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성기노출로 시끄럽다. MBC TV의 ‘생방송 음악캠프’에서 인디밴드의 멤버 2명이 바지를 내리고 춤을 추는 모습이 5초 동안 전국에 방송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들은 “장난삼아 일을 벌였다”고 하지만 사회적 충격이 만만치 않다. 당시 방청객은 대부분 여고생이었고 전국에서 20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추산된다. 방송국측은 이들을 곧바로 경찰에 고소하는 한편 사과방송과 함께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경찰은 4일 이들 멤버에 대해 공연음란및 업무방해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로이터, AFP 등은 ‘전대미문의 진기한 사건’이라며 상세히 보도했다.
또 지난주 대법원은 미술교사 부부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알몸 사진과 남녀 성기사진 등에 대해 음란물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보통 사람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치는 것”이라며 “음란물 여부는 사회 평균인의 입장에서 그 시대의 건전한 통념에 따라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 주위에 알몸 노출이 범람하고 있다. 성인 사이트는 말할 것 없고 청소년들에게 인기있는 미니 홈피나 블로그에도 집단 성행위, 수간 등 변태적 성행위가 봇물 터지듯 넘쳐난다.
이같은 풍경은 불과 40여년 전만해도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처음으로 키스신을 다룬 것이 1954년 제작한 ‘운명의 손’이었다. 방첩대 장교가 비밀작전 끝에 간첩단을 일망타진 한다는 액션영화인데, 죽어가는 여주인공 (윤인자 분)을 끌어안은 채 남자주인공이 가볍게 입술을 대는 장면이 묘사됐다. 5초 정도의 가벼운 입맞춤에 불과했지만 당시로는 가히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신문들도 이를 주요기사로 다루었고 여주인공의 남편은 감독을 경찰에 고소까지 했다. 그러다 1965년에 가서야 베드신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유현목 감독의 ‘춘몽’이란 작품으로 여배우가 나체로 나와, 감독이 외설죄로 벌금형을 받았다. 1919년 첫 영화제작이후 여배우의 젖가슴을 보는데만 46년이 걸린 셈이다.
허나 이제는 탤런트도 벗고 가수도 벗고 일반인도 벗는 시대가 되었다. 예술인가 외설인가 하는 논쟁도 진부할 정도다. 하지만 알몸 노출도 절제되어야 하지 않을까. 같은 노출도 사람이나 장소에 따라 품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