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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세트장 복원 가능할까
영화 ‘기생충’ 세트장 복원 가능할까
  • 김태경
  • 승인 2020.02.11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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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지역 관광자원”…“큰 돈 들인 애물단지 우려”
전국적 관심 집중된 만큼 지역 특색 살린 컨텐츠 발굴 과제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서 촬영 중인 영화 기생충. 사진제공=전주영상위원회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서 촬영 중인 영화 기생충. 사진제공=전주영상위원회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휩쓴 영화 ‘기생충’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영화도시 전주에서 60% 이상 촬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 지역에서는 촬영 당시 지었던 저택 세트장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의견이 크게 늘었다.

설령 영화제작사측과 협의를 거쳐 세트장을 복원하더라도 적정한 부지를 선정하고 건물을 새로 짓기 위한 비용과 운영 등 여러 문제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전국을 넘어 세계적인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영화 ‘기생충’의 촬영지로서 전주를 알리기 위해서는 영화도시라는 지역의 특색을 살린 컨텐츠를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영화도시 전주 자부심…영화 속 주인공 된 듯”

전주시민들은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소식에 한마음으로 기뻐하고 있다. 전주영상위원회 내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야외 세트장에 저택을 짓고 전체 일정의 60%에 달하는 46회차 촬영을 진행했다. 비록 세트장은 촬영 직후 철거돼 볼 수는 없지만 전주에서 많은 장면이 촬영된 만큼 이와 연계한 컨텐츠를 개발해 지역을 알릴 수 있는 관광자원을 만들자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기생충’의 인기는 최근 신종 코로나로 주춤하고 있는 극장가에도 활력을 주고 있다. 아카데미 4관왕 수상을 기념해 전국 극장가에서는 재개봉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북에서도 전주, 군산, 익산 등 주요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기생충’을 관람할 수 있다.

전주의 대학생 강 모씨(27)는 “영화를 두 번이나 봤는데 박사장의 저택을 찾아가는 장면이 서울 쪽으로 보여서 막연히 서울에서 촬영했다고 생각했다”면서 “전주에서 그 큰 건물을 직접 짓고 촬영했다고 들어서 놀랐고 전주시민으로서 자부심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 모씨(31)도 “평소 영화를 좋아해 해마다 전주국제영화제도 찾았는데, 지역에서 촬영한 영화 현장도 직접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세트장이 복원된다면 영화 속 주인공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외부에서도 많은 영화팬들이 전주를 찾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지낸 민병록 교수는 “영화 기생충을 비롯해 전주와 전북지역에서 촬영한 영화를 알리기 위해 제작사와 협의하고 세트장 등을 복원한다면 새로운 관광코스가 될 것”이라면서 “세트장이 복원된다고 해도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역 내 적정한 부지를 선정하는 일이 우선적이며 비용 부담과 운영 여건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제작사 협의 먼저, 부지 선정·운영 비용도 따져야

전주시는 영화에 대한 관심을 이해한다면서도 세트장 복원은 영화제작사 측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며 비용과 운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주영상위원회는 전주를 비롯해 전북지역의 영화·영상물 제작을 지원하고 촬영을 유지하는 등 지역의 영상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01년 출범했다.

영화 ‘기생충’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이 전주영화종합촬영소를 찾았다. 해마다 40~50편에 달하는 규모여서 전국의 수많은 영화계 관계자들이 전주를 찾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영화 촬영을 마친 이후 세트장을 철거하지 않으면 영화를 봐야만 알 수 있는 숨겨진 이야기가 새어나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또한 전주종합영화촬영소에서 박 사장(이선균 분)의 저택을 짓고 촬영을 진행했는데. 공간 자체에 담긴 의미와 내부의 여러 장치에 공을 들였다. 때문에 공간이 노출되는 것 자체로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촬영 직후 봉 감독 측에서 건물 철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간적인 제약도 크다. ‘기생충’ 저택의 경우 100여평의 부지가 필요한데, 적정한 부지를 찾는 일과 그 공간을 유지하기 위한 물리적인 비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주영상위원회 내 전주영화종합촬영소는 영화제작을 지원하는 공간으로서 운영하는 곳이고 관광지화를 하기 위해 세트장을 남겨두거나 복원한다면 원래의 취지를 헤치는 일이어서 큰 부담이 따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주시 관계자는 “기생충의 영화제작사 쪽에서는 주로 밤에만 촬영을 진행할 정도로 보안 유지에 신경을 썼다”면서 “세트장을 지어 놓고 영구 보존해야 한다는 고민은 이전에도 끊임없이 있어왔지만 남겨진 야외 세트장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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