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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희망의 전북

팬데믹 코로나가 물러나면서 지난해 전주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이 사상 최초로 1129만명을 넘었다. 3년간 코로나로 묶였던 발들이 풀렸다. 토끼 해를 맞아 아태마스터즈와 잼버리 대회가 줄대기 해 전북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 봄이 온 것 같다. 그간 전북은 조용하고 크리스마스 이브처럼 거룩하기만 했다. 하지만 젊은 리더십인 김관영지사가 취임하면서 기업유치 성과가 드러나 지역이 꿈틀댄다. 전북교육청도 진보교육감에서 전북대총장을 두번이나 역임한 서거석 교육감이 맡으면서 예전의 전북교육 모습으로 살아나고 있다. 전에는 가난하고 못살아도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많아 희망을 갖게 했지만 진보교육감이 인성교육을 앞세운 나머지 학력신장에 소홀해 전북교육이 뒤쳐졌다. 서 교육감이 12년간 뿌리내린 전임자의 잘못을 바꾸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듯 싶다. 그래서 우선 적재적소 인사를 통해 적폐청산을 해야 한다. 사사건건 도지사와 전주시장이 마찰을 빚어 아무 것도 못했지만 기재부 출신 우범기 전주시장이 취임하면서 기대를 갖게 한다. 개발론자인 우 시장은 종합경기장 야구장부터 철거, 개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전라도의 수도로 과거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보존도 좋지만 과감한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 우 시장은 고등학교 학창시절 미원탑의 아련한 추억을 갖고 있기에 랜드마크를 만들어 놓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인다. 대형 컨벤션시설이 없어 마이스산업 자체를 엄두도 못냈지만 종합경기장에 광주 김대중컨벤션보다 규모가 큰 컨벤션센터를 짓겠다는 것은 박수 받을 일이다. 시민들이 우 시장에 기대를 건 이유는 친정인 기재부에서 알게 모르게 응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상대 기재부2차관을 비롯 고위공직자들이 전주시를 잇달아 찾아 현안 파악에 나서면서 국비지원을 약속 , 우시장이 선거 때 약속한 로또예산이 올해 전주에 떨어질 전망이다. 긴 겨울잠을 잤던 전북이 줄탁동시(啐啄同時)를 통해 깬 것 같다. 거점국립대인 전북대가 새로운 수장을 맞으면서 용트림을 하기 때문이다. 양오봉 총장이 세계100대 대학에 진입시켜 놓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주창,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RIS·RISE에 빠져 도민들을 실망시켰던 전북대가 혁신을 통해 역량강화에 총력을 경주키로 해 희망이 보인다. 특히 전북대병원까지도 세계 100대 병원에 진입할 것을 유희철 원장이 다짐, 공공의료질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전북을 이끄는 지도자들이 의기투합하고 나서 모처럼만에 희망의 등불이 켜졌다.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살려 나가려면 도민들부터 부정적인 사고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10년 이상 걸려서 어렵게 강원도가 특별자치도법을 통과시켰지만 전북은 여야 협치로 6개월만에 국회를 통과시키는 대성과를 올렸다. 정운천·한병도 의원에게 칭찬의 박수를 보내야 한다. 다음으로 리더들이 맘 먹은대로 일하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공연스레 음해성 투서나 모함 발목잡기 등을 하면 안된다. 정치권도 정신 바짝 차려 방탄국회를 만들지 말고 민생문제에 천착하길 바란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3.02.26 16:48

전북 젊은이여, 세계는 그대의 것, 취하여라!

오늘은 필자의 오디세이의 보따리를 전북의 젊은이들을 향해 풀어보고자 한다. 마침 새싹을 피워낼 봄이 모퉁이를 저리 돌려 하고 있지 않은가. 오만 근무 때 일이다. 친하게 지내던 유럽인에게 물었다. “중동에는 왜 서양인들이 많냐고 보느냐”라고. 그 친구는 역사적․지리적인 인연, 중동이 필요한 기술과 지식 보유, 영어 통용성의 확대 추세 등을 들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아는 상식적 얘기다. 그는 덧붙였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태어난 나라만이 아닌, 다른 나라에 가서 살 수 있다는 생각과 꿈을 가지는 경우도 많다”고. 오늘 얘기는 여기에서 풀어가고자 한다. 우리 젊은이들도 이제 전 세계를 대상으로 꿈과 포부를 가져야 할 때가 왔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인은 사귀어 보고 싶은 사람이고, 한국이라면 가보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우리 젊은이들이 전 세계가 활동 무대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때다. 전 세계는 교통∙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긴밀히 연결되었다. 뉴스와 정보가 일순간 지구 반대편까지 전파된다. 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반면 우리 젊은이들의 활약 무대가 그만큼 넓어진 것이기도 하다. 전주, 전북, 한국만이 무대가 아니다. 좋은 아이디어와 상품이 있으면 전 세계인을 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여기서 전북 청소년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바는 꿈과 포부다. 젊은 시절 꿈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꿈은 학교 성적보다 더 중요하다. 그러니 전북의 청소년들이여, 꿈을 가져라. 꿈과 포부가 그대들의 앞날을 이끌어갈 것이다. 우리는 반기문 前 유엔사무총장을 잘 안다. 그도 어릴 적에 시골 소년이었다. 당시 그 소년에게는 외교관이 되어 큰 세상을 경험해보겠다는 꿈이 있었다. 꿈을 꾸는데, 도시에 살던 시골에 살던, 소년이든 소녀든, 무엇이 제약이 되겠는가? 세계를 맘에 담고, 포부를 가지고, 꿈을 설계하라. 글로벌 시대를 살아야 하는 젊은이들이 알아야 할 자세와 공부도 몇 가지 언급해본다. 열린 마음, 차이에 대한 인정과 배려, 타협의 자세, 무한 경쟁과 이익 추구의 치열한 각축장이라는 냉철한 현실 인식, 세상 흐름과 국제사회 주요 사안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공부,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학습 등일 것이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국제교류센터는 전북 청소년들의 국제화 역량 강화를 사업의 중요한 한 축으로 삼고 있다. 방학 기간인 8월 '전북 글로벌 청소년 주간'을 개최할 예정이다. '모의유엔회의', '청소년 국제기구 세미나'를 개최하고, 각국 문화와 공연을 체험할 부스를 개설할 것이다. 6월 초에는 아세안 국가 출신 유학생들과 전북 청년들이 참여하는 '한・아세안 프레젠테이션' 행사가 진행된다. 도내 접근성이 취약한 지역에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국제교류 이해 교실'도 열 예정이다. 영화 'Troy'를 좋아한다. 매 장면 우리 삶의 요목들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전쟁 영웅 아킬레우스가 병사들을 전쟁터에 뛰어들도록 독려하는 장면이 있다. 그는 사자후를 발한다. “나의 미르미돈 들이여, 저 해변 넘어,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아는가? 不死다(immortality)! 붙잡아라. 그것은 너희의 것이다!” 필자도 아킬레우스의 심경으로, 사랑하는 고향 청소년들에게 외쳐본다. “전북의 젊은이여, 꿈꾸어라. 세계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취하여라. 그대의 것이다!”라고. /김대식 전북국제교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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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3.02.26 15:33

전북형 청년활력수당, 구직활동에 도움돼야

전북도가 ‘2023년 전북형 청년활력수당’을 지급키로 했다. 전북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미취업 청년의 사회진입을 돕고 구직에 필요한 다양한 활동경비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목마른 사람에게는 한 방울의 물도 소중하다. 청년활력수당이 도내 미취업 청년들의 구직활동에 마중물이 되었으면 한다. 전국적으로 청년 취업난은 심각하다. 코로나19가 계속된 데다 만성적인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 해도 80% 안팎이 고령층에 돌아가고 청년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청년 취업 빙하기여서 청년실업문제가 국가적인 당면과제로 부각된 지 오래다. 전북의 경우는 더욱 어렵다. 제조업이나 IT기업 등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청년인구 엑소더스가 계속되고 있다. 해마다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 등 타 지역으로 탈출하는 청년들이 6000~8000명에 이른다. 경제력이 바닥인데다 인구마저 계속 빠져나가고 있어 젊은이들에게 전북은 매력 없는 곳으로 꼽힌다. 해법은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자리 늘리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고육지책으로 전북도는 미취업 청년들에게 청년활력수당을 지급키로 했다. 청년수당이나 취업장려금은 상당수 지자체가 청년정책으로 채택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오래 전부터 19~34세 미취업 청년들에게 활동지원금으로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을 지원해왔다. 대구시는 청년사회진입활동 지원금으로 19~34세 청년들에게 상담연결형 30만원, 진로탐색지원형 1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 고용노동부는 18~34세이면서 졸업 후 2년 이내의 미취업 청년들에게 청년구직활동지원금으로 월 50만원씩 6개월을 지원해왔다. 전북도에서 지원하겠다는 청년활력수당도 유사하다. 다만 기준을 18~39세의 미취업 청년으로 폭을 더 넓혔을 뿐이다. 이를 두고 전북도가 ‘전국 유일’이라고 홍보하는 것은 멋쩍다. 이 수당은 구직활동에 필요한 교육비, 시험응시료, 면접 준비비용에 사용이 가능하고 사회진입활동에 필요한 교통비 식비 등 경비로도 사용할 수 있다. 보기에 따라 많은 돈이 아닐 수 있으나 소득이 없는 청년들에게는 긴요한 돈이다. 이 수당이 의미 있게 쓰여 미취업 청년들이 다시 힘을 내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2.26 15:33

낙방은 아무나 하나

못한다는 못이 희망이다 지금은 망치를 맞는 중 깜깜한 지하를 뚫는 연못 눈물 진물 죽비에 젖어서 열린다, 들끓는 땀방울마다 연지문 화안한 연꽃 세상! - 목천 沐川 낙방도 축복이란다! 부끄러워 마라. 낙방한 후속 타자가 끝판에 만루 홈런을 친다. 낙방은 더욱 강해지라는 축복의 신호요, 하느님표 복음 당첨금이다. 낙방의 실패가 없으면, 풀리는 성공도 없다. 실패로 공든 탑이 어찌 무너지랴! 말 그대로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다. 결코 낙망하지 말라! 낙망이야말로 나를 잡아먹는 사자다. 낙망이 아닌, 낙방의 실패가 쌓여서 가까워지는 성공의 세계, 마주한 벼랑길 절벽을 꿰뚫는 생명의 혼불이다. 인생 고해를 극복하는 실패를 무수히 감아서야 삶을 풀어내는 행군의 고비길, 어디쯤일까 지금은? 서둘지도 말라! 속효성은 내 것이 아니다, 좋은 과실은 실패를 거치지 않고는 여물지 않는다. 실패가 없는 성공은 맛이 없는 허물 같은 것, 실패가 보약이니 자만과 아집을 버리고 감사와 응답으로 넉넉한 나를 가꾸는 데 인내와 용기를 잃지 않는 무쏘의 뿔! 가리로다, 나를 찔러 나를 채워 가리로다. 낙망은 절대 금물이요. 낙방은 절대 축복의 희망이다! 오롯이 깨달을지니라! 삶의 화살 얼마나 많은 실패를 쏘아대야 하는가, 실패의 화살이 겹겹이 쌓여서야 가까워지는 과녁! 어찌 인생 살풀이 실패를 탓할 손가. 욕망의 집 실패와 성공, 그건 들숨과 날숨 같은 것, 바람들었다가 실패로 쌓여서 가까워지는 낙원이라는 걸 각성할 일이다. 거듭나는 거다! 인생유전 대기만성이니, 도전으로 나갔다가 낙방으로 돌아와 감기는 실패, 나를 버리지 않는 실패가 어찌 실패로만 끝나랴!, 풀어야 하느니. 바람바람 열망이 쌓이는 생명의 극점 급기야 터지는 희열 웃으라. 웃으면 풀리는 실패 세상 불꽃이 환하다! 낙방한 실패로 돌아와도 돌아와도, 나를 버리지 않는 바람바람 모두어 절레절레 내가 진품이라고 웃으면, 그 누가 나의 진골, 눈물 어린 이내 명품을 탓하랴! 명품을 낳는 건 낙방과 실패란다! 내일의 명품을 찾아서, -정 목천沐川 (196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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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3 17:47

개학(開學)과 재학(再學)

학생들이 있는 집집마다 개학 준비로 분주하다. 중국에서 방학을 방가(放暇)라고 해서, 휴가(休假)의 뜻이 강하다면, 한국에서의 방학(放學)은 학교 밖에서 풀어놓고(放) 스스로 배우는(學) 배움의 연장이다. 한국인에게 배움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인생의 우선순위다. 전쟁 통에도 피난지에서 천막을 쳐놓고 배웠고, 공장 끝나고 야학을 하며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 돈이 없어도 배워야 하고, 병이 들어도 배워야 하고, 나이 들어도 배워야 한다. 코로나 전염병도 배움을 멈출 수 없으며, 어떤 이유든 배움을 포기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이며, 배움을 지속하는 것은 가장 위대한 인간의 모습이다. 오죽하면 죽고 나서도 후손들에게 자신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제사를 지낼 때 배우다(學) 살다간(生) 사람이라 써 달라고 하였을까? ‘현고학생부군신위(顯考學生府君神位)’ ‘평생 배우며 사셨던 우리 집의 어르신 나타나세요!’ 죽어서도 자식들에게 성공한 사람도, 돈 많은 사람도 아닌 평생 배우며 살았던 우리 아버지로 기억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유교 경전의 대표자인 <논어> 첫 구절은 배움의 기쁨(悅)에 대한 선언이다. 명품을 줄서서 사고, 새 차를 사는 기쁨도 있지만, 중독성이 강하고, 더 큰 물질적 욕망을 동반하기 때문에 소모적이고 일시적인 기쁨이다. 배움을 통해 꽉 막혔던 내 생각의 둑이 허물어지고, 새로운 생각과 만나 신세계를 만나는 기쁨은 그 어떤 기쁨과도 비교할 수 없는 희열(喜悅)이다. 거기에 배움을 함께하는 친구(朋)가 있다면 열락(悅樂)의 인생을 누리며 사는 것이다. 배움을 좋아하는 호학(好學)이나 모르는 것을 묻기 좋아하는 호문(好問)은 인간에 대한 최고의 찬사다. 나보다 어리거나 지위가 낮은(下) 사람에게 내가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恥)하지 않고 묻는 것은 성숙한 사람의 미덕이다. 인간은 배움을 통해 상승의 날개를 달고(下學上達) 저 먼 세상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배움은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이동하는 가장 효율적인 이동 수단이다. 한국인에게 배움은 책 속의 지식만은 아니었다. 집에서 부모에게 효도하고, 밖에 나가 사람 공경하고, 신의를 지키며 일처리 잘하고, 도리를 아는 사람이라면 학교 문턱에 가보지 못한 사람이라도 이미 배움을 이룬 사람이라고 여겼다. 학력은 높지만 도리를 모르고 인성이 안 된 사람은 헛배웠다고 비난받기도 한다. 배움은 지식으로서의 축적이 아니라 내 삶에 반영되어야 한다. 학습은 배움(學)이 습(習)이 되어 내 삶에 구동되어야 하는 것이다. 배우고 그저 귓가에 스치는 바람처럼 배움을 흘려보낸다면 나에게 배움은 어떤 작용도 하지 않는다. 하나라도 배웠다면 어떻게 실천하고 내 삶에 반영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배움은 다섯 가지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넓게 배우고(博學, 박학), 깊이 묻고(審問, 심문), 신중하게 생각하고(愼思, 신사). 명확하게 판단하고(明辯, 명변), 독실하게 실천(篤行, 독행)하는 과정은 배움을 더욱 단단하게 하는 과정이다. 김장독을 제대로 묻으려면 넓게 파야하고, 깊게 묻어야 하고, 생각하고 파묻어야 하고, 제대로 독을 놓아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학생들은 개학(開學)하고 어른들은 재학(再學)해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산다. 밀쳐놓았던 책을 다시 꺼내고, 나의 삶을 치열하게 질문하여 부족한 것은 묻고(問), 넘치는 것은 깊이 묻어(埋) 버려야 한다. 이제 배움은 출세나 과시의 도구가 아니라 나를 위한 일에 온전히 사용되는 위기지학(爲己之學)이 되어야 한다. 배움을 갖고 태어난 생이지지(生而知之)가 아니라면, 열심히 배워서 깨우치는 학이지지(學而知之)는 되어야 한다. 그것도 안 된다면 열심히 반복해서 깨우치는 곤이지지(困而知之)도 마다할 이유는 없다. 배움이 중지된 삶은 정신적인 혼수상태에 빠진 것이다. 꽃이 피고(開花), 배움이 열리는(開學) 때에 마음의 문을 열어(開心) 나의 수준을 높여 더 좋은 삶으로 나아가는 개선(開善)하기 딱 좋은 때이다. 다시(再) 공부(學)하자! /박재희 석천학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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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3 17:46

끝 모를 '관할권 다툼'

언제부터인가 새만금 얘기를 꺼내면 짜증을 내는 주변 사람들이 더러 생겼다. 착공한 지 30년 넘게 터덕거리면서 개발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자 그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전북의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새만금의 기대를 접지 못하는 것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역동적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최근엔 가시적 움직임도 구체화되는 가운데 군산시와 김제시의 관할권 다툼이 다시 불거져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전북도가 새만금 사업을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기 위해 추진하는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 도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지루하게 관할권 공방을 벌였던 1·2호 방조제 악몽을 떠올리며 혹여 제2라운드 분쟁이 재연되지 않을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같은 해묵은 분쟁은 지난 2021년 2호 방조제 관할권 논쟁이 김제시로 최종 확정됐음에도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2020년 11월 개통한 새만금 동서도로 관할권까지 겹쳐 갈등을 증폭시킨 셈이다. 그 배경에는 신설 도로 관할권을 거머쥐면 2호 방조제 안에 조성 중인 인구 2만 5천명 규모의 수변도시를 비롯한 새만금의 노른자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노림수가 있다. 양측은 2호 방조제 밖에 있는 신항만을 둘러싸고도 자존심 대결을 벼르고 있다. 동북아 물류 허브로 경제 유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 만큼 쟁탈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3개 자치단체간 갈등 조율을 위해 출범한 새만금권역 행정협의회가 민선 8기 이후 처음 열려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을 위한 공론화에 의견을 같이한 것이 지난해 8월이다. 불과 6개월도 안돼 공식기구에서 공감한 핵심 현안을 거리낌없이 뒤집는 것은 주민 대표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대목이다. 관할권을 놓고 그동안 법적 소송을 불사하며 소모적 갈등과 분쟁을 통해 얻은 것이 무엇인가. 밥그릇 싸움에만 골몰하는 두 자치단체간 난기류에 휩싸이면서 내부 개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만금 특별자치단체 설립은 3개 자치단체간 연대와 협력을 통해 내부 개발 가속화와 함께 공동사업 효율적 추진에 방점을 두고 있다. 전북의 현주소를 나타내는 각 분야 지표가 전국 하위권을 맴돈 지는 꽤 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가올 미래까지 인구 감소, 취업률, 경제 성장 잠재력 등이 어둡다는 전망지수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더 나아가 지역 소멸 위기까지 심각하게 거론되는 마당에 자치단체의 극단적 이기주의는 전북을 후퇴시키는 요인이다. 바꿔 말하면 자치단체간 연대와 통합만이 상생의 지름길이라는 뜻이다. 갈수록 피폐해지는 현실에서 에너지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관건이다. 그 대안 중 하나가 바로 광역 메가시티다. 타시도 움직임이 활발한 것과 달리 전북은 통합 논의조차 쩔쩔매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군산시와 김제시가 자기 중심적 편향 논리를 앞세워 사사건건 충돌하는 모양새다. 타시도의 메가시티 흐름을 따라 가지는 못할 망정 소지역주의 관할권 다툼이 웬말인지 묻고 싶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02.23 17:18

올바른 이해를 통한 주민참여가 마을의 변화를 만든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마을의 모습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마을에 오래전부터 살아온 주민일 것이다. 또한 생활 속에서 불편하고 필요한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도 마을의 주민일 것이다. 도시재생사업은 사업 대상지 주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사업을 계획하고 실행한다. 그렇기에 지역, 마을의 모습과 현안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주민들과 회의, 워크숍, 인터뷰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소통·공유하며 사업을 진행한다. 도시재생사업에서 주민의 관심과 참여는 중요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이 마을의 주체로서 참여할 때 잘못된 이해로 인해 공동, 공공을 위한 것이 아닌 개인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의견은 자칫 잘못된 관습이나 이해관계로 사업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어려움을 줄일 수 있을까?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는 주민의 올바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교육을 통해 그들의 의견과 참여가 가벼운 것이 아닌 우리 마을이 변화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그린신복마을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서는 주민교육사업으로 도시재생대학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고령인구가 많은 우리 마을의 특성상 정형화된 이론학습형 교육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우리 마을은 단계별 프로그램(기본교육-우리동네디자인-주민공모사업)을 통해 기본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학습과 더불어 문제점을 도출하고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실행해 볼 수 있는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작년 도시재생대학은 기본과정 '도시재생 사례 들여다보기', 워크숍 '우리동네 현황 파악하기', 우리동네디자이너 '마을문제 인식과 주민의식 조사', 주민공모사업 '주민참여 여가교실'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워크숍 '우리동네 현황 파악하기'에서는 우리 마을의 문제점 등에 대해 주민들과 함께 이야기하였다. 그 중 골목길 환경개선, 쓰레기 문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먼저 우리 마을 쓰레기 정거장을 직접 청소해 보았다. 또한 진행하는 과정을 공유하기 위해 영상으로 제작하였다. 이후 결과공유회 때 주민들과 함께 영상을 시청하며 소감과 평소 생각했던 지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고, 직접 실천해 보고 피드백하는 과정을 통해 평소에 자칫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부분들이 함께 가꾸어 나갈 때 변화한다는 걸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주민공모사업의 일환으로는 '주민참여 여가교실'을 진행하였다. 주민들이 모여 평소 일과시간 중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해 보자! 라는 니즈로 시작하게 되었다. 마을 내 단순한 여가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었지만 “우리 다음에 볼 때까지 잘 지내고, 다시 만나자”라며 무료한 생활 속에 안부를 물으며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소통·만남의 장이 되었다. 이렇듯 다양한 형태의 교육들은 주민들에게 올바른 이해와 의식을 싹트게 해 점진적으로 마을에 좋은 영향력과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도시재생은 주민의 관심과 책임감, 성숙한 참여가 있을 때 우리 지역, 마을의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최선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갖게 된다. 그렇기에 오늘도 나는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동행할 것이다. /박주연 팔복도시재생지원센터 선임코디

  • 오피니언
  • 기고
  • 2023.02.23 15:19

가족이 저소득층으로 생활이 어렵습니다. 제가 군대를 꼭 가야하나요?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대한민국 헌법'과 병역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합니다. (병역법 제3조) 다만, 특별한 사유에 의하여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 본인의 신청에 의해 병역감면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병역법에서는 저소득층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본인이 아니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서 가족의 '부양비', '재산액', '월 수입액'이 법령에서 정한 기준에 모두 해당하면 병역이 감면되는 생계곤란병역감면 제도가 있습니다. 첫째, 부양비는 가족 중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을 초과하는 경우에 부양비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게 됩니다. 부양비는 부양의무자가 남자인 경우 1명당 피부양자 3명 이상, 여자인 경우는 1명당 피부양자 2명 이상일 때 부양의무자의 부양 능력을 초과하는 것으로 봅니다. 둘째, 재산액 기준은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여 결정하는데 2023년 기준은 전년 기준인 8630만원보다 850만원 증가한 9480만원 이하입니다. 셋째, 월 수입액 기준은 보건복지부 고시 의료급여 선정기준을 적용하여 결정하고, 병역의무자 가족 수에 따라 기준금액이 달라집니다. 올해는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할 경우 전년 기준인 204만8432원보다 11만1954원 증가한 216만386원 이하입니다. 생계유지곤란사유 병역감면 제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병무청홈페이지→병역이행안내→병역감면→생계유지곤란사유 병역감면’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사전에 자가진단을 받고자 할 경우에는 ‘병무청홈페이지→병무민원→민원안내→생계유지곤란사유 병역감면원(자가진단)’에서 가능합니다. 생계유지곤란사유 병역감면과 관련한 구체적인 상담은 전북지방병무청 병역판정검사과 생계처리계(063-281-3233, 3186)로 문의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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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3 15:19

전북금융도시추진위 ‘금융도시 지정’ 총력을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다. 전북금융센터 건립과 글로벌 금융사 및 자산운용사 집적화 등을 통해 전북을 연기금 특화 국제금융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제19대 대선에서 전북을 서울과 부산에 이어 제3금융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지역발전 현안으로 떠오른 금융중심지 지정에 전북도가 역량을 집중한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동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2019년 금융위원회가 전북(전북혁신도시) 제3금융중심지 추가 지정을 검토했으나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류했다. 이후 윤석열 정부가 전북 공약에 반영하면서 지역발전 현안으로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논의가 재점화됐다. 22일에는 전북 금융도시 조성정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힘을 실어줄 ‘전라북도 금융도시 추진위원회’가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한번의 실패를 경험삼아 이번에는 금융도시 지정을 위해 철저하게 대비하고 나선 것이다. 전북 금융도시 추진위원회는 정·관계와 금융계, 기업인, 언론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추진위원회는 앞으로 전북을 글로벌 자산운용 중심 금융도시로 도약시키기기 위한 현안과 금융중심지 지정, 그리고 한국투자공사·한국벤처투자 등 자산운용에 특화된 금융공공기관 유치 작업에 힘을 모을 방침이다.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도 적지 않다. 추진위원들이 지적한 것처럼 지역 정주여건 개선과 한국투자공사 등 금융공공기관 유치, 전북금융센터 건립 등 시급한 현안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은 현 정부의 공약이다. 중앙정부를 상대로 차질 없는 이행을 이끌어내 전북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금융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가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공식화한 만큼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국민연금공단과 함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자산운용에 특화된 금융공공기관 유치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각 분야에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전북 금융도시 추진을 위해 모였다. 지역사회와 함께 위원들의 역량을 총결집해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올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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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2.23 12:13

조합장 선거 돈 쓰는 후보 떨어뜨려라

조합장은 흔히 풀뿌리 경제 수장이라고 일컬어진다. 주민들과 가장 접점에서 호흡하는 이들은 농협이나 수협, 축협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풀뿌리 경제 활성화에 나름대로 기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오는 3월8일 실시되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22일까지 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자는 전북지역 111개 조합에서 총 253명에 달한다. 전북지역의 농·축협 94곳, 산림조합 13곳, 수협 4곳 등 총 111개 조합에서 조합장을 뽑는 이번 선거에 예상 선거인(조합원) 수는 24만 9382명이다. 평균 2.27대 1의 경쟁률이다. 전북지역 경쟁률은 지난 2015년 제1회 조합장선거(2.7대 1), 2019년 제2회 조합장선거(2.6대 1)와 비교해 약간 낮아졌다. 익산망성농협, 부안중앙농협, 부안군산림조합 등 3곳은 무려 5대 1의 경쟁률을 보일만큼 치열하다. 후보자가 단독 입후보해 무투표 당선된 곳은 김제수협 김영주 후보 등 총 21곳이나 된다. 나름대로 조합원들의 신망을 두텁게 얻었기에 선거를 치르지 않고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다. 그런데 이번 조합장선거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공명선거다. 금품과 향응을 통해 당선된 조합장이 향후 어떻게 일할 것인지는 불문가지다. 총선이나 지방선거와 달리 조합장선거는 박스선거의 성격이 강하고 후보자와 유권자가 서로 잘 아는 까닭에 혼탁하다는 지적이 계속 이어졌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이런 오명을 벗어던져야 한다. 23일 시작된 선거운동은 3월 7일까지 이어지는데 모두가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24만9382명이나 되는 조합원들이 앞장서서 공명선거 문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조합을 위해 헌신할 사람을 뽑아야지 금품이나 향응을 통해 마음을 얻으려는 사람이 과연 조합장 자격이 있기나 한가, 반문해야 한다. 금품선거 뿐 아니라 허위사실 공표, 후보자 비방, 임직원의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등도 뿌리 뽑아야 한다. 그동안 전북은 물론, 전국적으로 크고작은 선거법 위반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반세기전 자유당때도 아닌데 고무신 선거, 홍어선거, 돈 선거가 횡행해서야 말이 되는가. 명실공히 조합원과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조합은 제대로 된 조합장을 깨끗하게 뽑는데서 시작됨을 다시한번 되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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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2.23 11:37

고군산 케이블카사업,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새만금 관광 활성화의 앵커시설로 기대를 모았던 고군산군도 케이블카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 사업의 열쇠를 쥐고 있는 새만금개발청이 재검토하기로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새만금청은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새만금 관광과 지역경제를 위해 좀 더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면 한다. 2019년 첫발을 뗀 고군산 케이블카사업은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에서 무녀도까지 4.9㎞ 구간에 사업비 975억원을 들여 해상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도심에서 벗어나 푸른 바다 위로 아름다운 해안절벽이 펼쳐진 고군산군도의 해상경관을 조망할 수 있어 지역사회의 큰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고군산군도는 지난해 12월 CNN이 선정한 ‘아시아에서 가장 저평가된 장소 18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될 만큼 숨은 보석이다. 또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명소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 뽑히기도 했다. 그만큼 높이 평가되는 곳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대표시설이 없어 관광 활성화가 되지 않고 있다. 고군산 케이블카는 2019년 6월 새만금청과 새만금개발공사, 군산시가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타당성 용역까지 마쳤다. 상당 부분이 군산시 관할구간이어서 이를 새만금사업 지역에 편입시키는데도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새만금청은 입장을 바꿔 수익사업인 케이블카를 공기업이 추진하는 게 적절치 않고, 공익성도 크지 않아 토지 수용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발을 빼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새만금 사업지역 편입을 포기하고, 새만금특별법이 아닌 국토계획법 적용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토지 협의 매수 및 선투자가 어려워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케이블카사업은 지자체들이 서로 관광 활성화를 내세워 전국적으로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환경·생태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는 곳이 여럿이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울산의 영남알프스케이블카, 대구 팔공산 갓바위케이블카, 부산 해운대 해상관광케이블카 등이 그러하다. 반면 미륵산과 한려수도를 조망할 수 있는 통영 케이블카나 다도해의 금빛 낙조를 볼 수 있는 목포 해상케이블카 등은 호평을 받고 있다. 새만금청과 군산시, 새만금개발공사는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새만금청은 홈페이지에서 관광거점화로 고군산 케이블카를 내세우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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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2.22 18:01

무임승차, 적자가 아닌 동행의 길

65세 이상 어르신 지하철 무임승차 해결방안을 둘러싸고 사회적 관심이 촉발되고 있다. 논의의 출발은 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무임승차에 따른 적자운영을 극복하기 위해 무임승차 연령 상향 등 대중교통 요금 시스템 개선이라는 재정적 측면이었다. 그렇다면 적자 원인이 어르신의 무임승차 때문인지 살펴보고, 영업손실 대비 무임승차의 비중은 어느 정도 인지, 사회적 편익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논의해 보아야 할 것이다, 먼저 살펴볼 것은 적자 원인이다. 국회로 제출된 대한교통학회에서 발주한 중간보고서는 “적자의 원인이 무임승차가 아니다”라는 분석자료가 있다. 도시철도 무임수송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운송 횟수 및 열차 편성횟수는 변화가 없다”며 운영비 증감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또, 비용측면에서 “중앙정부에서 받은 교부세를 도시철도 운영지원금으로 활용해도 되며 2022년에는 1,455억원을 도시철도 노후시설 및 노후차량 개선을 위해 지급했다”라는 내용도 있다. 이렇듯 과연 적자의 원인이 무임승차에 있는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살펴 볼 것은 영업손실 대비 무임승차 비중이다. 2017년~2021년까지 철도통계연보를 보면, 2017년~2019년까지 서울교통공사 영업손실은 5,200억에서 5,300억원이며 무임승차 비중은 2,800억원에서 3,000억으로 약54%에서 57% 정도 차지한다. 그러나 2020년은 영업손실 대비 무임승차 비중이 19.8%, 2021년에는 24.6%로 낮아지고 있다. 이는 무임승차 비중이 줄어들었다는 통계로 볼 수 있다. 무임승차에 따른 사회적 편익 또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2014년 펴낸 ‘교통부문 복지정책 효과분석’ 연구보고서는 노인 무임승차로 이동권을 보장한 덕에 경제활동을 통한 의료비 절감(230억원), 기초생활급여 예산 절감(908억원), 관광산업 활성화(131억원), 극단적 선택 감소(617억원), 우울증 감소(322억원), 교통사고 감소(1,152억원)등의 편익을 발생시킨다고 분석했다. 2012년 기준 3,136억~3,361억원(2020년 기준 3,65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 약3천억원을 보전 할 뿐만 아니라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2021년 2월 17일) 자료에 의하면 2018년 43.4%로 OECD 평균(14.8%)의 3배 수준이며, 주요 5개국(G5)인 미국(23.1%), 일본(19.6%), 영국(14.9%), 독일(10.2%), 프랑스(4.1%)와 비교해보면, 격차가 최소 20% 이상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움직이는 지하철 빈자리에 몸을 실었을 뿐이다”는 어느 어르신의 자조 섞인 독백이 떠오른다. 비용만을 고려하여 퍼주기로 매도되어서도, 장래에 젊은이가 부담해야 할 몫이라는 세대 갈등으로 인식해서도 안된다. 무임승차라는 비판적 통념을 가진 시각에서 벗어나 현시점에서 어르신들과 현세대가 동행 할 수 있는 작은 발판의 시작임을 인지해야 한다. 무임승차를 통해 구세대와 현세대 그리고 미래세대가 함께하는 공존의 장이 더욱 활성화되어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간다면 분명한 플러스 경제가 될 것이다. /이원택(더불어민주당 김제.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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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2 15:19

강한 경제 전주! 실현에 지역건설인 모두의 역량을 모아야

디지털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조간신문에 인쇄된 활자를 살펴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필자의 오래된 습관이다. 활자를 보아야 신문을 읽는 것 같은니... 이젠 나도 구 세대인 것 같다. 최근 읽은 전북일보 오피니언란의 글 '1966년 266만 전북인이 177만으로 감소, 1인당 총생산 2,900만원으로 전국 최하위, 전주·익산·군산·완주를 제외한 전북지자체 소멸위기, 전북낙후의 근본적인 치유책은 기업유치'에 공감한다. 가끔 시간이 무료해지면 전주의 구 도심 거리인 충경로(관통로), 웨딩거리, 경원동 일대 구도심을 돌아보는 것은 필자의 오랜 취미이다. 도심 돌아가는 상황을 살피며 건강을 챙기고 반가운 지인을 마주치기도 하는 1석 3조 취미이다. 지역을 알기에는 도심을 도보로 돌아보는 것 만 한 게 없다. 도심을 돌아보면 과거 전주 상권의 핵심인 충경로와 팔달로의 몰락을 실감한다. 충경로 4거리 관통약국을 제외한 3곳이 공실이 된 지가 오래이다. 민중서관이 있던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데!! 한옥마을 역시 중심부를 조금만 벗어나면 공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서부신시가지 혁신도시도 상황이 심각하다. 전주의 무엇이 잘 못 되어 이렇게 되었단 말인가? 지역에 돈이 없기 때문이다. 결론은 돈과 사람이다. 지역을 지탱할 먹거리(돈)가 없으니 경제활동 주체인 사람이 지역을 떠나고 지역에 돈이 없으니 사람이 떠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도심의 몰락은 건물주나 상가번영회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의 모든 역량이 집결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민선 8기를 출범한 전주시는 강한 경제 전주! 실현을 위해 전주공설운동장과 대한방직개발, 재개발과 재건축업무를 전담 할 시장직속 기구를 신설하고 도시개발을 저해하는 용적율, 개발행위 제한 등 각종 규제를 철폐하였다. 민선 6,7기 내내 도시개발을 제한한 전주시정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는 꾸준하게 제기되었다. 도시개발규제를 좀 더 일찍 완화했더라면 전주시는 지금과 다른 모습일 것이다. 민선8기 도시활성화 정책에 전주시민 대부분은 지지를 보낼 것이라 생각한다. 전주시가 처한 상황이 녹녹하지 않다. 코로나 이후 세계적인 경제긴축으로 양털깎기가 진행중이다. 금리는 인상되고 기업은 신규 투자를 망설인다. 인생은 타이밍이라는데. 규제철폐를 통한 경제활성화를 추구하는 전주시가 마주한 타이밍이 좋지 않다. 깊고 좁은 긴 터널을 지나야 할 듯하다. 건설공사의 원도급 수주는 기업유치에 비유할 수 있다. 전북의 주류 정치세력이 야당이 된 지금 기업유치를 위한 정부 여당의 지원을 받기 어려운 마당에 건설공사의 지역건설사수주를 통한 일자리 창출은 더 절실하다. 건설공사는 착공~준공까지 오랜 기간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어 지역을 살찌운다. 최근, 아파트 미 분양이 속출함에 불구하고 군산에서 아파트분양을 1순위 청약에서 완판한 시행사 대표를 만나보았다. 시행사가 전북업체임에 불구하고 분양을 생각하면 수도권 1군 건설사를 시공사로 할 수 밖에 없었다 한다. 회사의 운명을 걸고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지역에 1군 건설사가 있고 없고는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필자는 전북전문건설협회장을 역임하면서 전북에 1군 건설사가 없는 탓에 수도권과 광주권 건설사에 빼앗기는 형국을 만회하기 위해 전북도와 전주시에 하도급전담부서 설치를 이끌어 내고 공무원과 원팀(ONE TEAM)이 되어 건설회사 본사를 방문하여 전북건설업체에 수주되게 하는 많은 성과를 이룬바 있다. 민선 8기 전주시 첫 조직개편에서 전주시 하도급전담부서가 없어진 것이 못내 아쉽다. 강한 경제 전주!라는 좌측 깜박이를 켜고 우회전 해버린 형국이다. 왜? 라고 묻는 지역건설업계에 뭐라 설명 할 말이 없다. 지역건설업계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아쉬움이 크다. 전북의 건설기업인인 필자는 그동안 전북이 아닌 타 지역공사를 수주하여 우리 지역 건설근로자의 일자리를 만들어 전북을 살찌웠다. 앞으로도 그러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조상 대대로 전북에 터 잡고 살아온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도리라 생각한다. 전북과 전주시의 발전에 어떻게든 힘을 보탤 것이다. 건설공사의 지역건설사 수주는 강한 경제 전주를 실현하여 전주를 다시 전라도의 수도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 할 것이다. “강한 경제 전주 실현”에 지역건설인 모두의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김태경 전 전북전문건설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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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2 15:19

신(新)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위하여

최근 물가가 비상이다. 2022년 8월의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8.3%였고,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5.7%였다. 물가가 급등하다보니 급기야는 난방을 포기하는 가정도 생기고 있다. 금리는 어떤가? 미국 연준이 지난 해 기준금리를 1회에 0.75% 이상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4번 연속 밟으면서 한 때 마이너스까지 기록했던 이자율이 지금은 4.75%대로 치솟았다. 우리나라는 작년 5월 1.75%였는데 금년 1월에는 3.5%가 되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2020년 –0.7%를 기록한 경제성장률은 금년에는 1.7%를 예상하고 있다. 경제상황이 왜 이렇게 어렵게 변했을까? 몇 가지 구조적인 문제들이 있다. 아담 스미스는 “우리가 저녁식사를 먹을 수 있는 것은 푸줏간∙양조장∙빵집 주인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는 그들의 욕구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합리적인 경제주체, 즉 호모 이코노미쿠스들이라는 말이다. 합리적인 경제인 모델 하에 2차 대전 후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는 발전했고 물가는 낮은 상태를 유지하였다. 물론 1970년대 석유파동, 2008년 금융위기 등이 있었지만 곧바로 반등하여 세계 경제성장률은 일관되게 우상향하였다. 이와 같은 세상에서는 모든 것이 다 계획한 대로 된다. 안정된 직장에서 평생을 일하면서 얻은 급여소득으로 자녀 교육시키고 생활할 수 있었다. 남은 소득은 착실히 저축하고 토지 등에 투자하면 노후 생활이 보장되었다. 한 개인의 생애동안 세계경제규모는 커지고 소득은 향상되는 선순환 사이클이 계속되었던 것이다. 이런 장기 호황은 기술은 늘 발전하고, 석유를 비롯한 자원은 언제나 풍부하게 쓸 수 있으며, 세계는 평화롭다는 전제 하에 이룩되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종말이 왔다. 일찍이 리처드 하인버그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제로가 되었다고 했다. 지난 30여 년간의 초저금리 시대 동안 최고조로 팽창된 통화는 인플레이션이라는 귀신의 옷을 입고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세계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원자재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밀, 석유, LNG 등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은 경제계획 자체를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경기순환의 주기는 계속해서 짧아지고 있다, 불황과 호황을 순환하는 패턴 자체가 사라졌다. 인구는 데드크로스를 맞아서 총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인구구조 또한 급격하게 고령화시대로 진전되고 있다. 부동산 값은 이미 너무 올랐다. 이처럼 급격하게 변해버린 경제 여건이지만 극복해나가야 한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불가측성 시대의 새로운 경제관념이 요구된다. 이를 신 경제인(Neo- Homo Economicus)이라 칭하고 싶다. 첫째, 세계적인 흐름을 읽고 장기적인 안목을 키워야 한다. 단기적인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찾아내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둘째, 기존에 당연한 것들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예전의 생존 전략을 과감하게 탈피하여 새로운 영역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셋째, 지역 내외에서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 어려울수록 이웃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쉽지 않은 세상이지만 궁즉통(窮卽通), 꺾이지 않는 절실함으로 자세히 보면 새로운 ‘길’ 신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전략이 보일 것이라 믿는다. /김광휘 행정안전부 지역경제지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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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2 15:14

전북대총장의 위상과 행보

1994년 전라북도 김제시 진봉면 정당리에 함태영 선생 관련 기념비가 건립된 적이 있다.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 함태영은 함경북도 무산 출생인데,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48인의 한 사람으로서 활약했고, 제3대 부통령을 지낸 바 있다. 김제 진봉이나 성덕에 함씨 후손들이 살고 있고 함태영과 관련된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전해질 뿐 그와 관련된 기념비가 왜 김제에 있는지 명쾌한 설명을 해주는 이들이 없어 답답할 뿐이다. 어쨌든 지금 함태영을 기억하는 이들은 거의 없지만 그의 아들 고 함병춘은 많은 이들의 뇌리에 뚜렷하게 각인돼 있다. 1983년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그는 순방길에 동행했다가, 미얀마 아웅산 묘소에서 테러 사건으로 폭사했다. 연세대 교수 생활을 하던 중 1970년 박정희대통령 외교안보 담당, 정치담당 특보를 지낸 그는 주미대사도 역임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에서 수학한 고급 두뇌들은 조국이 어려울때 독재정권의 하수인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장관이나 수석비서관 등으로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특히 서강학파의 거두로 일컬어지는 남덕우 교수는 경제기획원장관, 부총리를 지내면서 대한민국 경제정책을 오랫동안 진두지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서강학파는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의 경제 성장을 이끈 서강대 교수 출신 경제 관료를 지칭하는데 남덕우 전 총리, 이승윤ㆍ김만제 전 부총리를 필두로 김덕중 전 교육부 장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이 유명하다. 이들은 전형적인 성장주의자로 재벌 우선, 수출 지상주의, 선 성장ㆍ후 분배 등을 주창해왔다. 학자의 현실정치 참여는 논란을 낳기도 하지만 어쨋든 폭넓은 인맥과 정제된 이론으로 무장된 이들이 사회에 기여한다는 긍정적 측면이 없지는 않다. 어제(22일)는 국가거점 국립대학인 전북대학교의 학위졸업식이 열렸는데 코로나로 인해 사실상 4년만에 진행된 행사여서인지 전북대 주변은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전북대는 1947년 설립된 이리농과대학과 전주 명륜대학, 군산대학관을 모태로 설립됐는데 지역사회에서 교수들의 사회참여가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멀리 갈것도 없이 전북대 교수 출신인 최규호∙김승환∙서거석 등이 잇따라 전북교육감을 지내고 있는게 대표적 사례다. 특히 전북대총장은 나름의 권위를 지니고 있다. 고건 전 총리의 아버지(고형곤)가 제2대 전북대총장이었던게 눈에 띄고, 민주화 이후 선거로 김수곤 총장(1990.9∼1994.8) 이래 장명수, 신철순, 두재균, 서거석, 이남호, 김동원, 양오봉 총장이 바통을 이어왔다. 이중 지역사회에서 지명도가 높은 이남호 전 총장이 이달말 명예퇴직을 단행,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으로 2년이 지나서 정년을 하게되면 그것은 국가의 명령으로 (나의 의사와 무관하게) 그만두는 것이기에, 지금 딱히 결정된 것은 없지만 스스로 결정하려고 한다”는 그의 차기 행보가 주목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3.02.22 14:45

길 위의 비극 로드킬, 철저한 예방 대책을

야생동물이 찻길에서 사고로 죽는 로드킬이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빈발하고 있다. 지난 2018년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동물 찻길 사고 조사 및 관리지침’을 제정해 로드킬 예방에 나섰다. 또 로드킬 사고가 잦은 구간을 선정해 ‘동물 찻길 사고 저감대책’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수많은 야생동물이 우리 주변의 도로 위에서 죽어가고 있다. 전북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도내에서 발생한 로드킬 사고는 8049건이다. 집계된 사고만 한 해 평균 1600건이 넘는다. 여기에 신고되지 않았거나 도로에서 사체가 발견되지 않은 경우까지 합하면 도로위의 비극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국내에서 로드킬은 2000년대 들어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사회적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로드킬 사고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아닌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우선 생명에 대한 윤리와 생태계 보전의 관점에서 로드킬 방지 대책이 요구된다. 특히 동물은 물론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불안 요소라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도로 위 예상치 못한 동물 사체를 피해 중앙선까지 넘나드는 차량들로 인해 2차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로드킬은 야생동물의 활동량이 증가하는 봄철에 특히 많다. 우선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고, 사고 발생시 후속 차량을 위한 안전조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무엇보다 도로 관리기관인 한국도로공사와 국토관리사무소, 그리고 각 지자체가 로드킬 방지 대책을 체계적으로 수립·시행해야 한다. 고속도로에 비해 생태통로와 울타리·펜스 등 로드킬 방지 시설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도와 지방도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로드킬 저감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야생동물 유도 울타리를 늘려야 한다. 또 야생동물의 도로 진입을 막기 위해 도로 가드레일의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인간과 동물의 활동 폭이 넓어지는 봄이 바짝 다가왔다. 인간과 야생동물의 공존을 위해 도로에 나선 운전자들의 세심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더불어 지자체와 도로 관리기관의 적극적인 시설 정비와 관리 대책도 요구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2.22 12:16

전주을 재선거에 쏠리는 시선

4월 전주을 재선거를 둘러싼 이상 기류가 심상찮다. 선거 초반엔 민주당 텃밭서 치러지는 데다 지지 기반이 강력한 민주당이 무공천을 결정함에 따라 맥빠진 선거전을 예상했다. 지난해 5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이상직 전 의원이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자 정치권에선 민주당 후보와 이곳에 공을 들인 정운천 의원의 빅매치를 점쳐온 게 사실이다. 그런데 돌발 변수가 생겼다. 민주당 불참에 반발한 임정엽 김호서 후보가 탈당을 결행하고 선거전에 뛰어든 것. 실제 이들이 가세함으로써 선거 분위기는 달아오르고 중반 레이스는 정운천-임정엽 양강 구도로 좁혀지고 있다. 여기서 관전 포인트는 후보들이 이구동성으로 정 의원의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를 만류하며 불출마를 종용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국민의힘 경쟁 후보조차 이들과 같은 입장을 취하며 협공하는 양상이라 정 의원 입장에선 사면초가에 놓인 형국이다. 정 의원도 최근 이같은 선거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여당에 맞서 야권 후보가 다자 구도로 짜여진 지금의 상황에선 수세에 몰리는 흐름이다. 그런데다 당내 분위기가 3월 8일 지도부를 구성하는 전당대회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운신의 폭도 자유롭지 못한 국면이다. 그런 가운데 20일 전주 사무소 이전 개소식을 통해 사실상 재선거 출정식을 한 셈이다. 그는 비례대표 한계를 딛고 여당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호남 가교 역할에 의미를 부여한 뒤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야당 일색인 전북 정치권에서 정부 여당과의 소통 창구는 지역 현안 해결의 마중물이라 평가할 수 있다. 지난해 전북특별자치도법 국회 통과에서 보여준 김관영 지사와 한병도 민주당 도당위원장과의 여야 찰떡궁합이 회자된 것도 그 때문이다. 전주을 지역구의 민심 동향도 이번 선거에 도전장을 낸 후보자에겐 매력적이다. 민주당이 대진표에서 빠짐에 따라 기존 지역 정서보다는 인물 경쟁력에 주목도가 높아진 상태다. 유권자 분포로 볼 때 대체로 아파트 원룸 중심 직장인들이 많아 이들이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전주의 강남’ 으로 불리는 서부신시가지를 중심으로 도청 교육청 경찰청 등 관공서를 비롯해 전주대 상공회의소 금융기관 등이 몰려 있는 곳이다. 아무래도 세상 돌아가는 일에 민감한 편이다. 그동안 정치적으로 이 지역과 거리를 뒀던 임정엽 김호서 후보가 무소속 임에도 끈끈한 인연을 내세우며 뛰어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주대 총동창회장과 초창기 도의원을 지낸 임 후보는 작년 전주시장 선거 후보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해 저력을 보였다. 도의원 3선에 도의장까지 역임한 김 후보도 이 지역에서 20년 넘게 살며 잔뼈가 굵은 곳이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재선거와 연계된 민주당의 내년 총선 전략이다. 지역구의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 전략적으로 한 후보자에 대한 ‘몰빵 지원’ 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런 점에서 후보 간 다자 구도 대결은 정 의원에게 일단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는 20대 총선 때 3자 대결에서 당선,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 이에 맞서는 측은 먼저 임정엽-김호서 후보 단일화가 핵심 전제조건이다. 현재까지 추이로 봐선 분위기 또한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복당 1년여 만에 탈당한 두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미운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할 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1년 후 지역구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 입장에선 공식 불참 입장을 밝혔다고 해도 지지 기반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까지 포기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선택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02.21 18:45

전주 ‘공립치매전담시설’ 폭넓게 검토하라

전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공립치매전담 종합요양시설’ 건립사업이 적절한 부지를 찾지 못해 터덕거리고 있다. 이 사업은 국비와 지방비 170억원을 들여 150여명의 치매노인에게 전문적인 보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2026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지 물색이 어렵다면 쓰임새가 적은 공공청사나 부지 또는 학교시설도 폭넓게 검토해봤으면 한다. 또한 조심스럽긴 하나 완주군과 협의해 공동사용할 수 있는 부지 물색도 고려했으면 어떨까 한다. 당초 이 사업은 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에 따라 공립 치매전담형 시설을 확충해 치매인구 증가에 대비하고 치매환자의 공적 지원을 강화해 가족부양 부담 경감 및 공공성 강화에 기여하기 위해 출발했다. 전국적으로 공립노인요양시설이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130개소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전주시도 민선 8기 들어 우범기 시장이 ‘치매 안심도시 전주’를 만들겠다며 공약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요양시설이 부지를 찾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2021년 6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부지 선정공고를 냈는데 부지선정위원회 심사 결과 모두 ‘부적격’으로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전주에 주사무소 또는 산하시설을 둔 사회복지법인 및 비영리법인을 대상으로 토지사용승낙 공개모집을 실시했으나 마땅치 않아 시유지 물색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공립치매전담요양시설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반드시 필요한 필수시설이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1년 65세 이상 노인 중 추정치매환자수는 88만여명이다. 전북은 4만6천여명으로 유병률이 11.65%에 이른다. 전남과 충남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이러한 치매환자는 계속 늘 것이고 치매환자 돌봄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치매환자 돌봄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 아니면 모르는 엄청난 고통이다. 결국 죽어야 끝나는 병이다. 하지만 공립치매전담 종합요양시설이 건립되면 치료 및 돌봄에 이르는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치매환자의 심리적 부담과 가족의 부양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전주시는 주간보호시설과 요양시설을 같이 운영해야 하는 등 주변 여건과 접근성을 함께 고려하다 보니 부지 물색이 더욱 어려운 듯하다. 그렇더라도 좀 더 다각도로 시야를 넓혀 건립에 차질을 빚지 않았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2.21 18:44

나는 꼰대일까?

‘쇼츠’나 ‘릴스’ 보는 것을 좋아하는 막내에게 한마디 했다. “네가 하루 10시간 스마트폰 해도 좋은데 조금 의미 있는 것을 하면 어떠니?”, 그러자 “아빠, 뭘 할 때 모두 의미가 있어야 해?”라며 되묻는다. “아니 모두 의미 있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긴 시간 뭘 하는데 의미 없이 하는 것은 삶에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서 그러지. 차라리 영화나 다큐를 보면 어떠니? 웹소설도 좋다.” 이제 중학생 되는 아이가 “알았떠.”라고 대답. 반응이 떨떠름해 보였다. 내가 국민학생 때 두꺼운 종이를 접어 만든 딱지부터, 문구점이나 동네 구멍가게에서 구입한 만화 캐릭터 그려져 있는 딱지를 친구들과 게임 해서 열심히 모으는 게 일이었다. 어느 때인가 딱지를 많이 땄다. 그 순간 이게 무슨 소용인가 하는 허무한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오락실 알게 되어서 열심히도 다녔다. 게임기에 50원 넣으면 시간 가는지 모르고 하게 됐다. 친구들이 뒤에 서서 구경할 정도가 됐다. 그럴 만도 했다. 학교 가기 전 아침에 오락실 들렀고 방과 후에도 찾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허무했고,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지치기와 오락실 게임과 같은 일은 방법과 내용만 달라졌을 뿐 나이 먹어서도 계속 반복됐다. 무언가 재미나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허무해지고 의미 없는 일의 반복이 삶으로 이어졌다. 꼰대는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켜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쓰던 은어였으나 근래에는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 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찾아 보니 10대와 20대 꼰대도 넘치는 세상이다. 나 또한 꼰대 짓을 하고 다닌 것은 아닌지? 강의실, 회의실이 주 무대였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교사나 청소년지도사, 상담사 등 청소년과 관계된 사람들 대상으로 강의를 수단으로 내 경험이나 지식이 모두인 것처럼 주장한 일들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 삶의 현장은 지구 안에 나만이 아는 먼지 같은 아주 작은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막내에게 전하는 내 이야기가 먹힐지 알 수 있다. 내 말이 옳다고 주장하기도 어렵다. 릴스 보다가 상상력이 향상되고 창의력이 넘칠 수도 있다. 어느 순간 허무함을 알게 되고 자신도 깨닫는 성찰의 시간을 가질지 누가 알까?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보는 것에 문제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또 한 면에 이를 통해 배우는 것도 많다. 중요한 것은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인데, 조절 능력은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성세대는 자신들이 행하는 모든 일들을 완벽하게 조절할 수 있나? 그렇지 않을 거다. 돌아보니 수십 년 전에 열심을 냈던 딱지와 오락실 등이 마냥 허무했던 것은 아니었다. 꼰대 짓이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강연이나 회의장에서 진정성 다해 어떤 본질에 대해 가슴으로 만난 일을 전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 순간이 진실이기 때문이다. 받아들이는 것은 타자가 선택해야 할 문제다. 말의 중심에 진실이 있다면 이미 꼰대는 아닌 게 된다. 다만 받아들이는 사람이 꼰대라고 하면 꼰대다. 타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우선시 되고 이후 그가 복이 될 수 있도록 제안이나 가치를 설명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배움이 크다는 것. 살다 보니 그 정도는 알겠다. 써 놓고 보니 막내에게 배움이 컸다. 나는 꼰대일까? /정건희 청소년자치연구소 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3.02.21 18:44

여론 뭇매 맞은 한국전통문화전당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직원 근무복으로 선정한 한복을 공개하자 세간에서 ‘일본풍 옷’이란 거센 비판을 받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도영 원장은 “이번 일을 겪고 사람들이 한복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복이 중국 의상이란 ‘동북공정’ 논란에 휘말리자 “한복을 지키자”는 여론이 강했다. 한복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새삼 놀랄 일은 아니다. 한복은 서양식 의복이 보편화되면서 침체일로에 있다. 전주시 출연기관인 전당이 근무복을 한복으로 한 건 잘했다. 문제는 편리성을 쫓아 생활 한복을 고르고 보니 “일본 주방장 옷 같다”는 전통성 시비에 여론의 질타를 받은 것이다. 의도는 좋지만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킬 전당이 대중의 선입견이나 그릇된 반일정서를 먼저 거론하기 전에 디자이너의 유명세나 편리성을 쫓아 개량된 한복을 근무복으로 선정한 건 아닌지 자문해야 한다. 전당의 근무복이 한복의 고유한 기준에 적합한지 세심한 감수를 거쳤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전당은 지난해 말 패션 전공자가 이사로 포함된 이사회에서 한복 근무복에 대한 품평을 가졌다고 했는데 ‘색상이 어둡다’는 평가 외에 제대로 감수가 안 된 것으로 여겨져 논란을 예상하지 못한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전당은 한복 근무복이 전주지역에서 업체를 운영 중인 디자이너에게 960만원을 주고 기성복을 단체 구입한 것이라고 했다. 전당은 왜색 논란 후 국내·외 패션쇼와 연예인들에게 한복을 입힌 유명 디자이너라고 두둔하는 입장을 취했다. 해당 디자이너는 한복 왜곡 논란에 선 바 있어 전당은 그런 그와 24일 한복문화창작소 개소식에서 협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역 일각에선 전당과 디자이너의 밀착된 관계는 아닌지 곱지 않은 시선도 보내고 있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이 한국현대문화전당이 아니라면 근무복 선정에 있어 보는 눈이 많은 만큼 폭넓은 인력풀을 구성해 철저한 검수를 거치고 전통을 올곧게 지키기 위해 대중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 오피니언
  • 김영호
  • 2023.02.2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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