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집행위원장)
스포츠는 인류 역사와 더불어 늘 함께 있어 왔다. 스포츠는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과정에서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했다. 단순히 군사적 목적이나 오락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형성과 민족국가 구축에 큰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다. 이렇다 보니 히틀러와 전두환을 비롯한 파스시트들이 올림픽을 비롯한 스포츠를 정치도구화하기도 했다.
전북은 4·19혁명 이후부터 서서히 호남지역의 대표성을 상실하고 늘 광주·전남의 아류로 취급되어 왔다. 특히 5·18민주항쟁 이후 광주가 민주화의 성지로 부각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출신지역과 맞물리며 호남에서 전북의 존재는 상실해갔다. 유신과 5공 시절 전북의 정치 지도자들의 도덕성으로 인해 박정희 군사독재와 전두환 군사독재 투쟁에서 주도성을 상실한 것이 이를 더욱 악화시켰다. 이는 민주정부 수립 후에도 중앙 정치무대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데 장애가 되었다.
전북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정치에 있어서 국민적 신뢰의 회복과 지도력의 복원이 중요한 요체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도 전북지역은 국회의장과 당의장 등 화려한 정치인들이 있었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전북이 타 지역으로부터 소외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스스로 획득한 권력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어쩌다 요직에 있는 사람도 무늬만 전북 사람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경제 낙후와 더불어 정치의 후진성이 반복되고 있다.
분단된 조국의 현실에서 통일 한국을 지향하는 마당에 소지역주의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다. 작금의 현실을 보면 '공기업 선진화'라는 미명 아래 공공기관의 지사들이 대부분 광주나 대전으로 이전해갔고 사기업들은 이미 떠났다. 시민사회의 주요한 성과인 국가 인권위 등 각종 기구도 광주에 있다. 한마디로 전북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점점 낙후의 길로 나아가며 한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요즈음 전북에 프로야구단 유치가 화제이다. 혹자들은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웬 프로야구단!" 하며 비아냥거리기도 하고 일부 식자층이나 몇몇 단체 인사들은 과거 전두환 정권의 3S(스포츠·섹스·스크린)정책을 떠올리며 비판한다. 예산문제와 구단은 있는지 반문하기도 한다. '김연아'와 같은 엘리트 스포츠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 하더라도 스포츠는 이미 시민생활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문화가 된 것이다. 이제 문화욕구는 정치 경제적 욕구 못지않은 중요한 일이다. 이는 새삼 거론할 것도 없다.
프로야구 문제도 그렇다. 난 근래 야구시청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제 습관이 되다시피 되었다. 그러나 더 이상 '목포의 눈물'을 들으며 응원하고 싶지는 않다. 스포츠에 정치와 지역을 개입시키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 지역의 노래를 부르며 지역의 팀을 응원하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을 뿐이다.
야구단 유치는 '죽고 죽이는' 여타의 사안과 다르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성공하면 좋은 일이요 실패한다면 다음을 기약하면 된다. 또한 프로야구단 유치에서 관은 구단 유치에 유리한 법적·제도적 조건을 갖추며 민간이 주도하는 운동을 측면 지원하면 될 것이다. 벌써 전주시의 유치운동을 전라북도가 빼앗아 갔다고 하는 볼멘소리들이 들린다. 이번 유치위원회 활동은 과거의 LH 운동과는 확실하게 달라야 한다. 언론과 민간에서 야구단 유치를 제안하고 전주 완주 익산 군산이 화답하고 전라북도가 참여했지만 유치운동은 철저하게 민간 운동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도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프로야구단 유치가 성공하길 기원한다. 꽉 막힌 전북인들에게 희망과 활력을 줄 수 있고 이를 단초로 전북인들이 홀로서는 법을 배워 나갈 수 있길 기원한다.
/ 김영기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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