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오 기자(군산주재)
대형 마트의 증가와 지속된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 등으로 재래시장이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다. 이에 정부와 자치단체는 대형마트에 익숙해진 소비자를 재래시장으로 유인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설 현대화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없는 게 없다’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재래시장이 시설현대화를 통해 거듭난다면 대형마트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렇게 해서 4년의 진통끝에 탄생한 시장이 대야 장터다. 총 17억7100만원이라는 예산이 투입됐다. 시는 당초 구 시장에 비가림 아케이트를 설치하기로 했으나 일부 상인들이 환풍과 매연, 기둥 등의 문제를 내세워 시설 설치를 반대했다고 밝혔다. 시는 고육책으로 주차장 부지로 확보한 땅에 비가림 지붕을 설치한 뒤 26개 점포가 입점할 수 있는 대야 장터 신설로 가닥을 잡았고, 지난해 12월 드디어 사업을 완료했다. 장터에서 100m 떨어진 곳에 상인과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까지 마련, 그럴싸하게 구색을 갖춘 듯 보였다.
그로부터 7개월. 시가 예상했던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은 엉뚱한 방향으로 빗나가고 있었다.
장터 내에 설치된 26개소의 점포는 주차장으로 전락했고, 상인과 소비자는 오간데 없다. 1일 6000원의 이용료가 상인들의 입점 쇄도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물거품이 된 것.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상인도 찾는 이도 없다면, 이는 분명 실패한 행정이다. “주식회사 군산이었으면 벌써 망했다”는 한 시의원의 성토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이번 문제가 현장의 실정을 외면한 탁상행정이 빚어낸 기현상이 아닌지 다시한번 되물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