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각 기자
‘오늘 와보니 몇년전과 달라진게 없이 여전하더라. 인구 26만명에 제대로 된 공연장 하나 없다니…’.
며칠전 군산시의 초청특강에 초청된 연극인 최종원씨의 말이다.
‘폼나는 공연장도 좋지만, 공연장을 채울 수 있는 예술단체에 대한 관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군산지역에서 10년 가까이 연극판을 지켜온 한 연극인의 하소연이다.
사실 공연장이라기 보단 민방위교육장으로 어울릴만한 시민문화회관도, 지역문화예술에 대한 무관심도 모두 문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군산의 ‘척박한 문화환경’에 시민들의 무감각에 있다. 시장선거를 앞두고 문화예술단체도, 후보들도 한결같이 공약제안과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때 뿐이었다. 아마도 이전 시장선거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문화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무감각은 단체장으로 하여금 ‘지역문화가 곧 자산’이라는 인식을 흐리게 만든다. 군산은 지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신임 시장은 ‘50만 국제관광기업도시 군산건설’를 임기 목표로 세웠다. 새만금 관광을 구도심과 연계해 연간 5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군산의 근현대 생활사를 새롭게 재구성해보려는 시도인 ‘해망동 공공미술 프로젝트’ 역시 맥을 같이 한다. 또 새만금 효과와 군산지역에 산재해있는 근현대 문화유산을 연계활용할 경우 불가능한 계획은 아닌 것같다.
그러나 도시 관광은 문화적 토양과 향기가 어우러질 때 가능하다. 단순한 ‘보는 관광’이 아니라, 향기를 느끼는 관광이 돼야 한다. 특히 문화적 향기는 ‘관광용’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의 질’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요소다.
‘50만명 국제도시’에 문화가 없다면 졸부의 서재에 꽂힌 장식용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과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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