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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페달 내려놓고 신앙과 삶이 일치되게 살아야"

김동건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원로목사회 회장

�� 김동건 원로목사회 회장이 설교는 하나님과 접촉하기 위한 또다른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동건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원로목사회 회장(76)은 2003년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한국장로교출판사)를 펴냈다. 전주 중부교회 목사직을 퇴임하면서 큰 아들 김의신 목사(광주 가일교회)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말씀과 성령의 관계를 기록한 책. 이 설교집에 새삼 눈을 돌린 것은 신앙과 삶의 불일치 되고 있는 개신교 교인들이 많아졌다는 위기의식에 대한 일종의 해답을 제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1973년 200여 명이 예배를 드리던 전주 중부교회는 현재 2000여 명이 함께하는 큰 교회 공동체로 성장했다. 그가 목회 인생 50여 년을 다 건 결과다.

 

 

-아나운서 김동건씨와 이름이 같습니다.

 

△ 내가 하나님 나라의 아나운서라고 하면 사람들이 참 좋아해요. (웃음) 하지만 설교를 해오면서 설교가 단순히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써 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 설교집을 내신 게 꽤 오래 전입니다만, 여전히 울림이 있습니다.

 

△ 예수님을 믿는 것뿐만 아니라 예수님이 가졌던 믿음까지 믿어야 진정한 신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성 훈련은 예수님과 그 예수님의 믿음까지 믿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말씀에 대한 경청이 중요하죠. 들어야 깨달을 수 있고, 깨달으면 행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설교는 하나님과 접촉하기 위한 또다른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 설교만 40년 넘게 해오셨고 이와 관련해 책까지 내셨습니다. 설교 준비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했습니다.

 

△ 저녁 예배 때에는 성경의 한 편을 연속적으로 해설하는 ‘강해 설교’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부분만을 편식하는 위험성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낮에는 주제를 먼저 정하고 거기에 맞는 본문을 고르는 ‘제목 설교’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게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목사의 말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 평소 영성 훈련, 성서 공부가 목회의 바탕이 돼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압니다.

 

△ 예수님도 돌밭과 가시덤불, 길바닥, 옥토를 비교하시며 씨앗이 자랄 수 있는 마음밭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우리 개신교가 더욱 발전하려면 제도와 형식의 개혁뿐만 아니라 내면과 영성의 체질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합니다.그래서 지난 28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산상기도회’를 주도했습니다. 안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영적 자유를 찾는 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직접 나섰지요. 다녀오면 일년 동안은 뜨근해요. 하지만 일년 이상 못 갑니다. (웃음)

 

 

- 회장님은 중부교회 역사나 마찬가지신데, 어려운 일은 없으셨습니까.

 

△ 비교적 순탄한 생활을 했습니다. 교회는 담임목사 한 사람의 능력과 노력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거든요. 장로·권사·집사에 각 부서를 맡아 수고하는 교인들까지 한마음으로 ‘섬기는 교회’를 만들 때 성장할 수 있습니다. 1973년 광주에서 전주로 왔을 때 사택도 따로 없는 셋방살이를 전전하곤 했었죠. 대지 구입, 교회 신축 등 교회 자체로도 산적한 과제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신이 나를 이곳으로 이끄신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여겼습니다.

 

 

- 중부교회는 다방면의 선교를 했는 데요, 외국에 병원을 짓는 의료 선교까지 한 것으로 압니다.

 

△ 중부교회가 안정을 되찾은 것은 ‘주는 교회’가 되면서부터죠. 우리가 지역사회에 덕을 많이 봤기 때문에 이제는 갚을 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개척 교회를 지원하고 농촌 교회를 돕는 일에 앞장서면 설수록 교인수가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교회가 창립 40주년(1997년)을 맞았을 때에는 러시아에 ‘모즈독 예수병원’을 세웠을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당시 의사들 월급이 100불도 안 됐어요. 너무 피폐했습니다. 지금까지도 우리가 운영비를 지원해 환자들이 무료로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 그렇게 퍼주면서도(?) 교회의 대형화를 걱정하는 시선도 많습니다.

 

△ 물론 모두가 대형교회화를 외칠 필요는 없지만, 성경의 가르침대로 열심히 활동하다 보면 대형교회가 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하나님 앞에 감사드려야하지 않겠어요?

 

 

- 그렇다면 교회의 정치·사회 참여는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나는 기독교가 의미있는 일에 사회적인 발언을 하고 행동을 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좋은 일에는 종교를 떠나 연대할 게 많잖아요.

 

그런데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기독교 정당’ 조직은 과연 그럴 필요가 있나 합니다. 재래시장 살리기, 북한 동포 돕기 등은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고, 우리도 할 수 있는 일이죠. 그런데 이런 일을 빌미로 섬기는 일 보다 종교는 내세우는 일이 먼저 돼서는 안될 겁니다.

 

 

- 찬반양론이 다소 첨예한 교회 세습화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내가 은퇴할 때 일부에선 내 아들을 후계자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나왔어요. 그런데 세습이라는 말 자체가 갖는 부정적인 뉘앙스도 걸리고, 또 아들이 아직 여기 올 때는 아니다 싶었어요. 사실 자식을 데려다 놓으면 내가 얼마나 긴장되겠어요. 모처럼 짐 벗어놓고 편안하게 쉴 때인데, 자식이 교회에서 실수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할 텐데.”

 

 

- 도민들에게 덕담 한 말씀. 

 

△ 새해가 되니까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됩니다. 밝은 해, 평화로운 해가 됐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북한 정권이 바뀌면서 변화의 물살을 타고 있잖아요? 남북이 평화로운 관계를 회복해 통일을 위한 극적인 전환점을 맞는 한 해가 되길 희망합니다. 다만 언론이 지나치게 어두운 면만 찾아서 기사화하니까 좀 밝은 면도 알리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야 독자들도 희망을 갖고 기쁨을 서로 나누는 사회를 만들 거 아닙니까. 안 그래요?(웃음)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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