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병기 기자(교육부)
전주중앙여고가 현 인후동 부지에서 26년만에 산정동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순간 설립자인 노인석 이사장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 조차 자신의 땀이 배어있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듬뿍 정이 담긴 교정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 경계 300m 이내에 약 80여개의 모텔과 단란주점이 산재해 사춘기 여학생의 지도가 어렵고 현 부지는 너무 좁아 기숙사, 도서관, 강당 등 교육 기초시설을 갖출 수 없다는 재단측의 주장이 일리있어 보인다.
학부모, 동창회 어느 누구하나 반대하지 않는 것도 전주중앙여고의 이전에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교육계 일각에서는 학교법인 인애학원이 굳이 외곽으로 이전하려는 이유에 대해 여전히 궁금해 한다.
현 부지는 주변에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 학생들이 5분, 10분이면 걸어서 통학이 가능한 선호도 높은 학교다.
그런데 왜 20대의 통학버스까지 마련해가며 외곽으로 이전하려는지 선뜻 이해가 안되기 때문이다.
도내 건설업계나 교육계 일각에서는 “솔직히 법인에 손해가 난다면 굳이 힘들게 이사하겠는가”라며 노른자위 땅인 현 부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과거 일부 사학 법인들이 땅값이 비싼 중심지에서 외곽으로 이전해 학교 시설도 확충하고, 법인은 법인대로 톡톡히 재미를 본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교육계 일부에서는 전주중앙여고의 이전에 대해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시각이 기우였음을 노 이사장이 행동으로 입증해 보기를 기대한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전주중앙여고를 지금보다 훨씬 좋은 학교로 만들어야만 외곽이전이 박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석 이사장이 모범적 사학 운영으로 ‘제2의 홍성대’라는 평가와 함께 존경받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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