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정(문화교육부기자)
아이들 생일파티가 호화판으로 열리고 있다.
일년에 한번 뿐인 생일이니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해 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더라도, 눈 한번 '질끈' 감고 아이들 얼굴에 웃음꽃을 피워주고 싶은 욕심이 생길 법도 하다. 문제는 자기 아이 기를 살려주기 위해 부모들이 상당한 비용을 쏟는 생일파티가 다른 아이들에겐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준다는 점이다.
게다가 반 전체 아이들을 모두 초대해 파티를 여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고 하니, 여기에 동참하지 못하는 부모들의 상대적 위화감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심지어 일부 학교 자모는 왜 우리 아이는 빼놓고 생일파티를 열었느냐며 부모에게 따지는 상황도 연출됐다.
하지만 아이들 모두를 초대해 화려한 생일파티를 치르는 상황은 대다수 부모들에게 상당한 경제적 부담이다. 한번 파티를 열면, 20만원은 훌쩍 넘기기 때문.
자기 아이의 자존심을 다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면, 경제적으로 여력이 없는 아이의 자존심은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이기주의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가족들끼리 오붓하게 혹은 지인들끼리 특별한 날로 소박하게 기릴 수 있는 날의 의미로도 퇴색됐다.
문제는 이미 초대받았던 아이들이 자기 생일에 파티를 하지 않으면 눈치가 보인다고 말하는 상황이다.
놀이시설, 파티공간까지 갖춰진 곳에서 생일파티에 치른 아이들은 이미 파티에 대한 기대수준도 높아졌다. 아이들에게 휘둘려 호화판 생일파티를 열어줄 수 밖에 없다는 게 부모들의 하소연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쯤에서 한번쯤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값비싼 공간에서 친구들을 불러 호화로운 생일파티를 열어주면서,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사람이 되라고 외치는 건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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