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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공교육 살리기

박삼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우리는 한국의 발전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그 심각성을 지적하면서도 실제로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공교육의 붕괴현상이다. 학교폭력에서부터 교실 학습현장이 붕괴되는 일에 이르기 까지 수많은 문제점이 나타났는가 하면, 학력 저하·창의력 부족 등 공교육의 질에 대해서도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어왔다. 공교육의 붕괴는 또한 사교육비 증가로 인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불러일으켜왔다.

 

우리는 이와 같은 공교육의 실종과 위기로 인한 문제에 대해서 신문과 방송을 통해서 수없이 접해왔다. 구글(Google)에서 '공교육'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관련내용이 약 233만개가 검색되고 '공교육 문제'를 치면 약 120만개가 나온다.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공교육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및 대안에 대해서 얼마나 절절히 지적되고 제시되었는가를 보여준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공교육의 문제점이 파악되고 해결방안이 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오늘의 공교육은 개선될 징후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그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는가? 오늘의 공교육이 개선되지 않은 것은 문제를 잘못 파악한 때문도 아니고, 바람직한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때문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공교육의 기본을 간과하였기 때문이요, 공교육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내세운 교육정책이 오히려 학생들을 사교육현장으로 몰고 간데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공교육 현장에서 교육의 기본을 소홀히 했다고 하면 공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분들은 동의하지 않고 유감으로 여길 분들도 많으리라고 본다. 필자는 그러한 의견을 이해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과연 공교육을 담당하는 분들이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얼마나 진지하게 노력하고 공부하였는지 의문이 간다. 공교육에서 기초를 다지고 응용하는 연구와 노력을 철저히 한다면 많은 학생들이 사교육 현장으로 가지 않을 것이다. 공교육을 살리는 출발점은 초등학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교육 담당자들이 교육의 중요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여 교육의 효과와 질을 높이는 것이다.

 

아무리 교육현장에서 교육 담당자들이 탐구하고 노력한다 해도 교육정책이 현실을 무시한 정책일 경우 그 정책은 오히려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교육정책은 일관성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하며 항상 새로운 정책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문제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분석해야 한다.

 

사교육을 근절한다고 수많은 새로운 정책들을 추진하였지만 결과는 오히려 대부분의 학생들을 사교육현장으로 내몰아왔다. 교육은 백년대계인데 어떻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더 나아가서 장관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어야 하겠는가? 물론 세계화와 지식정보화의 세계적 흐름에 맞추어 교육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교육의 내용과 흐름은 시대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이념에 의해서, 일시적 전시효과에 의해서, 또는 포퓰리즘으로 교육정책이 바뀌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위의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 전북이 공교육을 살리기 위하여 진정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직접선거를 통하여 교육감을 선출하는 교육자치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이제 국가정책 탓만 하지 말고, 공교육을 살리는 기본을 다지는 일에 전북이 앞장서야 할 때다. 전북은 산업화시대에 낙후되었다. 이대로라면 지식정보화시대에 더욱 낙후될 수 있다. 지식정보화시대에 전북지역이 빛을 보기 위한 첩경은 인재를 육성하는 길이다. 불확실성이 큰 미래사회는 어떤 인재를 육성하느냐가 지역과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공교육을 살리는 일은 바로 전북의 인재를 육성하는 첫 걸음이다. 지금부터라도 공교육의 출발점에 역점을 두어 교육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기관은 물론 지방정부, 학부모 등 모두가 교육 담당자들을 지원하고 교육자의 사기를 높이는데 뜻을 모아야 한다. 전북의 인재들이 한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세계의 리더가 될 수 있다면 이는 전북도민의 자긍심을 높일 뿐만 아니라 전북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박삼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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