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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중국쌀

한미FTA 협상에서 쌀 개방이 제외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쌀 개방은 미국의 압력이 전부는 아니다. 실은 미국 호주 태국 등 9개 협상국 가운데 중국의 시장개방 압력이 가장 거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쌀은 국내 쌀과 비교해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수출 쌀의 주산지는 길림, 흑룡강, 요령 등 동북 3성이다. 중국인보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좋아하는 ‘자포니카'(중단립종) 계열을 주로 재배한다. 자포니카 쌀의 소매가격은 1㎏당 3.2위안(元)이다. 80㎏으로 환산하면 3만 8400원이다. 우리나라 1등품 쌀의 20%에 불과한 가격이니 우리로선 큰 고민거리다.

 

2년전부터 시판이 허용된 밥쌀용 수입쌀도 중국 미국 호주 태국산 가운데 중국쌀이 가장 경쟁력이 높다. 미국내에서 쌀 산업은 그다지 중요한 산업이 아니며, 캘리포니아 쌀도 중국의 생산량 3,300만t의 3%에 그친다. 호주도 물이 부족해 쌀 재배면적을 정책적으로 제한하는 등 여건이 좋지 않다. 태국산 쌀은 우리 소비기호에 맞지 않아 경쟁력이 가장 떨어진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밥쌀용 중국쌀이 공매 즉시 전량 팔려나가고 있어 예사롭지 않다. 최근의 낙찰가격은 20㎏ 한 포대당 3만380원으로 지난해보다 1만원 가량이나 웃돈다. 이런 추세라면 올 상반기에 반입될 중국산 2만3,015t도 가볍게 소진될 것이다.

 

중국산 쌀이 주목받는 이유는 값이 저렴하고 국산쌀과 외관상 차이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또 도매상과 식당 간의 고정 거래선이 생겨나는 것도 한 이유다. 예식장·장례식장·급식업소·식당 등 품질보다 가격으로 승부를 거는 업체들은 중국산 쌀을 선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부정유통이다. 중국산 쌀은 '단립종'이란 표시 외에 품종명을 표시하거나 홍보할 경우 양곡관리법에 따라 처벌받게 된다. 그런데도 일부 업자들이 수입쌀의 원산지를 국산으로 속여 팔고 있다. 중국산 쌀을 80㎏ 한 포대당 5만원씩에 공급받은 뒤 국내산으로 재포장, 13만~14만원을 받고 쌀 도매업자에게 넘기고 있다. 전주와 익산에서도 적발됐다.

 

수입의무비율은 어쩔 수 없다지만 부정유통만은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부정유통으로 폭리를 취하는 업자들이 소비자와 당국을 비웃고 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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