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02-20 23:33 (수)
그림으로 읽는 근현대 미술사 ② 모더니즘 태동 이전의 흐름
그림으로 읽는 근현대 미술사 ② 모더니즘 태동 이전의 흐름
  • 이세명
  • 승인 2014.11.27 2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려함에 취하는 '바로크·로코코'
▲ 지오반니 도메니코 페레티 다 이몰라 作 ‘모세와 구리뱀’

지오반니 도메니코 페레티 다 이몰라가 그린 ‘모세와 구리뱀’은 약 250년 전에 그려졌다. 작가는 1768년까지 살았다. 그가 활동했던 18세기는 로코코 시대로 알려져 있다. 16세기부터 세기별로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로 이어지는 미술의 오래된 역사를 떠올려야 하는 그림이다.

1300년대부터 시작되는 르네상스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시대 절정에 달했다. 최고봉은 언제나 작은 부분이듯 1500년대 초 20년의 짧은 기간을 성기 르네상스(High Renaissance)라고 부른다. 해부학뿐만 아닌 자연과학까지 모든 학문을 알아야 하는데다, 그림을 그리는 기술인 원근법과 단축법, 명암법을 구사하는 회화야말로 모든 학문의 여왕이라고 세기의 천재 레오나르도는 주장했다. 그 유산이 바로크로, 로코코로 변주를 이어갔다.

바로크는 르네상스의 완전함을 ‘일그러뜨린 진주’로 해석됐다. 로코코는 바로크의 종교적 열정이나 절대왕정의 웅장함이 소왕국의 궁정이나 귀족의 저택으로 스며든 작은 바로크 같은 것이었다. 로코코 시대에도 천정화에서 주로 보이는 화려한 빛과 구름 속에서 하늘에 떠있는 사람들과 같은 그림이 종교화의 흔한 유형을 이루고 있다.

여러 천정화를 남긴 지오반니 도메니코 페레티 다 이몰라의 ‘모세와 구리뱀’도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다. ‘민수기’에서 애급(이집트)을 나온 유대인들은 광야를 방황하며 때마다 모세와 하나님을 원망한다. 한 달이면 가나안까지 갈 길을 40년이 걸린 것도 징벌의 하나였다. 가나안 정탐 결과 또다시 돌아서 간다고 원망하는 사람들, 그들은 불 뱀에 의해 벌을 받게 된다. 백성들이 회개하자 모세에게 떨어진 명은 “구리뱀(놋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달라, 그것을 쳐다보면 살리라”였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구리뱀을 쳐다본 사람들은 살 수 있었다. 장대는 십자가에 매달릴 예수에 대한 예언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구리뱀을 가리키는 모세의 머리에는 뿔처럼 빛이 솟아오른다. 십계명을 받은 모세의 얼굴이 빛났다는 말처럼 그의 그림과 조각에 흔히 묘사되는 형상이다. 모세 앞에서 불 뱀으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깊게 꼬인 포즈가 엉켜있다. 여인은 손으로 달려드는 뱀을 뜯어내려 안간힘을 쓴다. 제일 앞에 내쳐지듯 어린 아이가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옥과 같은 광경은 그리는 중에 약간 절제됐던 모양이다. 앞으로 엎어진 사람 위로는 뒤로 누워 고통으로 절규하는 사람을 그리다 말았다. 완성된 작품에서는 모세와 함께 있는 사람의 옷 아랫부분으로 처리되었는데 250년의 세월이 그것을 표면으로 흐릿하게 꺼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오래된 작품을 직접 보는 묘미가 아닐 수 없다.

최형순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