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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부캐’는?

김은정 선임기자

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직장인 4명 중 1명이 본업 외에 부업 활동’을 하고 있단다. 지난해말, 명함관리 앱 ‘리멤버’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부업 혹은 사이드프로젝트 등을 하고 있거나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23%가 ‘하고 있다’고 답했다. 여기에 더해 ‘지금은 하지 않지만, 앞으로 할 생각이 있다’는 사람이 66%나 되니 그 숫자가 의외로 많다. ‘부업(?)’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증거겠다.

지난해 등장한 신조어가 있다. ‘부캐’다. ‘부캐’는 ‘게임에서 사용되던 용어로 온라인 게임에서 본래 사용하던 계정이나 캐릭터 외에 새롭게 만든 부캐릭터를 줄여서 부르는 용어’다. 본래의 캐릭터(본래의 직업)를 ‘본캐’, 부차적인 캐릭터(부업)를 ‘부캐’라 하니 우리에게 익숙한 ‘투잡’의 의미와는 또 다른 의미의 신조어다.

‘부캐’를 트렌드로 이끈 것은 흥미롭게도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MBC의 <놀면 뭐하니?> 를 통해 유재석이 다양한 미션을 통해 다양한 ‘부캐’를 갖게 되면서부터 대중문화 전반에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졌다. 연예인들의 ‘부캐’가 이어지자 취미로 혹은 또 다른 직업을 병행하고 있던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부캐’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동력은 젊은 세대들의 ‘부캐‘에 대한 높은 호감이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의 ‘부캐문화 열풍’ 설문조사 결과가 그것을 증명한다. 이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4.9%가 일반인까지 확산되고 있는 부캐문화 열풍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 이유로 응답자 절반 이상이 ‘다양한 자아 정체성을 표출할 수 있다’고 답했고, ‘새로운 자아 발견’이나 ‘현실에 포기된 꿈 및 취미 실현’을 그 다음 이유로 꼽았다. 물론 ‘거짓 행동 같다’거나 ‘디지털 세상이 가져온 양면적인 모습’ 등의 부정적 입장도 있지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다양한 고민이 표출된 ‘부캐’ 바람은 이미 ‘투잡’을 지나 ’N잡러‘시대로 들어선 지금, 더 확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런데 돌아보니 ‘부캐’란 신조어가 새롭긴 하지만 ‘부캐 바람’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자아실현을 위해 이미 직업이 아닌 또 다른 통로를 선택해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봉사활동을 일상적으로 이어오거나 기부로 우리 사회에 선한영향력을 꾸준히 미쳐온 사람들의 ‘부캐’는 더 돋보인다.

‘부캐’의 의미가 생계형 ‘투잡’과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라면 건강한‘부캐 열풍’이 확산되는 것도 좋겠다.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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