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부턴가 10원짜리 동전이 애물단지로 변했다. 길에 떨어져 있어도 애들조차 선뜻 줍지 않는다. 껌 하나 값도 안되는 판이니 홀대받을 법도 하다. 한때 ‘알뜰 저축’의 상징이었던 동전이 이제는 은행마저 귀찮아할 정도다. 취급비용이 많이 들고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래저래 책상서랍에 누워 녹슬어 가야 하는 신세다.
그래서 지난해 9월 정부 여당에서는 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을 시도했는지도 모르겠다. 10원짜리 동전의 퇴장으로 최소 거래단위가 100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국부가 6000조원, 금융자산이 4000조원으로 2008년에는 ‘경(京)’단위에 도달할 것이라며 시급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의 반대와 화폐개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덮어버렸다.
현재 통용되는 10원짜리 동전은 황동으로 지름이 22.86mm,무게는 4.06g이다. 한쪽 면은 다보탑, 다른 쪽면은 ‘10’이라는 액면숫자가 들어있다. 올 6월말 현재 한국은행이 발행해 시중에 깔려있는 10원짜리의 발행잔액은 575억6600만원 가량. 개수로 치면 57억개로 국민 1인당 120개씩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 10원짜리 동전의 원재료는 얼마나 될까. 올 1월 한국은행은 10원짜리 동전을 만드는데 쓰이는 구리와 아연의 국제가격이 급등해 멜팅포인트(melting point·녹는 점)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동전의 소재로 쓰이는 금속시세가 액면 금액을 넘은 것이다. 동전을 녹여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게 되었다. 구리 65%, 아연 35%의 비율로 주조되는 10원짜리 동전을 만드는 소재가격이 2003년말 개당 9.0원에서 2004년말 12원 안팎으로 급등한데 따른 것이다. 1966년 처음 주조당시 구리 88%, 아연 12%였으나 구리가격 상승으로 1970년 합금비율을 조정한 바 있다.
이같은 10원짜리 동전이 10일 익산에서 화제에 올랐다. S패션업체가 퇴직금으로 10원짜리 16만개(160만원)를 지급한 것이다. 총 퇴직금 300여만원 가운데 일부로, 무게만 수십㎏에 달하고 농협점포에서 세는데만 3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이를 받은 여성근로자 3명은 “자신들을 무시했다”며 황당해 하는 반면 업주는 “같은 돈인데 무슨 말이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2년7개월 동안의 실랑이 끝에 지급하는 것이긴 하나 뒤끝이 좋아보이진 않는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