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정당 일방통행 지양 / '기초'도 소지역주의 우려 / 인물·정책보고 투표해야
#1. “지역발전을 위해 뛰는 전북의 머슴이 되겠다”며 지난 2일 전북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철곤 예비후보(새누리당)는 첫 행보부터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었다. 전주시내 대로변에 적당한 선거사무실을 찾아냈지만 건물주가 새누리당 후보라는 이유로 임대를 꺼렸기 때문이다.
또 장수군수에 출사표를 낸 새누리당 김창수 예비후보도 임대계약에 응한 건물주가 없어 중심지인 장수읍에 사무실을 얻지 못하고 지난 5일 외곽 번암면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가졌다.
후보의 능력과 도덕성·정책은 아예 살펴보지도 않고 특정 정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묻지마 투표’의 관행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2. 장수군수에 뜻을 두고 지난해 공직에서 명예퇴직, 출마예정자로 이름을 올렸던 권건주 전 전북도 지방공무원교육원장은 지난달 말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그는 “후보자의 정책이나 능력과 같은 미래의 관점보다는 과거 각종 모임을 통한 친소관계나 학연·지연 등 연(緣)이 중요한 선택기준이 되는 게 현실이었다”면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정치신인으로서 정책으로 주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한계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고향 발전을 위해 일하겠다는 포부를 세웠지만 결국 뿌리깊은 연고주의와 지역조직의 단단한 벽을 실감하고 도전을 포기한 것이다.
올 지방선거에서도 지역주의·연고주의에 따른 ‘묻지마 투표’관행이 재연될 조짐이다.
우선 광역단체장과 광역의원 선거의 경우 옛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측 새정치연합이 한지붕 아래 뭉친 새정치민주연합의 세부 경선 방식에 후보는 물론 유권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특정 정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해묵은 선거구도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은 한번도 전북에서 도지사를 당선시키지 못했다.
특히 농림수산부 장관을 지낸 강현욱 씨는 지난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주자유당 후보로 나서 낙선한 뒤 새천년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제3회 지방선거에서는 74.56%의 압도적 지지율로 도지사에 당선돼 눈길을 끌었다. 인물이나 정책보다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묻지마 투표의 관행이 입증된 셈이다.
이같은 묻지마 투표의 결과는 지역발전에 적지 않은 저해요소가 됐다는 평가다. 집행부와 지방의회가 특정 정당에 의해 장악돼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중앙정치권에서 지역에 관심을 쏟지 않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는 지적이다.
또 묻지마 투표는 결국 유권자가 스스로 선택의 권리를 포기하고, 정치인들의 전략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허수아비로 전락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박철곤 전북도지사 예비후보는 “그간의 일방통행식 투표로 전북은 점점 더 고립, 낙후돼가고 있다”면서 “현실을 직시하고 지역을 위해 누가 더 일을 잘 할지를 보고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에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무공천을 결정하면서 후보가 난립, 소지역주의와 연고주의가 우려되고 있다. 실제 농촌에서는 한 지역(읍·면)에서 기초의원 후보가 난립, 표가 갈리면 당선자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주민들의 우려 속에 후보 단일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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