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한평생을 살면서 겪는 설움이 어디 한두가지겠는가마는 그중에서도 참으로 견디기 힘든 참담한 설움 몇가지가 있다. 첫번째가 배고픈 설움이요 두번째가 내 몸 아픈 설움이고 세번째가 집없는 설움이다. 다른 설움이야 생각을 바꾸거나 자기 하기 나름에 따라 웬만큼 이겨낼 수 있지만 이 세가지 설움은 혼자 작심을 하거나 몸부림을 친다고 해서 쉽사리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세가지 설움을 가장 두려워 한다.
부모 그늘에서 세상 물정 모르고 기대고 살 때야 내 집에 대한 고마움을 알턱이 없지만 배우자를 만나 한 가정을 이루게 되면 당장 아쉬운 것이 등붙이고 살 집이다. 부모 잘만나 손하나 까딱않고 호텔같은 아파트로 들어가는 캥거루족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보통사람들이 남의 집 빌려 첫 살림을 시작한다. 그리고 내 집을 장만할 때까지 오랜 세월을 개미허리가 되도록 허리띠를 졸라매고 산다.
주거문화의 혁명을 일으킨 아파트가 대중화 된 요즘이사 그래도 남의 집 얻기가 수월하다. 주인 집에 딸린 단칸 셋방을 얻거나 잘해야 문칸방 정도를 얻어 살 때는 방한칸 얻기가 여간 까다롭지가 않았다. 자식이 몇이냐, 병든 사람이 없느냐, 심지어 바깥양반이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느냐 따지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때문에 사는 형편이 힘들어 보이는 영세민들은 셋집 구하기가 진사시험 합격하기 만큼이나 어려웠다.
셋집이라고 다 똑같은 셋집이 아니다. 일정 기간 집한채를 통째로 얻는 전세집이 있는가 하면 일시불로 방 한두칸만 빌리는 전세방, 몇달치 방값을 미리 내고 달달이 꺼가는 사글세 그리고 매달 방값을 내야하는 월세방이 있었다. 그야말로 셋집도 등급이 있었던 것이다. 오죽 셋방살이가 서러웠으면 내집 장만해서 이사하던 날 부부가 부둥켜 안고 목놓아서 울었겠는가.
대통령까지 나서 하늘이 두쪽 나두 집값은 기필코 잡겠다는데 영 씨알이 먹히지 않고 있다. 어떤 통큰 주택업체는 겁을 먹는 것이 아니라 되레 온갖 수단 동원하여 집값 끌어올리기에 혈안이 돼있다. 정부 하는 일이 얼마나 우습게 보였으면 콧방귀도 안뀌는가 실로 가증스럽다. 간덩이가 부은 몇사람 배불리자고 서민들 사기를 그렇게 꺾어놓아도 되는것인지 뻥튀기를 일삼는 주택건설업자들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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