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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수목장

추석날 중요한 일과중 하나가 성묘다. 풍성한 햇과일과 곡식으로 차례를 지낸후 조상의 산소를 찾는 일이다. 이때 객지에 나돌던 친척들이 모여 안부를 묻고 집안 대소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하지만 이같은 풍속도 많이 변하고 있다. 묘지관리업이 성행하고 인터넷 성묘도 드믄 일이 아니다. 99년 교통개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100명중 60명이 귀성을 계획했으나 지난해 한 네티즌 조사에선 35명만이 귀성하겠다고 답했다. 집에서 쉬겠다는 대답이 55%에 이르렀다. 머지않아 추석에 성묘하는 것도 특이한 풍경이 될지 모르겠다.

 

성묘는 대개 매장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매장으로 묘지강산이 되어간다고 아우성이다. 묘지면적이 국토의 1%를 차지하고, 거주용 택지의 절반에 해당한다니 그럴만도 하다. 특히 2000만기에 이르는 묘지중 800만기가 무연고라니 그것도 문제다.

 

몇년사이에 매장풍속도 크게 달라졌다. 91년 17.8%에 불과하던 화장률이 지난해 말 49.7%로 급증했다. 사망자 2명중 1명꼴로 화장하는 셈이다. 부산은 화장률이 72%에 달한다.

 

그런데 정작 심각한 것은 화장후 처리다. 매장을 억제하고 화장을 권장하기 위해 2000년에 관련법이 개정됐지만 호화납골묘며 납골당 부족이라는 부작용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자연친화적인 산골(散骨), 그 중 수목장(樹木葬)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수목장은 말 그대로 시신을 화장해 골분을 나무 아래 파묻거나 나무 주위에 뿌리는 장례방식이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고 사람과 나무가 상생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울타리나 비석 등 인공물을 일체 사용하지 않아 산림훼손이 없으며 벌초 등 무덤관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원로 임학자인 김장수 전 고려대 교수의 장례를 수목장으로 치러 화제가 되었다.

 

이 수목장은 스위스에서 99년 우엘리 자우터(64·프리드발트사 사장)씨에 의해 창안되었다. 독일 일본 영국 등에서도 장묘개선책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스위스에는 55곳의 수목장림이 운영되고 있으며 50%이상이 영생목을 생전에 구입한다고 한다. 프리드발트사는 이 영생목을 99년동안 맡아 관리해 준다. 연로한 노인을 모시고 있는 가정에서는 이번 추석에 수목장에 대해 논의해 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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