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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의 고장' 남원 사랑과 함께, 사랑을 찾아서

   
▲ 춘향과 이도령이 만나 사랑을 키운 '남원 광한루원'.
 

열녀(烈女)하면 누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전북을 대표하고, 또 전국을 대표하는 나는 단연 춘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임 향한 일편단심' 에 담긴 춘향이의 애틋한 사랑은 아직도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아직도 그 아련한 마음이 전해지기에 많은 사람들이 춘향이의 모습을 그리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다시금 춘향의 향기를 쫓아 '춘향의 고장' 남원을 찾았다.

 

△ 춘향이처럼 입어보고 사랑 맹세하는 남원 춘향테마파크

 

이곳 남원춘향테마파크는 춘향의 흔적을 찾을 수 있고, 또 스스로 춘향이라 주장하는(?) 어여쁜 열녀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입구 첫 만남부터 춘향의 흔적을 발견한다. 춘향이 입었을 법한 예쁜 한복들, 이도령도 반했을 법한 의상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 옷들은 진짜 춘향과 이도령의 옷이 아니라고 한다. 약간의 '엽전'만 지불하면 누구나 입어 볼 수 있다.

 

이처럼 테마파크 안에서는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현금을 바꾼 '엽전'으로 치러야 한다. 춘향을 찾기 위해 주막도 들러야 하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비상금으로 넉넉히 준비해본다.

 

길을 따라가니 '만남의 장'이 보인다. 과연, 춘향의 향기를 쫓아 온 사람들과 아이들로 가득하다. 만남의 장 옆에는 심수관 도예전시관과 남원향토박물관이 있다. 심수관 도예전시관은 일본 사쓰마 도자기를 대표하는 심수관 도자기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곳이다. 400년의 망향의 아픔을 담고 있는 도자기들은 신비로운 아름다움과 역사의 아픔을 함께 담고 있는 곳이다. 남원향토박물관은 춘향의 고장, 남원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다음 목적지는 '맹약의 장'이다. 손을 꼭 잡고 서로서로 약속을 하는 곳. 이곳에서는 조금이나마 춘향의 애틋한 마음을 경험해 볼 수 있다. 굳은 약속을 자물쇠에 담아 간직할 수도 있다. 춘향의 마음 또한 저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까. 그 아래에는 '맹약의 단'이 보인다. 손을 꼭 잡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소. 진심을 담아 이곳에 함께 손을 넣으면 그 약속이 지켜진다고 한다.

 

다음은 '사랑과 이별의 장'이다. 이곳은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의 촬영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서로의 손을 잡고 길을 걷는 모습은 마치 영화 속의 춘향과 이도령을 떠오르게 한다. 다양한 체험도 해볼 수 있는데, 주막에서는 시원한 막걸리와 침이 꼴깍 넘어가는 맛있는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 잠시 신발을 벗고 한숨을 돌려본다.

 

그 아래는 '시련의 장'이다. 그 이름처럼 눈앞의 모습은 춘향의 아픔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실제 곤장도 보인다. 고통을 참는 춘향의 모습도 있다. 춘향의 이야기는 '축제의 장'에서 끝이 난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해피엔딩. 하지만 나는 아직 춘향을 만나지 못했기에 조금 더 발걸음을 옮겨본다.

 

△'천문대'서 사랑 별 찾고 '민속국악원'서 사랑 소리 듣고

 

춘향을 찾아 높은 곳으로 올라가 보았다. 그런데 지금까지 본 것과 사뭇 다른 느낌의 건물이 보인다. 이곳은 남원 항공우주천문대. 실제로 별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춘향을 찾아 테마파크를 입장할 때 이곳 입장권도 함께 구매하면 누구나 이곳에서 우주의 별도 볼 수 있다. 혹시 춘향도 저 별 가운데 하나일 수도 있으니 큰 눈으로 찾아보시길.

 

천문대를 따라 아랫길로 내려오면 아름다운 국악이 울려 퍼지고 있다. 국립민속국악원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은 남원지역 민속음악 예술을 보존하고 전승하기 위해 1992년 3월 문을 열었다. 국악원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악인, 각계 문화예술인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지원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판소리, 창극, 해금 연주, 무용 등 매주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흥겹고 즐거운 우리의 소리. 꼭 춘향과 함께 들러봐야겠다.

 

△ 춘향과 이도령처럼 사랑을 키우는 곳 '남원 광한루원'

 

춘향과 이도령이 만난 곳. 그래서 이곳을 거니는 선남선녀들이 많다. 춘향관에는 춘향의 일대기를 담은 그림들이 걸려있다. 한 발 한 발 옮기며 춘향의 모습을 보니 그 절개가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춘향사당. 이곳은 '열녀춘향사'라는 현판과 함께 춘향의 영정이 안치돼 있다. 실제 춘향이 눈앞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춘향의 얼굴을 바라보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사당을 마지막으로 춘향이를 찾아 떠난 남원 여행은 결국 춘향을 찾지 못한 채 이렇게 마무리됐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춘향을 찾지 못한 게 아니라 내 가슴속 깊은 곳에 춘향을 담아두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춘향의 모습을 찾는 것보다, 모두의 마음 속에 절개와 애틋함을 간직한 열녀로 남아 있는 춘향이 진정한 의미의 춘향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춘향의 향기를 쫓아, 애틋한 춘향의 마음이 그리워질 때 또 다시 남원을 찾아야겠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춘향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 조중현 전북도 블로그 기자단

 

   
 

※ 조중현 씨는 지난해 전라북도 블로그 단 우수로 올해 전라북도 블로그 명예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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