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의 독특한 발효식품인 김치를 언제부터 담가먹기 시작했다는 확실한 기록은 없다. 우리나라는 사계절 변화가 뚜렷하고 토질이 비옥해 다양한 채소를 가꿔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생산되지도 않고 저장도 어렵다 보니 건조처리나 절임 방법등 다른 가공방법이 필요했다. 채소류를 건조시키는 방법은 쉽기는 하지만 건조된 상태에서 조리했을 때 채소류 특유의 신선미를 재생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소금에 절이면 채소가 연해지며 사각사각 씹히는 맛도 있고 오랫동안 저장도 가능해진다.
김치의 과학성은 채소를 소금에 절이는 과정에서 부터 시작된다. 채소를 소금에 절이면 삼투작용에 의해 배추의 수분이 밖으로 배출되는 동시에 해로운 채소내 미생물의 활동도 정지된다.
김치를 담근후 김치에 포함된 미생물은 최대 3000여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 때문에 김치는 치즈나 요구르트 보다 훨씬 더 복잡한 발효및 숙성과정을 거치게 되며 흔히 김치를 ‘담근다’와 ‘익힌다’는 표현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치를 발효·숙성시키는데는 주로 유산균이 작용한다. 김치를 담그면 처음에는 여러 미생물이 재료속에 들어있는 당분을 분해한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나와 김치 포기 속의 공기를 밀어낸다. 이때부터 공기를 싫어하는 유익한 유산균이 번식하여 발효가 일어나며 김치가 익는다. 유산균 작용으로 생긴 젖산과 초산· 알코올등이 김치 특유의 상큼한 맛과 향을 내게 하는 것이다. 만약 김치에서 이같은 유산균에 의한 발효가 일어나지 않으면 김치는 단순히 소금에 의해 절여진 염장식품에 그치고 말았을 것이다.
김치에 들어있는 미생물은 온도가 높을 수록 발효가 빨라져 신맛이 난다. 요즘 같은 늦가을 김장후 김칫독을 땅에 묻어 적정온도를 유지하게 했던 것도 우리 선조들의 지혜였던 것이다. 최근 들어서 각 가정에 널리 보급된 김치냉장고는 땅속 김칫독 환경을 과학적으로 재현한 셈이다.
오늘 부터 전주한옥마을에서 세번째 김장축제가 열린다. 김치는 올해 3월 미국의 건강전문지 월간 ‘헬스’가 소개한 건강에 좋은 세계 5대 식품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김치의 우수성과 높은 과학성을 김장축제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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