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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독일의 한국어 교육

유럽은 아직도 우리에게 심리적으로 멀리 있는 모양이다. 유럽 간다는 말에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목적보다 행선지에 더 관심을 갖는다. 주된 목적은 보나마나 관광 아니겠냐는 태도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가 있었다. 이런 태도들때문에 방문의 목적이 되는 한국어교육 실태 파악이 제대로 안 되면 어쩌나 하는 부담감이 적지 않았다.

 

주된 방문국은 체코의 찰스 대학이지만 프랑크푸르트에서 여정을 시작하는 관계로 먼저 독일의 한국어교육에 대한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독일에는 현재 34개 한글학교가 있다고 한다. 물론 금, 토 이틀동안 열리는 학교다. IMF 직전에 독일 정부와 한국 정부 그리고 교민들이 합심해서 정규과정을 운영하는 한국학교를 세우려고 한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독일 주재 한국 상사에서 지원하기로 했던 금액이 한국 본사의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지원되지 못해서 한국학교 설립이 무산되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매우 커 보였다.

 

한국어 교재와 관련해서는 30여 년간의 교육 경험으로 어느 정도 극복이 된 상태이지만 한국어 교사가 참고할 수 있는 지침서의 필요성을 지적하였다. 한국어 교사라고 해 봤자 대부분이 독일에 갓 유학을 온 한국 학생들인데 이들이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교사용 지침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어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은 주로 유아와 초등학교 정도의 연령층인데 이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목적이 형편에 따라 각기 다르다는 문제점도 지적하였다. 한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소위 ‘한독 가정’의 아이들은 의사소통에 주된 관심을 갖는 반면 상사 주재원 자녀들은 귀국 후의 대학 진학 등에 관심을 갖기 때문에 한글학교 교육이 기대에 차지 않아 따로 한국어 교육을 받기도 한다고 한다. 유학생 자녀들도 귀국 후의 생활에 대한 준비 때문에 한글 학교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 한다고 한다. 또 다른 부류의 학생은 입양아들이라고 한다. 이들은 정체성의 문제가 무엇보다도 심각하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게 하려는 수양부모들의 배려로 한글학교에 다닌다고 한다.

 

면담을 마치면서, 한국인으로서 태어났기 때문에 언어에 관한 한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씁쓸한 웃음을 짓는 재독 한국인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독일 현지에서 정영인 위촉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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