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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준비 부실한 '교장공모제'

정진우 기자(교육부)

고수의 반열에 오른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한결같이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일을 매끄럽게 처리하는 신통한 재주를 갖췄다. 국내야구계에서 최고의 유격수로 꼽히는 이가 김재박(현 LG트위스 감독)이다. 김 감독은 선수시절에 다이빙캐치같은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보단, 그저 평범한 수비동작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그래서 김 감독은 ‘고수’였다. 미리 타구의 방향을 예측한 뒤,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김 감독을 비롯한 고수들은,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나기 전에 미리 해결방법을 찾는다. 결코 요란하지 않다.

 

헌데 도교육청이 요즘 시끄럽다. 교장공모제 시범학교로 지정했던 4곳 가운데 정읍 정산중과 칠보고 등 2곳에 대해 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지정을 철회하면서부터다. 도교육청은 특히 관리·감독의 책임을 일선 학교에 떠넘겼다는 점에서 안팎의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도교육청도 할말은 많다. “교육부의 ‘후보추천절차는 해당 학교 학운위가 전담한다’는 지침에 따랐을 뿐”이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정작 ‘일선 학교의 사전준비가 부실했다’는 점을 간과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오죽하면 한 학교 관계자가 “왜 이런 일을 학교에 떠넘기느냐, 교육청이 맡아달라”고 토로했을 정도다. 도교육청은 관련제도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에 적극 나서야 했는데도, 이를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결국 도교육청은 ‘준비안된’ 일선 학교에 모든 책임을 미룬 뒤, 사후에 문제가 생기자 지정철회로 대응하는 실수투성이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는 셈이다.

 

이래저래 도교육청은 교장공모제 추진에 관한 한 ‘하수’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같다.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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