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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횡령 의혹, 전주시 보조금 관리 왜 이럴까

전주시의 주먹구구식 보조금 관리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 7월 청소대행업체의 부정수급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검찰로 송치된 가운데 이번에도 동종업체 2곳의 횡령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부실감독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민주노총은 10일 회견을 통해 청소대행업체인 ㈜청진㈜삼부와 관련된 부정채용부당수급 의혹을 폭로했다. 이들은2017년2018년 두 업체 대표가 배우자를 맞고용해 일도 시키지 않고 인건비를 부당하게 지급했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른 인건비 횡령보조금 2억여원을 환수하고 해당 업체와 계약을 해지하라며 전주시를 압박했다. 자녀, 배우자는 물론 친척까지 직접 고용하는 것도 모자라 이젠 배우자간 상호채용이란 편법을 통해 다른 회사와 보조금 횡령을 위한 짜맞추기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이뿐 아니라 감사로 채용된 다른 직원 월급은 실제 받은 액수와 시에 보고한 사후정산서 금액이 무려 4000여만원 차액이 발생함에 따라 횡령의혹이 불거졌다. 사후정산할 땐 1억 38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돼 있지만 통장에 입금된 돈은 6000만원 가량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보조금 부정수급 방식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경각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에 제기된 두 회사의 부정수급 의혹은 ㈜토우가 저지른 범행 수법과 동일하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유령 직원을 빙자하거나 횡령액수발생시기도 거의 비슷해 그 무렵 관리감독 직원들의 근무실태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눈먼 돈으로 인식된 보조금 부정의혹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단골메뉴다.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데도 이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은 어제 오늘 만이 아니다. 전주시가 지난 4월 민관위탁시설 재무감사를 통해 18건의 위반사례를 적발했다. 이번 경우와 같이 급여를 부적정하게 지급한 것이 대부분 이었는데도 이를 막지 못해 안타깝기 짝이 없다. 보조금 부정수급은 강력한 제재조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독버섯처럼 자란다. 무엇보다도 고질적 병폐를 끊어내기 위한 투명하고 원칙적인 심사과정이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보조금을 지급했으면 제대로 썼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도 기본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9.13 15:00

아파트 불법 전매 투기 끝까지 뿌리 뽑아라

전주시가 에코시티혁신도시의 아파트 분양권 투기행위와 관련, 지난달 1차로 100명을 경찰에 고발한 데 이어 지난 10일 2차로 271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전주시는 국토교통부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 등과 함께 합동으로 지난 6월부터 에코시티 데시앙 14블럭과 에코시티 더샵 3차 11블럭, 혁신도시 대방디엠시티 등 3개 단지를 대상으로 집중 조사에 나선 결과다. 합동조사반은 앞서 국토부로부터 불법 전매 의심 대상자 768명의 자료를 넘겨받아 조사를 진행해왔다. 조사 결과, 일가족이 포함된 20여 명이 10여 건을 불법 전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이 지난 5년간 전주지역에서 거래한 물건만 100여 건에 달할 정도로 조직적인 투기행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서도 지난 6월부터 에코시티 분양권 전매자 60여 명과 매수자 공인중개사 등 160여 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처벌 대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분양권 불법 전매와 투기행위는 부동산 거래시장을 왜곡하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전주 에코시티와 혁신도시의 경우 3.3㎡당 분양가격이 900만 원이 넘는 데도 당첨되자마자 수천만 원씩 프리미엄을 받고 거래되는가 하면 신규 아파트마다 1~2억씩 웃돈이 붙어 거래 되는 등 아파트값 상승을 부채질했다. 지난 연말에서는 12.16 부동산 규제 여파로 수도권 투기세력이 전주지역 신규 아파트 물량을 싹쓸이하면서 에코시티와 혁신도시 아파트값이 수천만 원에서 1억 이상씩 급등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행정당국의 부동산 투기 단속은 너무 형식적이었다. 전주 혁신도시와 에코시티 만성지구 효천지구 등 신규 아파트 분양권 전매행위가 극성을 부려도 제대로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다. 떳다방이 설쳐대고 미등기 전매행위로 수천만 원씩 프리미엄이 오가는 데도 단속실적은 미미했다. 결국 느슨하고 허술한 부동산 행정이 분양권 투기와 신규 아파트값 상승을 부추긴 셈이다. 이제 분양권 불법 전매 등 부동산 불법 거래행위에 칼을 빼든 만큼 아파트 투기행위가 완전히 뿌리뽑힐 때까지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 아파트 투기해서 돈 번다는 사회적 인식이 사라질 때까지.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9.13 15:00

자크 랑과 도서정가제법

프랑스 문화부 장관을 지낸 자크 랑. 지금은 프랑스 하원의원회 의원으로 활동 중인 그의 이름은 낯설지 않다. 병인양요때 프랑스가 약탈해간 외규장각 도서(의궤)를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던 그는 미테랑 대통령 시절 문화부 장관으로 있을 때부터 의궤 반환 문제를 주도적으로 제기해 성사시켰다. 문화 대중화에 관심이 깊었던 그는 특히 중앙정부에 집중되어 있던 문화권력을 분산시켜 지역의 문화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정책으로 지역문화를 활성화하고 각 도시마다 특색 있는 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성장할 수 있게 한 인물로 꼽힌다. 그러나 자크 랑의 이름을 기억하게 하는 것은 따로 있다. 그가 주도해 만들어냈다하여 랑법이라 불리는 도서정가제법이 그것이다.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도서정가제를 법제화(1924년)한 나라다. 그러나 대형서점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작은 서점들이 고사하는 위기를 맞자 1981년 미테랑 정부는 소규모 동네서점과 소형출판사를 보호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도서정가제법을 만들었다.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가격으로 책을 판매해 국민의 독서평등권을 확보하기 위한 이 법은 전국적으로 균형 있는 서적 유통망을 유지하고, 출판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기반을 만드는데 주효했다. 이 법의 시행으로 프랑스 도서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됐지만 프랑스의 도서정가제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도서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형온라인 서점 아마존의 상륙이 원인이었다. 프랑스 정부는 불공정 경쟁에 시달려야 하는 소규모 서점을 위해 더 강력한 법안을 만들었다. 반 아마존 법이라 불리는 도서정가제법이다. 이 덕분에 프랑스의 전통서점과 동네책방은 자유경쟁 시대에서도 살아남아 문화강국 프랑스를 지켜가는 상징이 됐다. 2003년부터 시행되어온 우리나라의 도서정가제가 개정 시한을 앞두고 있다.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따라 3년마다 타당성을 재검토하는 과정에 따른 것인데 올해는 2014년 개정된 현행 도서정가제에 대한 찬반 입장이 팽팽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프랑스 역시 이러한 과정을 피할 수 없었을 터인데 들여다보니 프랑스의회는 자크 랑이 주도한 도서정가제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당시 랑 장관은 법을 제정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당장의 이익에 가려서는 안 될 책의 문화적 특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9.10 18:41

의대생 국시 거부 사태, 타결책 모색해야

정부 의료정책에 반발하여 파업에 돌입했던 의료인들이 현장에 복구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되는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갈등이 완전히 해결된 상황은 아니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가 의사 국가시험(국시)을 거부한 의대생들의 구제책 마련이다. 지난 7일 마감됐던 의사 국시 실기시험에는 응시 대상인 전국 40개 의과대학 본과 4학년생 3천172명 중 14%인 446명만이 응시했다. 도내도 2개 의대 본과 4학년 총 210명 중 4명만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의사 국시를 통해 3000여 명의 의사를 배출해 왔는데, 미응시자들 구제가 안될 경우 내년에는 신규 의사가 2천700여명 이나 부족해질 사태가 우려된다. 수련병원 전공의나 군의관을 비롯 지역 보건소와 오지 등에 근무하는 공중 보건의를 신규 의사로 충원해야 하는데 신규 의사가 줄게 되면 국가 전체 의료 시스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의료계 원로들과 의대 교수 등이 의사 국시 거부사태는 막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의대생들의 국시 응시를 위해 시험 일정 까지 연기했던 정부는 의료계와의 합의에 국시 추가시행 관련은 없었으며, 이미 한 차례 더 기회를 준 만큼 추가 시험이나 접수 기한 연장은 불가하다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의사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에 대한 국민 여론도 곱지 않다.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 의대생 구제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52.4%로 찬성 보다 높게 나오기도 했다. 이같은 여론 속에 의대생들 사이에서도 국시 거부를 놓고 내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대 의대 학생회가 재학생 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단체행동을 지속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는 답변이 74.5%를 차지했고, 4학년의 경우는 81%가 단체행동에 반대했다. 이 문제와 관련 이번 주에 전국 의대생 의사를 묻는 투표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가 강경 방침을 고수하고, 학생들도 자기 주장만 내세우면 사태는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서로 열린 자세로 대안 마련 등 타결책을 모색하기 바란다. 의대 교수들도 국시 추가 시행을 정부에 요청했다. 의료계 원로들도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후배들을 설득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9.10 17:29

전주시 금융중심도시 밑그림 제대로 그려라

제3금융중심지 지정 추진과 관련, 뒷전으로 밀려나 있던 전주시가 금융중심도시 구축에 발 벗고 나섰다. 전주시는 지난 9일 국내 금융전문가 3명을 금융총괄자문관으로 위촉하고 연기금 자산운용 특화 금융도시의 설계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겼다. 그동안 제3금융중심지 지정 여건 조성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전주시가 뒤늦게나마 금융인프라 구축에 나선 것은 다행이다. 지난해 4월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보류됐을 때 전라북도와 정치권이 너무 안이하게 대응해왔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통령 공약사항이라는 것만 내세운 채 금융인프라 조성은 간과했기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는 분석이 주류였다. 뒤늦게 전라북도에서 금융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용역을 실시하는 한편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타운 건설, 글로벌 금융네트워크 구축 등에 나섰다. 하지만 금융중심도시의 주체인 전주시의 역할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가 전북혁신도시가 금융중심지로 발전하려면 쾌적한 문화생활 환경 등 종합적인 정주여건 조성과 농생명연기금 특화 금융중심지 모델을 논리적으로 구체화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전주시 차원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물론 전라북도와 정치권이 전면에 나섰기에 전주시의 입지가 좁을 수밖에 없었지만 전북혁신도시의 정주 여건 조성을 책임져야 할 당사자로서 직무를 유기한 셈이다. 이제라도 전주시가 금융총괄자문관을 영입하고 금융중심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역할에 나선 것은 잘한 일이다. 일각에선 내후년 지방선거를 대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최근 전주시가 경제 사회복지 농업분야 등 각계 전문가를 자문단으로 위촉하고 나선 것에 대해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전주시가 금융중심도시로 성장하려면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의 권고대로 쾌적한 문화생활 환경과 편리한 정주여건 조성이 시급한 현안이다. 전주시는 이번에 위촉한 금융총괄자문관을 통해 금융도시 발전방향과 금융관련 프로젝트사업 기획, 금융산업 활성화 방안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전주시의 구상대로 제3금융중심지로 성장해 나가는 밑그림을 제대로 그리고 잘 실행해서 전북혁신도시가 금융중심도시로 우뚝 서가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9.10 17:29

코로나 위기 속에서 경제성장으로 가는 길

박준배 김제시장 코로나19가 만들어내고 있는 사회경제적 변화는, 지금껏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혁신적인 변혁을 불러오고 있다. 엄중한 위기가 불러온 경기침체와 그에 따른 국민적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방정부의 협력적인 리더십과 장기적인 재정정책이 요구된다. 코로나 시대 경제성장의 기회는 철저한 방역의식과 사회적 실천이 기본바탕이 되어야 한다. 김제시는 3가지 방역 운동을 실천하고 있는데, 첫째, 마스크 쓰기, 둘째, 악수대신 목례하기, 마지막으로 실내에선 환호 대신 박수치기이다. 특히 마스크 쓰기는 강력한 백신이라 할만큼 중요하다.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김제에서 있었지만 확진자와 접촉한 70여명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이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기에 가능한 사례이다. 코로나19 확산방지와 이후의 경제회복은,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통해 지역사회 감염과 확산을 최소화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확산을 막지 못하면, 사회적 거리두기에 발이 묶여, 아무것도 해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지면을 빌어, 김제시민들의 현명한 판단과 희생적인 실천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경제성장은 가능할까? 김제시는 코로나19 장기화를 대비하여 관내 경제현황에 대한 분야별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중장기 경제회복 플랜을 마련해가고 있다. 가장 먼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자금난, 생계 및 고용위기를 타개하기위해, 재난기본소득을 필두로 각종 융자 및 현금지원 사업, 노인일자리사업, 위기상황 긴급지원사업 등 적극적인 재정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경제공황 속에서도, 김제시는 적극적인 기업지원책 마련을 모색하기 위한 기업간담회 결과, 7개 농공단지와 2개 산업 단지 내 기업들은 한 곳도 폐업한 곳 없이 생산 활동을 영위해가고 있다. 특히 마스크 및 원자재 생산기업이 9개로 늘어나고 일부는 수출까지 하고 있으며, 생산량을 매월 갱신해나가고 있다. 두려운 상황은, 경기침체에 따라 2018년 대비 600여억원 감소될 지방교부세가 큰 문제로 지방재정 운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소상공인 지원,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수출기업지원, 청년일자리 창출, 서민경제 안정, 농업기반조성, 복지 분야 등에 집중하여 투자승수효과를 높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코로나 시대로의 적응이 필요하다. 코로나 사태는 각종 행사와 축제들을 일순간에 올 스톱시켰고, 관련 산업의 심각한 침체를 유발하고 있다. 김제는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김제지평선축제를 코로나 시대에도 지속가능한 축제모델로 변모시켜 나가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축제방향을 모색하여 김제지평선축제가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거듭나,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의 즐거움을 드리길 기원한다. 또한 코로나19의 확산 속에 교육과 행사가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김제시는 비대면 온라인 교육과 워크숍을 시행해 주목을 받고 있다.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이뤄지는 온라인 교육은,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면서 실시간 커뮤니티를 통해, 새로운 교육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지금 겪고 있는 고통과 불안을 끝내고 경제성장의 불씨를 살리는 출발점은, 코로나19 방역에 협조하며 단합하는 것이다. 그리고 위기 속에서 경제를 일으키기 위한 새로운 시선과 노력은 위대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 기대해본다. /박준배 김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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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0 16:48

병력동원(훈련) 소집 통지서 모바일로 받는 방법

병무청에서 예비군 대상으로 발송하는 통지서 중에는 전시 등 비상상황을 대비하여 동원지정자에게 발송하는 병력동원소집통지서(분홍색)와 동원지정자 중 평시 훈련대상자에게 발송하는병력동원훈련소집통지서(파란색)가 있습니다. 그동안 병력동원(훈련)소집통지서는 우편과 이메일로 발송하였으며, 미수령에 따른 우편 재교부 및 이메일 개별 열람 등에 따른 비효율적인 업무 처리와 민원 불편사항이 있었습니다. 이에 병무청에서는 모바일 시대에 맞는 환경 변화를 반영하여 훈련대상자가 원할 경우 손쉽게 받아 확인할 수 있도록 모바일 통지서 서비스를 19년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하여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확산되는 사회적 언택트 분위기에 맞는 비대면 통지서 전달 방법이며, 우편 교부 감소에 따른 자원 절약 및 환경 보호에도 동참하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병무청은 병력동원소집 통지서의 모바일 교부 활성화를 위해 군부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전역 예정 현역군인에 대한 수신동의를 받았으며, 병력동원훈련소집 예비군을 대상으로 설명 및 동의를 받는 등 주로 현장에서 수신동의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였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병력동원훈련소집이 실시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현장 수신동의 대신 카카오 알림톡을 활용한 온라인 개별 수신동의 확보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통지서를 휴대폰으로 수신하기 위해서는 병무청 앱과 누리집을 통해 예비군 본인의 수신동의가 필요합니다. 수신동의 방법은 병무청 앱을 다운로드 받고 본인인증 후 설정에 들어가서 모바일 수신동의 하는 방법과 병무청 누리집에 접속 후 병무민원의 동원 예비군 코너에서 모바일앱이메일 병력동원소집 통지서 수령신청에서 동의하는 방법이 있으며, 동의 후에는 모바일통지서를 수령하실 수 있습니다. 모바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의 발달과 코로나19 등 사회 환경에 따른 언택트 시대에 전평시 소집통지서를 시공간 제약 없이 편리하고 신속하게 받아볼 수 있는 모바일 통지서 수신동의에 많은 예비군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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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0 16:46

[금요수필] 가기 싫은 곳

최기춘 살다 보면 가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갈 곳이 있다. 이가 아파서 치과에 가려면 마음이 심란하고 가기 싫다. 군대도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제대 한지 50년이 되어가는 요즘도 가끔 군대 가는 꿈을 꿀 때가 있다. 그런 꿈을 꾸고 나면 괜히 마음이 편치 않다. 그리고 나이 들어 가장 가고 싶지 않은 곳은 요양시설이라 한다. 지난 주말 아내와 함께 요양병원에 문병을 다녀왔다. 병원에 들어서자 퀴퀴한 냄새가 나고 실내 공기도 더욱 견디기 힘들었다. 우리가 문병한 환자는 거동이 불편하여 일상생활을 요양사들에게 의지하지만 정신은 멀쩡했다. 병실에 여섯 명이 있었는데 거의가 일어나 앉지도 못하고 어떤 할머니는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분이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나라도 문병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고 해도 아내는 문병을 갈 때면 꼭 음식을 챙긴다. 집에서 끓인 도토리묵을 대접하려고 준비했는데 문 옆에 았는 성미 급한 할머니가 나도 좀 주세요.했다. 안 그래도 좀 넉넉하게 준비해 갔기에 나누어 드릴 참이었다. 입원 환자 중 스스로 앉지도 못하고 음식을 먹을 수 없는 분들은 먹여드렸다. 어떤 할머니는 정신이 혼미하여 아내가 먹여드리는 데도 혼자서 알아듣지도 못할 이야기를 횡설수설하는데 웃지 않으려 해도 웃음이 나왔다. 치매에 걸린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 예기치 못한 일들이 많아 웃음이 나오지만 매일 간병을 하는 사람들이나 가족들을 보면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젊은 시절 술좌석에서 웃으며 농담삼아했던 말이 생각났다. 나이 먹으면 예쁘고 밉고, 많이 배우고 못 배우고, 벼슬의 높낮이 즉 미모도 학력도 지위도 모두 평준화가 된다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몸도 가누지 못하고 누워서 연명만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실감이 난다. 우리는 불과 30년 전만 해도 대부분 안방에서 임종했다. 사랑채에서 거처하던 할아버지도 임종할 때면 안방으로 모셨다. 그래서 안방이 이승과 저승의 이별정거장이라는 우스갯말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 정거장이 요양시설로 바뀌었다. 그래서 몸이 불편한 어른들은 그 정거장인 요양시설에 가지 않으려 한다. 장수(長壽)는 축복일까? 나이가 들어 늙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들까? 장수는 분명 축복이겠지만 노년에 건강을 잃을 때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심리적, 경제적 부담 등으로 가족 간의 불화와 갈등, 고통을 겪는 것을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그러면 행복한 노후(老後)는 멀기만 한 것일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요즘 몸이 불편한 노인들이 웬만해서는 요양지설 가기를 꺼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요양시설을 갈 때마다 느낀 일이지만 시설이 너무 열악하다. 특히 근무환경이나 처우가 좋지 않으니 자연적으로 서비스의 질도 좋지 않다. 노인들도 사회 환경이 바뀌어 노후에 병들어 거동이 불편하면 요양시설에 갈 수밖에 없음을 잘 안다. 하지만 요양시설의 환경과 서비스가 나쁘니 가기 싫어하는 현실이다. 요양시설의 환경과 서비스 질을 높여 노후면 가장 가고 싶은 요양시설은 요원 한가? 법과 제도 개선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노인들을 따뜻하게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즈음 100세 시대라 하지만 인류의 역사로 볼 때는 점 하나다. 점 하나의 순간을 맞는 노인들이 안락하고 품위 있게 임종을 맞이할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최기춘 수필가는 〈대한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수필집 〈은발의 단상〉외 1권이 있다. 대한문학작가회, 영호남수필 회원이며 전북수필 부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임실문학회 회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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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0 16:46

어두운 터널을 건너는 법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 지금 우리 모두는 삶이라는 기차를 타고 코로나라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터널을 지나가는 중이다. 도착지는 서로 다를 수 있다손 치더라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암울한 나날이다. 잠시 출구가 보이가 싶더니, 다시 어두운 터널이 계속되고 있다. 모든 세대, 모든 공간에서 무엇을 할지, 어떻게 할지, 답답한 심정만 토로할 따름이다. 남아 있는 것은 터널을 달리는 규정 속도와 안전 수칙뿐이다. 기차 객실을 나와서 돌아다니는 것도 쉽지 않고, 최소한의 이동만 가능하다. 객실에서 웃거나 떠들 수도 없고, 음식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없다. 자연스럽게 긴장감은 높아지고, 감정은 날카롭다.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설프게 제안하거나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모두의 견제를 받게 된다.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생각할 수 있는 거라고는 언제쯤이면 이 터널의 끝을 만날까? 정도이다. 아무도 알 수 없고 예측 불가능한 질문만 붙잡고 하루하루 살아간다. 더 큰 문제는 달리는 기차 안에도 다양한 계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똑같은 상황에 있는 듯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누군가는 생존 자체가 위태롭고, 답답하지만 그럭저럭 살아가는 이도 있다. 경제적 불평등에 따른 삶의 질적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터널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편차는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의 상태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우두커니라는 단어가 아닐까. 우두커니라는 단어는 사전에 넋이 나간 듯이 가만히 한자리에 서 있거나 앉아 있는 모양으로 정의되어 있다. 처음에는 외부의 요인에 의해 우두커니 있었다면, 지금은 우두커니 있는 모습이 일상이 되고 말았다. 언제 나올지 모를 출구를 기다리면서 마냥 우두커니 있을 것인가. 혹여 지금 지나고 있는 터널의 끝을 만날 수 있겠지만, 만약 또 다른 터널이 그 앞에 놓여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두커니라는 단어를 만난 시를 읽어본다. 나는 가끔 후회한다/그때 그 일이/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그때 그 사람이/그때 그 물건이/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더 열심히 파고들고/더 열심히 말을 걸고/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더 열심히 사랑할걸.//반벙어리처럼/귀머거리처럼/보내지는 않았는가/우두커니처럼./더 열심히 그 순간을/사랑할 것을.//모든 순간이 다아/꽃봉오리인 것을,/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전문(<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문학과지성사/1989)) 대부분의 사람들은 터널의 끝과 출구만 생각하고 기다린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남는 것은 후회뿐이다. 한 게 없으면 추억도 없다. 삶의 축적이라는 관점에서 지속가능성 개념을 떠올릴 수 있다. 처음 이 개념을 사용한 것은 임업 분야였다. 나무를 베는 만큼 나무를 심는다는 의미에서 출발한다. 현재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다. 씨앗을 뿌리고 나무를 심는 일은 미래를 상상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10년 후, 100년 후, 나아가 1,000년 후를 상상하는 일이다. 지금 모든 것이 멈추고 의미 없어 보일지라도, 우리가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끝을 모르는 터널의 연속이다. 코로나라는 터널이 아니라도 원래 알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게 삶이다. 시인의 말처럼,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하자. 우두커니 앉아 있지 말자. 일어나 걷자. 홀로, 같이, 걷자. 서로 안부를 묻자. 더 많이 보고, 더 자주 듣고, 더 깊이 생각하자. 누군가는 터널을 탈출해야 가능하다고 말하겠지만, 속지 말자. 터널 안이든 밖이든, 씨앗을 뿌리고 나무를 심자. 그 결과는 우리의 몫이 아니다. 분명한 것은 만약 지금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10년 후, 100년 후, 1,000년 후 미래에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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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0 16:44

전북교육박물관, 계획부터 완성까지 최선 다해야

전북교육박물관 설립사업이 처음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박물관 설립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기본용역부터 말썽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8일 전북교육청에 대한 3차 추경 예산심의 과정에서 전북교육청이 발주한 전북교육박물관 설립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의 적절성을 문제 삼았다. 올해 2-6월 실시한 용역이 부실하다는 게 핵심이다. 전북교육청이 4467만원을 들여 발주한 이번 용역은 교육박물관 설립이 과연 타당한지, 타당하다면 공간구성과 재원마련, 전시, 관리,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기본계획수립이 목적이다. 하지만 교육청이 공고한 과업내용서부터 엉성했다. 과업의 범위에는 교육박물관 설립예정지로 옛 군산초등학교를 적시해 놓고도 과업 세부내용에는 설립대상 후보지별 검토 및 분석을 하도록 했다. 또 참여연구진이 박물관학, 민속학, 인류학, 미술사학, 문화재학, 교육학, 역사학 석사학위 이상 또는 3급 정학예사 이상을 소지할 것을 명시했다. 그러나 연구진 6명 가운데 이 같은 학과를 나온 사람은 한명도 없었고, 법학이나 경영, 행정 등이었다. 더불어 과업내용서에서 요구한 공청회도 진행하지 않았고, 자문위원회 의견도 없을 뿐더러 용역 예산을 올릴 때 설립지를 특정하지도 않았다. 사업 적합성을 묻기 위한 도민 설문 대상도 교직원 60%, 학부모 40%로 했다 교육박물관은 사라져가는 전북지역 교육유산을 체계적으로 수집전시보존연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조선시대 이전 향교나 서당 등의 교육에서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근현대 교육에 이르기까지 발자취를 보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역사 체험 및 교육공동체와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공간 역할이 기대된다. 실제로 서울교육박물관은 몇 군데 분산돼 있던 교육사료를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학교인 관립한성중학교 부지인 정독도서관으로 1995년 이관 설립했다. 종로구 북촌마을에 위치해 다양한 활동과 함께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대전 한밭교육박물관은 1992년, 부천교육박물관은 2003년, 대구교육박물관은 2018년 설립돼 체계적인 사료보관과 최첨단 체험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도 이왕 설립하려면 제대로 했으면 한다. 현재 전주 풍남초에 방치하고 있는 1만5000여 점의 자료 관리부터 살펴야 할 것이다. 전국 어느 지역 못지않게 계획부터 완성까지 심혈을 기울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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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09 18:18

군산~제주 추석연휴 운항 재개 특단 조치를

항공서비스는 주민 편익 및 지역발전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항공서비스가 있는 지역은 관광객과 바이어 유치, 기업투자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고 시간 경제적 이익에 크게 기여한다. 반면 그렇지 못한 지역은 그 반대현상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전북의 유일한 항공노선인 군산~제주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간 인수합병이 무산되고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3월 24일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그런데 7개월째 닫혔던 군산~제주 하늘길이 재개될 전망이라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행수요가 해외 대신 제주로 쏠리면서 군산~제주 노선 재개에 긍정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서울 등 2~3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군산~제주 노선의 경제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취항 절차를 진행중이다. 군산~제주 노선은 지난해 기준 탑승률이 최대 93.8%를 기록할 만큼 흑자노선이다. 또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확보가 여의치 않은 국내 LCC 항공사들에겐 거점 항공사가 사라진 군산공항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요컨대 군산~제주 노선은 국내선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같은 대형항공사(FSC)에겐 손익분기점을 채우기 어려운 적자 노선이지만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LCC들은 경제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인근에 새만금개발의 호재가 있어 공항 활용도도 높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이 경영난 타개를 위해 지난 6월부터 점진적으로 국제선 재운항에 나섰지만, 성과를 나타내지 못해 최근 국내 수요를 집중 공략하고 있는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취항 시기는 추석 명절 전후가 될 전망이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항공 업계로선 제주 관광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석 연휴가 터닝포인트이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절차 이행이다. 새 항공사가 취항하려면 미군의 군산공항 착륙허가, 제주공항 슬롯확보, 국토부-국방부 간 협의 등 세 단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제주항공은 지난 6월 미 공군에 활주로 허가신청을 낸 바 있다. 운항을 했던 기존 노선인 만큼 가급적 절차를 빠르게 이행해 추석 연휴 특수를 놓치지 않도록 관계 기관이 적극적 관심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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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9.09 18:18

디지털 교도소

성범죄자 등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디지털 교도소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지난 3일 디지털 교도소에 이름과 얼굴 등이 게시된 고려대 학생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 사이트의 위법성 문제가 제기됐다. 최근엔 가톨릭 의대 교수가 디지털 교도소에 엉뚱하게 자신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심각한 피해를 본 사실을 밝혀 적법성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디지털 교도소는 지난 3월 처음 등장했다. 조주빈의 성착취물 n번방 사건이 터지면서 성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만들어졌다. 해외에 서버를 둔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친인척이 n번방의 피해자라며 성범죄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에 분노했고 성범죄에 관한 관심을 높여 더 나은 세상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현재 디지털 교도소에 공개된 신상정보는 150여 명.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한 손정우와 n번방을 개설한 문형욱의 신상정보가 공개돼 있다. 또 철인 3종 고 최숙현 선수가 지목한 가해자 3명과 고 최희석 경비원을 죽음으로 몰고 간 심모 씨, 여행용 가방에 의붓아들을 가둬 숨지게 한 성모 씨 등 사회적 공분을 산 인물의 신상이 올려져 있다. 하지만 디지털 교도소의 신상공개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더 큰 문제다. 한번 성범죄자로 잘못 낙인이 찍히면 피해는 회복하기 힘들다. 성착취물 구매자로 신상이 공개됐던 의대 교수는 각종 욕설협박 전화나 문자에 시달렸고 지인과 대학 학회 교회 등 주변에서 의혹의 눈초리에 큰 고통을 겪기도 했다. 인터넷 사이트에 자의적인 신상 공개는 위법성 소지가 높다. 정보통신망법에서는 비방을 목적으로 사실을 적시하면 그 내용의 진위와 상관없이 명예훼손으로 처벌받는다. 더욱이 사법적 판단이 끝나지 않은 사안에 대한 사적 제재는 위법이다. 다만 지난 1월 수원지법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베드 파더스처럼 공익 목적으로 진실한 내용을 알리는 경우는 예외다. 양육비 지급 촉구를 위한 활동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국가와 사법부는 디지털 교도소처럼 사적 응징에 나서는 세태에 각성해야 한다. 성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과 공권력에 대한 불신 때문에 빚어진 만큼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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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20.09.09 18:18

주입식 인재가 쓸모 없는 ‘인공지능 세상’이 다가온다

조봉한 이쿠얼키 대표이사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격돌 이후, 세상은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지배할 것처럼 격변하고 있다. 알파제로는 독학으로 바둑을 배워 알파고에게 전승을 거두었고, 지난 5월 OpenAI가 공개한 범용 인공지능 GPT-3는 대화, 글쓰기, 코딩,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과 유사한 능력을 선보여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알파고 충격 이후 4년 만에 일어난 놀라운 변화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가 산업혁명 이후 250년간 겪은 변화를 30년 안에 만들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는 요즘,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10년 후의 미래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이렇듯 세상은 무섭게 변하고 있는데, 이를 대비해야 할 우리의 교육은 어떨까? 산업혁명 시대에 어울리는 주입식 인재를 뽑는 입시 정책과 이에 맞춘 교과 과정을 주입식으로 소화해야 하는 교사. 상위권 대학에 합격해야 된다는 학부모들의 욕망, 이 욕망을 이권으로 만드는 사교육 시장이 우리 교육의 민낯은 아닐까?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학습하며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얼마나 가지고 있을 것이며,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인재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라는 책이 있다. 핵심은 국내 최고 대학이라 자부하는 서울대에서 A+를 받는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나 비판적 사고가 전혀 없는 주입식 인재일 뿐이며, 지금까지의 교육 정책이 이러한 결과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나 또한 서울대 졸업 후 미국 USC에서 공부하며 한국의 교육 정책이 글로벌에 비해 매우 뒤처졌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는 귀국 후 더욱 확고해졌다. 당시 초등 저학년이던 딸을 포함해 수많은 아이들이 미래의 핵심 학문인 수학을 대부분 포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인공지능을 공부하고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모든 것이 수학으로 통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대부분의 학부모는 수학 잘 한다를 입시 만점으로 생각하는데 이것이 문제다. 수학이 중요하고 수학을 정복해야 하는 이유는 입시 때문이 아니다. 수학을 통해 기계가 아닌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능력을 길러 인공지능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고, 인공지능을 설계하며 활용하는 인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핵심 능력은 무엇일까? 오랜 시간 수학을 다루면서 인공지능과 IT산업 경험을 토대로 연구한 결과 다음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1.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끄집어 내는 능력 2. 문제의 보이는 변화 와 숨겨진 변화까지도 파악하는 능력 3. 아는 것들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능력 4. 전후 사실을 논리적으로 전개하거나 논리를 추론하고 파악하는 능력 5. 숫자와 기호를 이미지로 상상하고 변형하며 새로운 사실을 파악하는 능력 인공지능 시대는 주어진 공식과 요령만 달달 외워 정해진 틀의 문제를 기계처럼 풀어내는 주입식 인재는 쓸모없다. 이는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산업 현장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냉혹한 현실이다. 내가 잘나가던 대기업의 임원직을 내려놓고 험난한 교육사업에 뛰어든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남들보다 좀 더 앞서 미래를 보았고, 수학을 통해 다섯 가지 핵심 능력을 길러낸 인재만이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정말로 아이들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수학을 통해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핵심 능력을 기르고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롭고 혁신적인 수학 교육법에 한시라도 빨리 눈을 떠야 한다. /조봉한 이쿠얼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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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09 16:43

소위 ‘전북 가야’, 검증된 연구성과가 교과서에 반영되어야

이상훈 진안 마령고 교사 2019년에 전라북도 교육청에서 『우리 전라북도 역사 이야기』란 역사 부교재가 발간되었다. 부교재에는 아직 가야사에 대한 연구성과가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라북도에는 가야의 고분 400여 기, 제철 유적 200여 개소, 봉수 90여 개소가 있는 것이 밝혀졌습니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어느 학문 분야든 기존의 학설에 새로운 학설이 도입되면 치열하고 충분한 학술적 검증을 거쳐 인정을 받게 된다. 교과서에는 여러 학설 가운데서도 여러 의견을 수렴하여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는 학설을 채택하여 수록되는 것이다. 그런데 전북 가야에 대한 연구성과가 검증되지 못한 상황에서 가야사가 사실인 양 반영되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동학농민혁명이란 역사 용어도 한국사 교과서에서는 여전히 동학농민운동이라 서술되어 있다. 기껏 100년 남짓 지난 역사도 제대로 파악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하물며 1500년 전의 가야사는 말할 필요도 없다. 이처럼 역사 용어 하나만 해도 오랜 시간에 학술적으로 검증되지 않고서는 교과서에 사용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은 2017년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에 『가야사 복원을 위한 조사연구』가 포함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경상도를 중심으로 한 가야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이로 인한 발굴 작업에 힘입어 가야의 철기문화 우수성이 밝혀졌다. 그런데도 여전히 한국사 교과서에서 가야사는 한쪽 분량의 짧은 가야사를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소위 전북 가야라고 불리는 최근의 연구성과는 종합적인 발굴 작업이 아닌 지표조사에 근거하여 전북가야란 이름으로 확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봉수나 제철 유적은 제대로 발굴 작업이 이루어진 곳은 몇 군데에 불과하여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수백 개에 이르는 유적을 가야 유적으로 단정하고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매우 염려스러운 부분이다. 최근에는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장수 가야를 반파국이라 선포하는 이벤트까지 벌이고 있다. 역사를 이벤트로 희화화해서는 안 될 일이다. 특히 고고학은 과학적, 합리적인 근거를 토대로 증명되어야 할 부분이다. 전북가야 범위를 남원과 장수뿐만 아니라 진안, 무주, 완주, 임실, 순창, 금산까지 가야의 영역을 넓혀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2019년 8월에 발간한 『전북 가야 제철 및 봉수유적 정밀현황조사 연구 용역 보고서』 자료에 의하면 제철과 봉수 현황을 각각 231개소, 107개소로 소개하고 있다. 용역보고서에 불과한 자료로 전북가야라 언급하고 있어 많은 사람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다. 더욱더 문제가 되는 것은 전북가야의 시대나 영역이 매우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정확한 발굴 성과와 학계가 인정하는 수준에서 논의된 후에 불리는 게 맞다. 역사연구는 새로운 발굴과 해석이 당연히 필요하다. 그렇다고 고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역사를 새로운 역사인 양 호도하면 안 된다. 역사 해석을 신념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역사 왜곡이 된다. 소위 전북가야라 일컫는 연구도 제대로 발굴하지 않고 조기에 성과를 내고자 한다면 큰 곤경에 직면할 거란 생각이 든다. 긴 호흡으로 역사를 탐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바탕 속에서 검증된 역사를 학생들이 배우는 것이 옳다. /이상훈 진안 마령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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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09 16:43

한국판 뉴딜과 전북 발전

김수흥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익산시갑) 어느덧 가을이다.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전북도민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코로나 위기 상황 속에서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까지 민간자본 45조 원을 포함하여 디지털 뉴딜에 58.2조 원, 그린뉴딜에 73.4조 원. 사회안전망 강화에 28.4조 원을 투자한다. 160조에 달하는 엄청난 재정이 투입되는데 전북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전북출신 국회의원으로서 나의 소망은 낙후된 지역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첫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서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했다.전북 익산출신 균형발전 국회의원 김수흥입니다.균형발전에 방점을 둔 의정활동의 시작과 함께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한국판 뉴딜에 대해 질의하며 전북이 소외되어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판 뉴딜에 균형발전 뉴딜을 반드시 추가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문했다. 지난 6월 22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이 전북을 방문했다. 이 위원장을 비롯해 전남북지사, 광주광역시장, 호남지역 국회의원 20여 명이 함께한 자리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낙후된 지역의 발전을 위한 배려라고 역설했다. 특히 한국판 뉴딜에 낙후된 전남북을 위한 균형발전 뉴딜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 위원장은 매우 감명깊은 견해라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전북의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7월 말 열린 국회의원-전라북도시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나는 기존의 틀에서 탈피하여 한국판 뉴딜에 전북의 새로운 성장산업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미래의 먹거리를 발굴하며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리고 8월 말 기재위 결산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에게 다시 균형발전을 역설했다. 또한 3차 추경에서 한국판 뉴딜 사업에 5조 1천억원이 반영되어 있는데 전북의 비중은 약 0.5%인 240억 원에 불과했고 익산은 단 한 푼도 없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전북의 대전환을 모색하며 고군분투하던 중 드디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 월요일 정기국회 대표연설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국판 뉴딜에 균형발전 뉴딜이 반영되도록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2단계 공공기관 이전과 혁신도시 추가지정의 신속한 추진은 본격적으로 문재인표 균형발전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이제 우리 전북이 답해야 할 시간이다. 더 큰 전북,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대전환이 필요하다. 송하진 지사를 비롯한 전라북도 공무원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도내 균형발전을 위한 새로운 마스터플랜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전북에 필요한 것은 사고의 전환을 통한 정책발굴이며 이를 조화롭게 이끌어 갈 리더가 요구된다. 나아가 전북은 전주라는 작은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충남은 서북쪽 내포신도시로 도청을 옮겼고, 충북은 진천음성에 혁신도시를 만들었으며, 전남은 무안으로 도청을 옮겼고 나주에 혁신도시를 건설했다. 그 이유는 지역 내 상생발전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나는 전북도청을 익산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주가 도청과 혁신도시를 모두 품고 있어 이미 발전에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인근 도시에서 전주로의 인구유입만 있을 뿐이다. 전주는 도청소재지에서 벗어나 문화와 예술 그리고 산업이 어우러진 특색있는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만 다른 도시들도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상생 발전해 갈 수 있다. 그것이 한국판 뉴딜과 전북 발전의 성공조건이다. /김수흥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익산시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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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09 16:41

코로나 속 의료파업 정부와 의협은 뭘 얻었나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코로나 창궐 속에 의료파업으로 홍역을 치렀다. 정부와 의협이 알맹이도 없는 합의문을 쥐어들고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뇌리에 남는 게 있다. 대한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의협 집단파업 때 배포한 홍보물이다. 당신의 생사를 판가름 지을 중요한 진단을 받아야 할 때, 의사를 고를 수 있다면 누굴 선택하겠느냐 ⓐ매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학창시절 공부에 매진한 의사 ⓑ성적은 한참 모자라지만 그래도 의사가 되고 싶어 추천제로 입학한 공공의대 의사. 파업의 정당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지만 의사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그 하나는 우월적 자기 인식이다. 공부 잘 해야 의대 가는 건 맞다. 하지만 공부 잘 했다고 해서 모두 훌륭한 의사가 되는 건 아니다. 공부는 잘 해서 의대에 갔지만 실력이 없어 손가락질 받는 의사도 많다. 배출된 적도 없는 공공의대 의사를 답지로 묶어 비교 선택하도록 한 건 유치하다. 공부 잘 했다는 의미는 뭔가. 편의적인 도구로 측정한 결과 남보다 낫다는 것에 불과하다. 측정도구에 충실히 따랐다는 의미일 뿐이다. 인간의 종합적인 평가지표도 아닌 걸 갖고 스스로 우월적 자기인식을 하는 건 허황되고 편협하다. 전교 1등을 하지 않았어도 자기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는 사람들은 많다. 성적은 그렁저렁 했지만 사회에 나와 큰 울림을 주는 사람들도 부지기 수다. 다른 하나는 공감능력이다. 의사는 치열한 경쟁에서 성공한 사람들이다. 경쟁은 이기적 속성을 낳고 살아남은 자는 우월감을 갖기 마련이다. 이런 조직문화에 젖다보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사회를 보는 눈, 국민눈높이 판단 등에서 자신도 모르게 공감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코로나 창궐 상태에서의 파업도 그런 경우다. 응급환자가 응급실을 찾아 헤매다 생명을 잃는 일이 벌어졌고, 진료거부로 수술을 연기해야 했던 환자도 있었다. 응급실과 중환자실 의사 휴진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일이다. 의사는 존경 받는 사회 지도층이다. 당연히 그에 걸맞는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책임도 뒤따른다. 의협은 이익단체 이상의 책임감과 리더십을 보여줬어야 했다. 코로나 사태, 국민생명 우리가 책임지겠습니다며 한발 물러섰더라면 박수를 받았을 것이다. 이런 게 노블리스 오블리제다. 공감능력은 국민 마음을 얻는 힘의 원천이다. 향후 협상에서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법석을 떨었지만 어정쩡한 합의문이 나왔다.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논의를 코로나19 안정화 때까지 중단하고, 안정화 뒤 협의체를 구성해 법안을 중심으로 원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재논의한다 재논의 시점은 백신이 개발돼서 국민들이 예방접종을 받는 내년 말쯤이 될 것이다.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에서의 의료개혁은 사실상 물 건너 가는 것이다. 폐교된 서남대 의대(정원 49명)를 공공의대로 확정 발표한 남원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안도 덩달아 휩쓸려 떠내려 갔다. 의협은 시간을 벌었지만 잃은 것도 크다. 가장 뼈아픈 건 의사에 대한 존경심 상실일 것이다. 정부도 얻은 게 없다. 타이밍을 놓치고 부실한 의료개혁안을 내놓아 파업 빌미를 주었다. 그리고 집단 행동에 백기 투항한 꼴이 됐다. 176석이라는 거대 여당의 힘만 믿고 담금질도 없이 추진했다면 더 큰 일이다. 의사는 당연히 늘려야 하고,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다(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공공의대의 필요성은 더 커졌다. 진통 없이 의료개혁이 성사된 적도 없다. 의료정책은 입법의 문제다. 국회가 주체가 돼 재논의 시점을 앞당겨 사회적 논의를 활발히 했으면 좋겠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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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08 17:24

김제 출신 명량해전 영웅 안위 장군을 생각한다

안기순 전 김제시의장순흥 안씨 김제종친회장 세계 3대 해전을 꼽는다면 흔히 살라미스(Salamis), 칼레(Calais), 트라팔가르(Trafalgar) 해전을 말한다. 하지만 이는 서양의 시각에서 본 것일뿐 한반도 주변에서 일어난 한산도대첩, 명량대첩, 노량해전 등 소위 충무공의 3대 해전이 갖는 의미도 결코 가볍지 않다. 1597년 9월 16일 있었던 명량대첩은 세계 해전사에 엄청나게 큰 획을 그었다. 그런데 천만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명량에서도 비교적 비중있는 인물로 다뤄졌던 안위 장군에 대해 사람들은 잘 아는것 같지만 실은 잘 모른다. 안위장군 묘는 그의 고향인 김제시 백산면 조종리에 있는데 지난 1999년 전라북도기념물 제102호로 지정된 바 있다. 안위 장군은 이순신 장군이 가장 총애하고 신임했던 부장으로, 군함 12척으로 10배가 넘는 왜군 전함들을 상대로 승리를 이끈 주역이다. 오랫동안 잊혀졌던 안위 장군은 최근들어 역사적인 의미와 성과가 매우 크다는 점이 재확인되면서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김제시가 조선시대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일등공신 안위 장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나선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럼 안위 장군은 과연 누구인가. 명량해전 직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안위를 최고의 전투 유공자로 장계하여 전라우수사로 승진 보직했다. 김제 출신 안위가 위기의 순간에 목숨을 걸고 위국 헌신의 모습을 명량해전에서 보였기에 가능했다. 난중일기에 안위에 대한 기록이 45번이나 언급된 것은 이순신이 그를 얼마나 비중있게 보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병선 13척에 불과한 조선수군이 왜선 133척을 격퇴시키는데 가장 큰 공헌을 했다. 이순신 장군이 탄 대장선이 홀로 적에게 포위돼 자칫 명량해전은 패배로 끝날 수도 있었다. 이러한 결정적 순간에 선봉에 섰던 안위장군을 순간적으로 목숨 걸고 선두에 나아가 명량대첩을 견인했던 인물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스스로 기록했다. 그는 지척에서 충무공을 받들며 진격명령에 목숨 걸고 선두에 나가 공을 세웠고 이후 수군재건의 근거지인 고하도와 고금도를 관할하는 전라우수사로 보직됐다. 명량해전 이듬해 왜군과의 마지막 결전인 노량해전에 참전해 그는 또 다시 전공을 세우게 된다. 노량해전에서 최후를 맞는 이순신 장군의 뒤를 이어 전후 생존자로서 60대에 이르기까지 전라병마사, 경상수군절도사, 전라수군 절도사 등 서남해안 일선에서 왜구의 침략을 막는 부대장으로 복무했다. 안위장군은 이순신 다음가는 장수라 하여 선무공신에 책봉됐다. 평생 조국을 위해 충성을 다한 참 군인으로 평가받는 그는 1644년 향년 82세로 별세, 고향 백산면에 배향됐다. 지난해 4월 18일 안위장군 탄신 456주년 제1회 추념식 행사에서 박준배 김제시장은 축사를 통해 명량해전 영웅 안위장군을 재조명하고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는 계기를 마련하자고 호소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주변에 가까이 있는 인물의 가치를 자칫 가벼이 여기기 쉬운 것인지 여태껏 전북 지역사회에서도 안위 장군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미흡했던게 사실이다. 참으로 아쉬울 뿐이다.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이른 법이다. 지금부터라도 김제시 차원을 넘어 전북도 차원에서, 아니 범정부적 시각에서 안위 장군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하나하나 이뤄져야 한다. /안기순 전 김제시의장순흥 안씨 김제종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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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08 17:20

브라보, 당신의 인생

강주연 전북극동방송 방송부장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들의 목록, 버킷리스트. 2007년에 개봉한 영화 버킷리스트 이후 우리에게도 친숙하게 쓰이는 말이 됐다. 이와 함께 2010년대 초, 생을 가치 있게 마무리 하자는 웰 다잉(Well Dying)이 트렌드로 확산되며 죽기 전까지 원하는 것들을 성취하며 살아보는 것에 대한 동경이 생겼다. 그동안 사회에서 부여받은 지위와 가정 안에서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하며 타인을 위한 삶을 살았으니 더 늦기 전에 본연 그대로의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아를 찾아가자는 것인데, 후회 없는 생을 위한 귀한 도전이 된다. 라디오를 제작하고 직접 진행하는 일을 한다고 소개하면 많은 이들이 이런 말을 건넨다. 라디오 디제이(DJ)는 내 인생의 꿈이었는데 좋으시겠어요. 좋은 말과 따뜻한 사연, 선별된 곡을 보내주는 디제이는 누군가에게는 마음의 안식을 선사하는 자리, 꽤 근사해 보이는 자리인가보다. 물론 그것만이 업무의 전부는 아니지만 말이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적어도 누군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지워줄 수 있다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싶어, 라디오 진행이 꿈이었던 분들에게 라디오를 직접 진행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나눠드리고 있다. 올해도 제작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썸머스페셜 1일 디제이 이벤트를 진행했고, 17명의 청취자와 만났다. 50세가 되니 인생의 2막에서 여러 가지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주부님, 성우를 지망하는 학생으로 미래의 꿈에 한발 더 나아가고 싶다는 24살 청년, 사랑하는 세 남매에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 40대 어머니, 따돌림을 당해 힘들어 하는 초등학생 딸에게 자신감을 주고 싶어 함께 신청한 모녀, 편도 수술과 성대 결절로 아픔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은 28살 가수지망생, 라디오를 정말로 사랑해서 디제이가 꿈이었던 58년 개띠 소녀까지. 다양한 이들의 삶의 이야기가 전파를 타고 각각의 색이 입혀져 세상에 나아갔다. 특히, 33살의 외동아들을 심정지로 잃은 아버지는 디제이로 참여하며 겸허하게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가셨다. 당시에는 죽을 것 같은 아픔이었는데 이제는 이렇게 살아간다는 고백으로 눈시울을 붉히셨다. 방송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 앞으로 아픔을 숨기지 않고 담대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됐다고 속이 시원하다고 하신다. 남들이 보면 소소해 보일지 모르나 갈망해오던 하나의 목록이 지워졌고 드디어 꿈을 이뤘다. 도전을 완성하며 본인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을 것이다. 그리고 성취의 기쁨을 맛보았기에 다음 도전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앤젤라 더크워스는 성공과 성취를 위해서 단순히 열정과 근성만이 아닌 담대함과 낙담하지 않고 매달리는 끈기 즉, 그릿(GRIT)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런 면에서 개인의 희망사항 집약체인 버킷리스트도 낙담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을 이어나갈 때, 비로소 자신이 꿈꿔왔던 최고의 성취와 만족을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각 사람의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자신이다. 아무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바라는 소원이 있다면 방향을 잡고, 더딜지라도 중단하지 않으면 도달할 것이다. 버킷리스트를 지우기 위해 1일 디제이에 신청한 17명은 적어도 용기를 냈기에 2020 여름 소중한 추억을 갖게 됐다. 각각의 인생 주인공들이 저마다 해피엔딩을 꿈꾸며 노력하는 삶이야 말로 브라보, 당신의 인생(Bravo, your life)이라고 칭송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찬란하게 빛날 우리의 미래를 위해 지금 무엇이라도 도전해보자! /강주연 전북극동방송 방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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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08 17:14

공익신고

2012년 11월 9일 전북소방본부장 심평강씨가 전격적으로 직위해제 됐다. 연말 계급정년을 앞둔 시점이라 조직 내부는 술렁였다. 군산출신으로 평소 직원들 경조사를 빠뜨리지 않을 정도로 남다른 성품이라 더욱 충격이 컸다. 소방방재청 편중인사에 대한 부당함을 수차례 주장한 것이 화근이었다. 당시 소방방재청 핵심요직은 영남출신이 독차지할 만큼 지역차별 편중인사가 도를 넘은 상태였다. 고위직인 소방감이상 11명중 본청 정원 3자리 포함 6명이 그들만의 리그 출신이다. 불행하게도 대구출신 이기환 소방방재청장의 인사스타일은 훨씬 노골적이었다. 그는 편중인사는 물론 부하직원 금품요구향응수수설까지 불거지면서 내부에서조차 평판이 썩 좋지 않았다. 그 즈음 심 본부장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이 청장의 일탈행위를 감사원국회 등에 공익신고 함으로써 판도라 상자 를 연 것이다. 일부에선 승진탈락의 불만 때문에 그랬다느니 온갖 루머가 나돌았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지역차별 편중인사의 희생양으로 아픔과 좌절을 몸소 겪었기 때문이다. 차별인사의 속앓이만 생각하면 심 본부장과 이 청장은 처지가 비슷하다. 2인자인 차장시절 이 청장도 직속 상관과 껄끄러운 관계로 살얼음판을 걷다시피 했다. 오죽했으면 사표를 던진 채 KTX를 타고 고향으로 향하던 중 청장 승진소식을 듣고 기사회생한 인물이다. 그만큼 인고(忍苦) 세월을 보냈기에 공명정대한 일 처리를 기대했지만 헛물만 켜고 말았다. 본인의 향응접대에 대한 공익제보를 문제삼아 해당 간부를 대기발령 후 직급을 낮춰 파견발령을 냈다. 한술 더 떠 온갖 편법을 동원해 자신이 폐지했던 제도를 통해 측근간부를 특별 승진시키는 등 인사권을 휘둘렀다. 그러면서도 전현직 간부를 상대로 맞고소를 통해 결백을 주장했지만 감사결과 전방위 인사전횡이 드러나 사퇴압력에 시달리기도 했다. 조직상관을 상대로 한 공익신고의 대가는 혹독한 시련의 연속이다. 심 본부장은 맞고소를 당해 3년여 동안 배신자 낙인이 찍힌 채 검찰과 법원을 제집 드나들듯 하며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고초를 견뎌 내야만 했다. 피 말리는 법정공방 끝에 2017년 대법 무죄판결로 누명은 벗었지만 괘씸죄는 끝까지 그를 괴롭혔다. 결국 평생 몸담은 조직으로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정년을 맞았다. 국민권익위도 그의 직위해제 사유가 부당하다며 취소를 요구했지만 이 청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7년 세월이 지난 지금도 명예회복을 위해 외로운 싸움을 하는 그에게 희소식이 들린다. 지난 달 19일 그가 비리를 폭로한 소방방재청장의 공익신고는 적법하며, 직위해제와 해임은 신고와 관련 불이익한 처분에 해당된다는 항소심 법원판결이 나왔다. 다시한번 명예회복을 한 셈이다. 그렇지만 그는 공익신고 내용에 대한 관련자 처벌과 함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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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0.09.0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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