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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원주민 내쫓는 주거환경 개선

주택공사가 진행하는 주거환경개선사업이 도마위에 올랐다. 도시 저소득 원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이 오히려 원주민들을 내쫓는 사업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원주민 재정착률이 지극히 낮기 때문이다. 특히도내에서 시행된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재정착율이 전국 최저인 것으로 나타나 도민들의 불만이 적지않은 상황이다.

 

지난 2006년에 준공된 군산 동흥남의 경우 원주민 120명중 사업이후 재입주한 원주민은 단 1명 뿐으로 나타났다. 재정착률이 불과 0.8%로, 전국 48개 사업구역 가운데 최저이다.

 

또한 2005년에 준공된 군산 삼학구역은 4%, 2007년의 군산 창성구역은 2%로 조사되는 등 재정착율 10% 미만인 전국 8개 사업구역중 3개구역이 모두 전북지역이다.

 

전국 평균이 59%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지역의 재정착률이 얼마나 낮은가를 알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준공된 전주인후농원(올 2월 입주)도 25%에 머물고 있다.

 

재입주하지 못한 원주민들은 오랜동안 노후되고 불량한 건축물 속에서도 꿋꿋하게 삶을 꾸려왔던 터전을 버리고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갔다. 쾌적하고 깨끗한 주거환경을 조성해주겠다는 사업에 보금자리를 뺏긴 상황이 된 것이다.

 

공동주택의 분양가가 높게 산정됐거나, 적정치 못한 보상가 등 원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재정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못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저소득 주민들이 거주할 만한 소형평수의 부족도 또다른 원인으로 제기되면서 주공이 원주민을 상대로 수익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앞으로 전국적으로 44개의 구역에서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추가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다시 얼마나 많은 원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게 될지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대목이다.

 

당초의 사업목적과는 달리 원주민들을 타지역으로 내몰고 있는 주거환경개선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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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kimj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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