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이낙연 전 대표의 독일 강연장에 해외 개딸들이 들이닥쳐 “이재명을 괴롭히지 말라” 며 깨진 수박의 현수막 시위를 벌였다는 뉴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국내에서도 모자라 해외까지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에 안타까웠다. 이재명 극렬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 의 막무가내식 돌출 행동은 국민 감정에 역행할 뿐 아니라 민주당 지지세에도 찬물을 끼얹는 건 물론 중도 확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상승 기류를 타는 상황에서 더더욱 안될 일이다. 오죽하면 올해 초 “자살골을 넣는 국민의힘의 반사 이익이라도 누리자” 며 극도의 자제령을 호소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 거대 양당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정치 혐오에 따른 통렬한 반성과 함께 제살깎기의 혁신 요구에 직면해 있다. 정치가 미래 성장 엔진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며 ‘기득권 정당’ 의 낙인이 찍힌 셈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유권자들은 벌써 이들 정당의 대안 세력으로 제3 정당 출현에 관심을 쏟고 있다. 여론조사에도 유의미한 수치가 계속 나와 심상찮은 기류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제3 지대에 대한 우호적 환경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실제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한국의 희망’ 이 지난 26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가졌다. 금태섭 전 의원도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가운데 재창당을 선언한 정의당도 제3 세력과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여야 모두 지지하지 않는다는 무당층이 30%에 육박한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 크다. 총선 공천이 다가올수록 친명-비명, 친윤-반윤의 잠재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변수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민주당 혁신 공천은 전북을 포함한 호남이 바로미터 역할이다. 텃밭을 자부한 만큼 그에 걸맞는 대대적 물갈이를 통해 추진 동력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천이 곧 당선을 의미하는 압도적 지지 상황에서 책임론 또한 만만찮다. 정치적 중량감이 떨어지는 현역 의원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다. 그런데다 김관영 지사가 이끄는 혁신 도정의 변혁 움직임이 유권자 시선을 사로잡으면서 그 흐름과 시너지 효과를 내느냐도 총선 관전 포인트다. 중앙당도 이런 민심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혁신 공천에 대한 특단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 물갈이는 최대 화두다. 이 때문인지 일찌감치 정치 신인들이 도전장을 던지며 새판짜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다. 신원식 전 정부부지사가 전주갑에, 황현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전주병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의겸 의원은 군산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고, 이환주 전 남원시장도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외에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김종훈 경제부지사도 고향 진안과 전주 쪽 명단에 올라있고, 이성윤 전 고검장과 심재철 전 지검장의 출마설도 끊이지 않는다. 일단 새로운 정치 세력 등장은 기득권 정치 구도에 변화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물갈이 열망이 강할수록 유권자는 물론 민주당 쇄신 의지도 불가피한 선택이 된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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