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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참으로 해괴한 일'



 

문화예술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전통문화고등학교가 아직도 옥신각신의 소용돌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너무나 당연한 일인 한국음악과(국악과) 설치가 사사로운 이해관계에 얽혀있는 몇몇‘말많은’교육위원들에 발목이 잡혀 아직도 승강이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기정사실이 되었는데도 설립취지마저 망각한 채 일정 사립학교 재단의 입장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라 하겠다.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집행부의 태도가 이보다 크게 앞서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들 또한 특수목적학교의 특성이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계속 끌려 다니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교사공채에 대한 이들의 안이한 자세에서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이 학교의 목적은 입시를 위주로 하는 일반학교에서는 불가능한 전통문화 장인의 육성, 바로 그것에 있다. 그러니 관련 부분의 전문기능이 교사자격 요건 중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들은 임용고시에 합격한 교사들의 적체해소를 위해 이 특수목적고의 교사채용을 활용하려 하고 있다. 그 단적인 예가 한국음악과에 임용고시에 합격한 서양음악 전공자를 임용하겠다는 것이다.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다. 처음 부임하는 교사들은 특히 중요하다. 이들에 의해 학교의 성격과 전통이 좌우되게 마련이다. 그렇지 않아도 서양음악 중심의 학교교육으로 우리 음악이 천덕꾸러기가 되고 있는 마당에 한국음악과에 서양음악 전공자를 쓰겠다니 말이 되는 소리인가. 한국음악전공자에 교사자격을 갖춘 사람이 없다면 혹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자격을 갖춘 후보들이 도내만 해도 수십 명에 이른다. 이런 마당에 임용고시 합격자의 적체해소만을 내세우는 것은 일의 우선 순위를 가리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처사라 할 것이다. 의당 일반학교 교사들 임용과는 다른 별도의 임용절차를 통해 적합한 인재를 발굴해야 할 것이다.

 

전통문예의 젊은 일꾼들을 키워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교육관계자들의 편협하고 안이한 태도로 유실되는, 참으로 해괴한 일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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