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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석정문학관 10년 만에 직영 전환
부안 석정문학관 10년 만에 직영 전환
  • 문민주
  • 승인 2021.01.1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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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군수 전 석정문학관장 “문학관, 살아있는 현실의 공간 되길”
기증 장서 목록 전산화 등 성과, 고택 정비 미완은 아쉬움으로
정군수 전 석정문학관장
정군수 전 석정문학관장

2011년 개관한 부안 석정문학관이 올해 1월 1일부터 군 직영으로 전환됐다. 민간에 맡겨 운영해온지 10년 만이다. 그동안 석정문학관은 석정문학회에서 민간 위탁해왔다. 부안군은 올해 6월 부안군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석정문학관 운영을 맡길 예정이다.

역대 석정문학관장인 고(故) 허소라, 소재호, 정군수 관장은 부안에 석정의 혼을 심었다고 할 수 있다. 허 전 관장은 석정문학관을 설립한 주역으로 문학관을 마음으로 설계하고, 그 실현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소 전 관장은 석정시문학상, 촛불시문학상 제정 등으로 문학관의 위상을 한층 높은 단계로 올려놨다.

지난해 임기를 마무리한 정 전 관장에게 문학관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김제고, 전북대에서 석정 시인의 가르침을 받았던 그는 “문학관에 들어서면 석정 시인의 체취가 남아있는 시화와 사진이 많이 걸려있다. 은사의 얼굴을 보며 출퇴근했던 4년이 어제 같기도 하고 아득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학관을 정지된 공간, 보여주기식의 박물관 같은 공간이 아닌 살아있는 현실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석정촛불청소년문학제를 만들고, 지역 청소년들을 불러들여 석정시낭송교실, 시창작교실, 백일장, 시화전 등 함께 참여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그렇게 문학관을 쉼터의 공간, 생각의 공간으로 만들어나갔다.

이외 재임 기간 이룬 성과로는 유품 영역별 재정비, 기증 장서 목록 전산화, 석정시비 건립 등을 꼽았다. 가족들에게 쓴 편지와 문인들과 주고받은 국한문혼용의 서신들은 고증을 통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다시 썼고, 고인이 된 허소라·오하근·하정일 교수가 기증한 장서들은 장르별로 분류해 전산화했다.

특히 부안, 김제, 전주, 전남 장성에 있는 석정 시비를 탐방했는데 김제 벽골제에 있는 시비 ‘벽골제’는 신석정 전집에도 수록되지 않은 작품이었다고 한다. 그는 “시의 창작 연대, 발표 문헌 등을 고증을 통해 찾아냈다”며 “석정 시인의 시를 새롭게 발굴했다는 자부심이 컸다”고 말했다.

성과만큼 아쉬움도 남는다. 그는 “석정 시인의 고택인 청구원 주변을 정비해 옛날 집처럼 가꾸지 못하고 떠나온 것이 아쉽다”며 “유족과의 이야기를 통해 석정 시인의 정서와 삶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태어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한 말은 문학관은 살아 숨 쉬는 곳, 찾아오고 싶은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석정문학관은 많은 부지를 갖고 있다. 그곳을 과감하게 파고 일궈 정원과 꽃길, 쉼터를 만들어 관광객을 불러들여야 한다”며 “강원 김유정문학촌이나 양평 황순원소나기마을, 강진 김영랑생가처럼 눈으로 즐기고 생각하고 명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와 예술은 그 지방이 지닌 멋이며 자부심”이라며 “문학관이 직영으로 운영된다고 하더라도 오로지 부안과 문학관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예술인들이 머리를 맞댄다면 석정문학관은 한국에서 으뜸가는 문학관으로 거듭 태어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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