데, 정부는 바라보고만 있겠다는 것이다. 이제 다시 공은 국회로 넘어왔다. 민주당은 헌법과 국회법에서 규정한 절차를 준수하여 쌀값 안정화법을 재의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불과 한 달 전, 새 지도부의 취임 일성으로 민생을 최우선으로 앞세운 국민의힘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를 촉구한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과잉 생산된 쌀을 추가 매수해서 쌀값 하락을 막고, 미처 팔지 못한 쌀을 보관하는 비용도 정부가 지원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시장 만능주의를 앞세워 농가와 농촌의 어려움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정부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나서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한병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익산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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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12 18:10

행복총량의 법칙, 영원한 지각생은 없다.

‘88만원 세대, N포 세대, 헬 조선’ 정글 같은 삶 속에서 수많은 좌절을 경험한 한국의 젊은 세대들의 절규에 가까운 아우성을 나타내는 말들이다.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청년실업 문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를 넘어 정부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한국의 청년들은 이런 시련을 견디다 못해 우울증과 안타까운 죽음이 증가 하고 있고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3포 세대를 넘어 수많은 것을 포기한다는 N포 세대까지 등장했으며 열심히 노력해도 살기가 어렵다는 한국 사회를 헬 조선이라고까지 부르기 시작했다. 20여년 전 한국의 또 다른 세대였던 ‘IMF 세대’는 IMF(국제통화기금)라 통용되는 외환위기 직후 혹독한 취업난을 겪은 세대들로 그들은 IMF를 저주의 신호탄으로 회상하며 스스로를 ‘저주받은 세대’라고들 불렀다. 자칭 ‘저주받은 세대’는 극심한 취업난을 겪으며 취업한지 며칠 만에 해고를 통보받았던 그 칼바람 불던 사회를 이겨내고 이제 어엿하게 우리 사회의 중추적 자리를 담당하고 있다. ‘저주받은 세대’는 ‘인생은 마라톤이다’라는 말을 실감나게 해주는 한편의 역전 드라마 같다. 그들은 마라톤이 고난의 언덕을 넘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듯 인생도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면 인생의 목표점에 도달할 수 없으며 그 시련은 인생의 한 순간이라는 것을 알려 주는 세대가 되었다. 필자 또한 12년의 노력 끝에 다시 이곳 도의회에 돌아왔다. 이 일이 좋았고 꿈이 있었기 때문에 가족들의 희생, 나의 청춘과 열정을 쏟을 수 있었다. 성공적인 언론인을 대표하는 손석희도 불혹을 넘긴 나이에 자신의 전 재산인 전세금으로 미국 유학을 떠나 만학도가 되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48세에 옥중에서 독학으로 영어를 시작해 완벽한 문법의 문장을 구사하게 되어 훗날 외교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다. 또 세계적인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친구이자 소설 달과6펜스의 모델인 폴 고갱은 35세의 나이에 증권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꿈이던 화가가 되었다. 가난했던 그의 삶과 1800년대의 평균수명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그는 가장 행복한 시기를 화가가 된 후 타히티섬에서의 삶이었다고 회상했으며 그 행복함은 작품으로 이어져 미술전문가들은 그 시기의 작품을 고갱의 전성기라고들 한다. 실재 2015년 티히티섬에서 그린 '언제 결혼하니?'는 약 3억 달러(약 3천272억원)에 팔려 그 당시 미술품 거래 사상 최고가의 기록을 세웠다. 이제 고갱은 미술에 조회가 깊지 않아도 전 세계인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이름이 되었으며 그의 작품은 미술 교과서뿐만 아니라 사회 교과서나 각종 시험에까지 등장하는 인물이 되었다. 20세기 회화가 출현하는데 근원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 고갱도, 엄혹했던 시절 민주화운동으로 죽음의 사선을 여러 번 넘으면서도 열정을 놓지 않았던 김대중 대통령도, 모든 면에 지각생이었다고 본인을 소개하는 손석희도, 느리지만 천천히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기 때문에 지금의 명성을 얻은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현재를 열심히 살다 보면 조금 더디고 늦은 것 같지만 언제 어디에선가 최연소가 되고 최고가 될지 그 누가 알겠는가? 흔히들 행복에는 총량의 법칙이 있다고들 한다. 지금 닥친 불운만큼, 앞으로는 행운이 찾아올 거라는 법칙! 나쁜 일이 생기면 곧 좋은 일이 일어날 테니, 쉽게 좌절하지 말고 이겨내라는 고마운 법칙! 지금 힘든 시간을 걷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현재 이 찰나의 순간이 훗날 훈훈한 추억의 한 조각으로 기억되는 행복 총량의 법칙이 실현되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필자는 이곳 전북도의회에서 우리 사회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을 유치하고 정책을 마련하는데 온힘을 쏟겠다. 지금 어디에선가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싶거나 좌절하고 싶다면 조금만 더 용기를 내주기를 바란다. 지각생이더라도 곧 행복 총량의 법칙이 실현될테니...

  •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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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12 18:10

새만금 국제공항에 거는 기대

전북도에는 민간공항이 없다. 도민들이 여태것 이용해 온 군산공항은 개항된지 30여년이 넘었지만 미군기지군사공항으로 그동안 이용에 여러가지 제약 요인이 있어서 어려움이 많았다. 이번에도 미군측이 정기 활주로 정비공사로 인해 지난 1일부터 8월말까지 5개월간 운항이 중단돼 도민들의 불편과 원성이 자자하다. 군산과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은 편도 기준 하루 6차례 운영되고 있으며 이용객도 하루 평균 1천여명에 달한다. 미군은 이번 활주로 정비를 통해 활주로에 자동제설·방빙이 가능한 제빙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지만 별다른 대안없이 휴가철을 포함한 장기간 여객기 운항을 중단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청주·광주공항을 이용해야 하는 도민들의 불편은 이만 저만 아니다. 이와 같은 불편사항을 조속히 해소하고 항공오지의 전북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과거를 더듬어보면 전북도의 항공수요는 전주공항과 군산공항(군사공항)이 담당해 오던 것을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이후 전북도 항공수요가 급감하고 전주공항 대체재로 건립 예정이었던 김제공항이 수요와 환경 문제로 백지화되면서 군산공항만이 전북의 항공수요를 담당해오고 있었으나 주한미군 공군기지의 활주로를 빌려서 공항을 운영하는 문제 때문에 일반 국내공항의 착륙료의 3배가 넘는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으며 국제선 취항 또한 불가능하여 새만금 지역의 해외투자 기업유치의 필수 요건인 민간 국제공항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대두되었다. 군산공항이 미군 소유의 공항이라 하루에 소수의 여객기만 운항할 수 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다수의 항공편 이착륙이 가능한 민간공항이 건설되면 아시아의 주요도시와 새만금(전북)을 잇는 중·단거리 항공편 취항으로 접근성이 높아져 해외 한류 관광과 판로 개척이 확대가능하다는 점. 새만금 지역에 국제공항이 신설되면 전북권 뿐만 아니라 공항이 없는 충남, 보령 이남 서남권 지역의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논리아래 군산공항의 기존 활주로에서 1,310m를 이격해 기존 활주로와 독립된 길이 2,500m의 활주로를 건설하는 방식으로 민간공항을 짓기로 한다. 이렇게 건설하게된 새만금국제공항은 2019년 정부의 예비 타당성조사 면제와 기본 계획 용역을 거쳐 2022년 6월 국토교통부에서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을 고시 발표했다. 총 사업비 8,077억원으로 2028년 완공하여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지난달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공사를 발주하는 입찰공고를 거쳐 9월 초에 입찰참가 건설업체의 심사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새만금 지역내 34만 3,054m²에 활주로 2,500m 1본, 계류장 5개소, 여객·화물 터미널, 주차장, 항행 안전시설 등을 건설하는 사업으로서 여객 터미널과 공항 진입로 등 공사는 랜드사이드 건설공사로 올 상반기 중에 발주된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다. 새만금국제공항은 전북이 공항 오지의 불명예를 씻을 유일한 희망 뿐만 아니라 국가 균형 발전과 새만금 내부개발 및 투자유치 촉진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 인프라이다. 새만금국제공항이 완공되면 새만금 신항과 내륙까지 연결되는 새만금 인입철도로 육·해·공 글로벌 물류 시스템이 구축된다.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행정절차와 공사가 착착 진행되고 있지만 조기 건설에 속도를 내야 하겠다. 새만금국제공항이 준공되고 하늘 길이 열릴때까지 도민들의 뜨거운 성원과 이에 거는 기대가 크다. /유성민 에코에너지원(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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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12 18:10

이용호 김윤덕 간사의 존재감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가수 유심초에 의해 가요로 불려지면서 크게 대중화된 곡이다. 앞서 1969년 김광섭 시인은 ‘저녁에’를 발표한 뒤 수화 김환기 화백에게 보낸다. 이 시에서 영감을 얻은 김환기 화백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그림으로 1970년 한국미술대상을 받으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하나의 시가 그림과 노래로 재탄생된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달 말 명품대통령으로 일컬어지는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총괄 회장이 짧은 방한을 했는데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등과 리움미술관에서 비공개 만남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국내 명품업계에서 LVMH의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다. 사람이든 작품이든 유명세는 곧 막대한 영향력과 자본을 의미한다. 한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특수에 힘입어 울산 원도심 방문객이 무려 5배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울산시 중구는 원도심 유동 인구·상권 데이터 분석 결과, 울산시립미술관 인근 동헌·내아 방문객이 1월 대비 2월에는 554%, 3월에는 464%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시립미술관에서 지난 2월 16일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이 개막한 영향인 것으로 중구는 분석했다. ‘이건희 컬렉션’전시회가 지난해부터 지역을 순회하면서 열리고 있는데 전북 전시는 2024년 전북도립미술관에서 개최 예정이다. 이것 하나만 보더라도 전북의 전국적인 순위가 어느 정도인지 냉정하게 보고 출발해야 한다. 매년 음력 5월 5일 열리는 전주단오제의 경우 관련 예산이 1억2천만원 정도 되는데 유네스코 인류무무형문화유산인 강릉단오제는 100억원 가량 된다고 하니 현실에 안주했을때 어떤 결과가 빚어지는지 잘 보여준다. 우범기 전주시장이 12일 발표한 왕의궁원 프로젝트는 장기간에 투자되는 것이지만 1조가 넘는 것이기에 어쨋든 기대를 갖게한다. 오죽하면 최근 일부 전주시의회 의원들이 국회의원들에게 “어떻게 해서든 삼성가 사람을 만나 제발 진품 하나만 갖다 전주에 전시해라, 그래야 지역경제가 살아난다”고 호소했을까. 한 지방의원은 “홍라희(洪羅喜) 전 리움 미술관장은 부친인 홍진기 전 법무부장관이 전주지법 판사로 재직 중 태어나 이름을 ‘전라도에서 얻은 기쁨’이라는 뜻의 ‘라희(羅喜)’로 지었다고 하지 않느냐”며 지역 국회의원들이 좀 더 뛰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도내 문화예술인들뿐 아니라 체육인들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여야 간사인 이용호(남원임실순창), 김윤덕(전주완산) 의원이 포진해 있는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라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데 왜 성과가 적다고 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으나 어쨋든 문화와 체육, 관광 분야에서 여야 간사가 포진한 지금 이용호, 김윤덕 간사가 협치를 통해 확실한 성과로 도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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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3.04.12 15:30

소멸위기 지역 국회의원 수 감축 안 된다

제22대 총선이 꼭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정치권에서는 ‘선거제 개편’ 논의가 한창이다. 최근에는 국회의원 정수를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다시 이슈로 떠올랐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비례의원 50명 증원을 포함한 선거제 개편 의견을 내면서 물꼬를 텄다. 국회의원 정수 증원은 정치개혁 방안의 하나로 물밑에서 오랜 기간 논의돼 왔다. 하지만 정치권에 부정적인 국민정서를 감안하면 의원 수를 늘리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오히려 국회의원 수를 줄이자는데 국민들은 공감하고 있다. 그렇다고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일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선거법 개정의 당사자인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감원 결단을 내리길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국회의원 수를 30명 이상 줄이자고 제안해 선거제 개편을 둘러싼 여야 공방에 불을 지폈다. 국민의힘은 의원 정수 감축과 비례대표제 축소 또는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여당 대표가 의원 수 감축을 제안한 것은 정치적 꼼수가 아니라면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국회의원 수 감축 방안을 현실화할 경우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우려되는 점이 적지 않다. 인구를 기준으로 지역별 의석 수를 조정하게 되면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이 가장 먼저 조정 대상에 오를 게 분명하다. 이는 해당 지역의 정치적 위상마저 약화시켜 지역소멸 위기를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 게 뻔하다. 의원 수 감축 논란이 아니더라도 인구 감소 지역에서는 선거구 재획정에 따른 의석 수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앙정부를 상대로 지역의 민의를 대변해 줄 국회의원 수마저 줄어들게 되면 지방의 위기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선거구 재획정 때마다 농어촌지역의 의석 수는 감소하고, 수도권의 의석 수는 늘었다. 수도권 쏠림과 지방의 인구유출 현상이 지속되면서 이제 농어촌지역은 정치적 목소리마저 잃게 생겼다. 이번 선거제 개편의 첫째 기준은 수도권 쏠림에 따른 지방 소멸 방지와 지방의 정치적 대표성 강화에 맞춰져야 한다. 혹여 국회의원 정수를 조정해야 한다면 단순히 인구만을 잣대로 할 게 아니라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을 배려해야 한다. 지역을 대표할 국회의원 수가 줄어 지방의 정치적 대표성이 더 약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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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4.12 13:10

‘복지부동 공무원’ 숨을 데가 없다

공무원을 요즘 한마디로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 역할은 크게 바뀌지 않았음에도 시대 흐름에 따른 인식 변화 때문이다. 케케묵은 얘기지만 과거엔 심부름꾼이란 뜻으로 국민의 ‘공복(公僕)’ 으로 불렀다. 주민 민원을 처리하는 이른바 해결사로 통한 것이다. 지금에 와서 인허가와 단속권, 보조금 권한을 가진 그들에게 이런 사회통념이 통할지가 의문이다. 무엇보다 전체 공무원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일부 직원들의 무사안일 의식과 직무 태만에 민원인들은 학을 뗀 지 오래다. 유권해석을 해도 법령이나 규정 자체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혹 뒤탈이 날까 뭉개고 발뺌하기 일쑤다. 일선 현장에서 공무원의 업무 처리 속도는 민원인들의 사업 성패와 함께 경제적 손실까지 좌우한다. 인허가 등 문제로 관공서에서 복잡하고 불합리한 절차를 경험한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게 공직 사회 오랜 관행과 바뀌지 않는 낡은 사고방식이다. 혹독한 IMF를 거치면서 2000년대 우리 사회 ‘공시족’ (공무원시험 준비생) 열풍이 불어닥쳤다. 재벌 해체 등을 겪으며 안정된 직장에 대한 인식이 바뀌자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의 인기몰이는 폭발적이었다. 공직 사회에 이들이 대거 등장함으로써 톡톡 튀는 개성까지 더해져 분위기 또한 크게 달라졌다. 지나치게 딱딱하고 엄격했던 예전과 달리 생동감 있는 모습이 보기에도 좋아 보였다. 그렇지만 이렇게 달라진 모습과 달리 신세대의 민원 처리 방식도 과거에만 얽매여 구습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설령 업무 숙지가 미흡한 상황에서도 민원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아 민원인의 속을 태운다. 선배 동료뿐 아니라 전임자에게 SOS를 보내 명확한 해법을 찾아야 하는 데도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재작년 지인이 완주에 농촌 주택을 지을 때 일이다. 그가 은행 대출 업무를 보던 중 담당자가 도시 전입자를 대상으로 한 저리 상품의 농촌 정착 지원금이 있다고 안내했다. 곧바로 근처에 있는 행정센터 담당 공무원에게 그 사실을 확인했는데 그는 비슷한 유형의 상품은 있지만 그와 똑같은 상품은 없다고 했다. 농협 직원이 여러 차례 그 상품을 취급했다고 재차 확인을 요청했는데도 그는 모르쇠로 일관해 결국 군청 직원에게 지원금이 있다는 걸 최종 확인했다. 그냥 지나쳤다면 지인 입장에서 감내해야 할 경제적 손실은 막대했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민원인 불만이 가장 큰 것이 동사무소에서 등초본 등 민원서류 뗄 때다. 간혹 다른 창구는 한산한 데 이 창구만 대기자가 많은 경우 각자 업무 분담이 엄격해서 그런지 동료간 ‘품앗이’ 가 안되기 일쑤다. 직원들은 뚫어져라 모니터만 쳐다봤지 늑장 처리에 잔뜩 화가 난 민원인 표정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물론 그들의 업무 매뉴얼을 몰라 섣부른 판단은 불가하지만 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공무원의 직무 태만으로 인식하기 마련이다. 디지털 시대 시민들의 권리 의식이 어느 때보다 강한 만큼 공무원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높이도 달라졌다. 더욱이 양방향 소통이 활발해진 지금 공무원의 일거수일투족은 곧바로 온라인 피드백이 가능할 정도로 변화 속도가 빠른 편이다. “가만히 있으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데 왜 나서 문제를 키우냐” 는 공직 사회의 복지부동 불문율은 이미 유통 기한이 지났다. 그때 그 상황에 맞게 민원인 중심의 업무 처리를 요구하는 쓴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그간 무사안일함 뒤에 숨어 있던 공무원의 무소신과 무책임이 SNS를 통해 사회에 낱낱이 고발되는 추세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상황에서도 결코 바뀌지 않는 공무원의 본분이 바로 민원인의 ‘행정 도우미’ 역할이다. 인허가와 단속권을 부여한 것도 그들의 이런 책무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 9급 국가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1992년 이후 3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공무원의 위상과 존재 이유를 새삼 되새겨보는 요즘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04.11 18:53

판소리 보존과 대중화의 경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무형문화유산까지 확대한 것은 2001년이다. 유네스코는 2000년 가을, 새로운 제도를 발표했다. 소멸 위기에 있는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인류무형문화유산 걸작’ 지정제도다.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을 채택하고 유형유산을 보존하는 제도를 만든 것이 1972년이니 유형유산에서 무형유산까지 넓히는데 30년 가까운 세월이 걸린 셈이다. 유네스코가 규정한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은 ‘개인에 의해 표현되며 공동체의 문화적 사회적 정체성과 기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문화적 공동체의 전통에 기초한 창작의 총체’다. 무형유산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던 각 나라의 수많은 무형유산은 생명을 다시 얻게 됐다. 우리나라의 무형유산도 이 대열에 섰다. 세계문화유산이 될 만한 무형유산들이 쏟아졌으나 가장 먼저 세계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01년 등재된 ‘종묘제례 및 제례악’이다. 판소리는 그 뒤를 잇는다. 판소리는 2003년 우리나라의 두 번째 세계무형유산이 됐다. 모든 민족적 정서가 황폐해지고 말살되던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도 근근이 맥을 이어왔던 판소리가 한국을 대표하는 민족음악으로서의 가치를 조명받게 된 계기였다. 판소리가 세계유산에 등재된 지 20주년을 맞았다. 그 사이 판소리의 대중화는 어디까지 왔을까. 돌아보면 판소리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자신의 생애를 온전히 무대 위에 놓았던 소리꾼들이 적지 않다. 그중 가장 치열하게 대중들과 교감하며 판소리로 시대를 호흡했던 명창이 있다. 판소리가 세계문화유산이 된 바로 그해, 세상을 떠난 박동진 명창이다. 선생의 이름을 알린 것은 1968년에 연 여섯 시간짜리 흥부가 완창회. 판소리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던 시절,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의 판소리를 주목했을까 싶지만, 선생은 이후 1년, 혹은 2년 사이에 완창회를 이어 가면서 끝내 다섯 바탕 전통 판소리를 완주했다. 판소리 대중화를 위한 선생의 노력은 창작판소리로도 이어졌다. 종교와 역사, 인물을 소재로 한 창작판소리를 만들어 시대와 호흡한 것은 판소리를 좀 더 널리 알리기 위한 선생의 분투였다. 올해 세계유산 등재 20주년의 의미를 담은 다양한 작업이 활발하다. 전통 판소리도 그렇고 새로운 형식으로 기획된 실험적인 무대의 행렬도 반갑다. 모두 판소리 보존과 대중화를 위한 여정일 터인데 안타깝게도 아직 그 길은 멀어 보인다. 모든 장르가 혼재된 문화충돌의 시대, 판소리가 보존의 경계를 딛고 시대의 음악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찾는 일. 이제 더 무거운 과제가 됐다. /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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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3.04.11 18:35

두바이와 카이로를 달리다

“오메~이 시간에 두바이에서도 뛸라고?” 새벽 5시, 신발끈을 묶는 필자를 보고 룸메이트, 익산 김정수 동료의원이 걱정스러워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다는 ‘해외연수’에 나섰다. 자연인이던 시절, 필자 역시 선출직 의원들의 해외연수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고 주변의 시선에 선뜻 내키지 않았다. “동상~해외여행 진짜루 처음인가?” 군산 강태창 의원이 의아해했다. 주말도 없는 학원강사의 특성상 국외여행은커녕 제주도 여행마저 신혼여행 포함 고작 세 번뿐이었다. 실상은 필자의 고향, 정읍은 사시사철이 아름답고 엎드리면 내장산이고 손 뻗으면 변산반도인지라 굳이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도모란 처지가 아니고 의지이기 때문이다. “염의원~여러 지역을 방문해 식견문을 넓히는 게 앞으로 의정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거야” 전주 김이재 선배의원이 거들었다. '인간은 관계를 맺는 존재'라는 키에르 케고르의 말마따나 필자는 소신만큼이나 관계를 중시하기에 두말없이 동승했다. 실제로 정책 결정과 심의를 하는 사람들은 국내외 선·후진 문명과 문화의 접촉·교류를 통해 성공을 본받고 실패를 교훈 삼았다. 일본과 중국은 메이지유신과 신해혁명 전후 많은 인재들이 선진지를 체험했다. 이토 히로부미와 덩샤오핑이 바로 그런 지도자들이다. “오메~이건 연수가 아니라 완전 극기 훈련이네” 전주 이병도, 송승용 의원의 맞장구다. 그도 그럴 것이 두바이 황보영 영사가 소개한 국영부동산 기업인 ‘나킬사’ 방문과 최병선 이집트 총영사가 손수 안내한 ‘이집트 문명 박물관’을 비롯한 7곳의 기관방문을 했다. 자정을 넘어 체크인해야 했던 게 다반사였고 급기야 군산 문승우 의원은 코피를 흘리고야 말았다. 그럼에도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고 사막에 오면 사막 복장을 갖춰야지" 부안 김정기 의원의 제안에 윤영숙, 이수진 의원을 비롯한 전 도의원이 터번을 쓰고 중동을 누볐다. 두바이와 카이로는 많은 걸 시사했다. 두바이는 대형 부동산 프로젝트와 세계물류·산업·관광 허브로 ‘사막의 기적’을 일으킨 해가 뜨는 도시다. 아랍에미리트의 7개 토후국 중의 하나에 불과하지만 매년 사우디보다 5배 많은 관광객이 방문한다. 이는 '세이크 모하메드'라는 위대한 지도자의 비전과 리더십의 결과다. 카이로는 ‘인간은 시간을 두려워 하지만 시간은 피라미드를 두려워한다’는 아랍속담처럼 땅을 파면 고대유물이 나오는 세계 최고의 인류유산 보유국 이집트의 수도다. 하지만 카이로는 고대문명에 파묻힌 해가 지는 도시였다. 관공서를 출입하는데 절차가 복잡했고, 도로엔 차선과 신호등이 없었다. 도심 곳곳에서 양들이 풀 대신 쓰레기 더미를 먹고 있었다. 아스완 아브심벨 유적지 등 소변기가 국제표준(?)보다 높아 키 작은 완주의 윤수봉 의원은 간혹 곤혹을 치러야 했다. 이집트의 GNP는 UAE의 1/20인 3,000불에 불과하고 빈민층이 60%를 차지했다. 이는 현 엘시시 대통령을 비롯한 수십년 장기집권한 군사정권의 무능이 아닐까 싶다. 아랍에미리트 현대문명과 이집트의 고대문명이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은 셰이크 자예드 대통령과 람세스 2세 같은 유능한 지도자의 통합과 균형의 리더십에서 비롯되었다. 지난 1월 윤 대통령은 두바이를 방문해 'UAE의 적은 이란'이라며, 불필요한 외교갈등을 일으킨 바 있다. UAE의 통일정책을 본받고 두바이의 팜 아일런드를 벤치마킹해 새만금개발을 서둘렀으면 하는 바람은 지나친 망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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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1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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