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9돌 한글날. 이번에도 한글날은 그냥 ‘날’일 뿐이다. 국경일로 하자는 의견에 반대하는 이들을 찾기 힘든데도 국경일이 되는 것은 어려운 모양이다. 국경일에서 빠질 때는 일도 없더니만 말이다.
전에 ‘논리야 놀자’란 책이름이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놀자’란 가벼운 의미가 고상한 ‘논리’와 결합하여 논리의 무게와 어려움을 한 풀 벗겨낸 것도 화젯거리가 되는데 적지 않게 기여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
한글과 맞춤법은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그래서 애증(?)이 교차하는 모양이다. 세계에서 제일 뛰어난 문제 ‘한글’에 대해서는 한없이 자랑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맞춤법만 들먹이던 그 우쭐하던 기분이 비 맞은 장닭 꼴이 되기 때문이다. 여하간 ‘법’이란 토를 달면 어렵게 느껴지니 말이다. 이런 법도 이렇게 한가닥 풀어보면 좀 색다르지 않을까 한다.
‘맛’이란 이름의 집과 ‘있다’란 이름을 가진 집이 있었다. 두 집을 왕래하려면 대문을 열고 닫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랐다. 두 집의 독립성 때문에, 앞집의 ‘맛’이 ‘맏’으로 소리가 바뀌면서 ‘맛있다’는 ‘마디따’로 쇨가 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두집을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대문을 여닫는 번거로움이 증대되었다. ‘맛있다’란 표현을 자주 쓰게 되면서 두 집 즉 두 단어 사이를 갈라놓았던 대문이 거추장스럽게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두 집을 한 집으로 통합하는 작업이었다. 이런 작업의 결과로 사람들은 굳이 대문을 여닫는 번거로움을 줄이게 되었고 좀더 편하게 한 집처럼 왕래를 하게 되었다.
이렇게 왕래가 수월해지기를 바라는 것은 집과 집사이만은 아니다. ‘맛’과 ‘있다’란 단어에서도 수월하게 발음할 수 있기를 사람들은 원한다. 그 결과 ‘맛있다’란 단어는 ‘마디따’라는 부담스러운 발음보다 ‘마시따’라고 편하게 발음하게 된다는 말이다. 경제적인 논리 즉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꾀하려는 시도는 발음에서도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일부에서는 ‘마시따’는 잘못된 발음이니 ‘마디따’로 해야 한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이미 ‘마시따’라고 발음한 지 오래다. 그러니 편하게 발음하려는 사람들은 아무리 나무라봤자 이제는 소용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제는 또 다른 발음이 떠 오른다. ‘마이따’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이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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