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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 vs 中 광저우, 亞 챔스리그 가보니

축구경기 관람·열띤 응원 '스트레스 뻥~'

   
▲ 전북현대와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경기 모습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 할 때 산으로 올라가 소릴 한번 질러봐!’

 

예전에 인기를 끌었던 클론의 노래 ‘꿍따리 샤바라’의 가사다. 쌓인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껏 소리 지르고 싶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조용히 담아놓는다. 어느 누구의 시선도 구애 받지 않고 즐겁게 소리치다 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축구 경기 관람이다. 지난 2일 AFC(아시아축구연맹)의 라이벌, 전북현대와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가 대결을 펼친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 다녀왔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의 우승팀인 광저우와 한국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전북이 펼치는 경기라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도민준과 천송이도 반한 치킨을 준비하라

   
▲ 경기 전 먹는 치킨.

전북현대와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경기소식을 듣고 주변에 “축구 보러 가자!”라고 말했을 때 모두가 똑같이 외친 아이템은 바로 “치킨!”이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는 사람들이 양손 가득 치킨을 들고 와 버스 안이 기름냄새로 가득했다. 미리 치킨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실망하지마시길. 이런 사람을 위해 경기장 밖에서도 치킨, 어묵, 순대, 튀김 등 다양한 음식을 구입할 수 있다. 경기시작 전까지 관중은 음식을 먹으며 즐겁게 기다린다. 도시락을 먹는 가족, 피자를 나눠먹는 친구들, 경기장 이곳저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어느 순간부터 스포츠가 단순한 경기 관람이 아닌 먹거리와 함께하는 소풍 같은 문화로 자리 잡았다.

 

△마음이 뻥 뚫리는 경기장의 광활함

 

축구경기장에 들어서면 초록색 바다에 온 느낌이다. 4만 3200명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은 푸른 잔디와 탁 트인 관중석이 시각적으로 마음을 시원하게 만든다. 시험기간에 지쳐 있던 친구, 꽉 막힌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은 직장인이 멀리 가지 않아도 탁 트인 이곳에서 소리치며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가 뭐지? 전북현대엔 어떤 선수가 있어? 오프사이드가 뭐야? 이런 지식이 없어도 괜찮다. 관중석에 앉는 순간, 축구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마음 졸이며 골을 지켜보면 된다. 상대 골대에 공이 들어갈 경우 득점한다는 사실을 안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골이 들어가면 즐거워하고, 아쉽게 골을 놓치면 안타까워하고, 옐로우 카드에 분노하다 보면 어느덧 경기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또 어느 선수가 잘하고 있고 못하고 있는지, 심판의 오심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는 ‘중계형 관람객’을 쉽게 볼 수 있어 귀를 기울여 설명을 듣는다면 더 즐겁게 관람 할 수 있다.

 

△뜨거운 응원으로 스트레스와 정복

   
▲ 전주성에서 열띤 응원을 펼치는 중국 에버그란데 응원단.

광저우의 골대에 전북현대 레오나르도 선수가 찬 공이 골대에 들어가는 순간 모두가 일어서서 소리치며 즐거워했다. 요즘은 1인 문화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혼자 즐길 게 많아졌다. 혼자 영화보기, 혼자 밥 먹기, 혼자 사진 찍기, 혼자 여행하기 등. 하지만 기쁨은 나눌수록 더 커지는 법.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마음 한 뜻이 될 수 있는 점이 스포츠의 매력이다. 처음 만난 옆 사람과 어깨동무하며 하나로 외치는 함성에 더욱 기분이 좋아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전북현대 서포터즈 M.G.B(Mad Green Boys)는 경기 내내 쉬지 않고 응원한다. 그 열기가 주변 관중까지 번져 마음껏 소리칠 수 있다. 소리 지른다고 어느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 고함이 합법적인 곳이다. 축구 경기의 응원은 응어리진 마음을 표출하는 문화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한창 전주대 학생 복지은 씨(22)는 “중간고사로 바쁘고 마음이 힘들었는데 경기 관람을 한 것만으로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며 “이래서 사람들이 피곤해도 직접 보러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화·연극이 관람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조금 수동적인 문화라고 한다면 스포츠는 좀더 역동적으로 반응아혀 뜨거운 에너지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노가은 씨(27)는 “사람들의 열기로 지난 2002년 월드컵 때처럼 흥분되고 신이 났다”면서 “골을 넣었을 때 기쁜 것 보다 더 강한 환희, 쾌감, 카타르시스 같은 것을 느꼈다”고 들려주었다. 그는 “평소에는 사진 촬영, 독서, 산책 등 혼자 하는 활동을 많이 했었는데 경기장에서 많은 사람과 함께 기뻐하는 문화가 새롭고 신선했다”고 밝혔다.

 

축구 경기 관람은 인터넷에서 경기 일정을 확인한 뒤 예매할 수 있다. 현장 구매도 있으며, 지정석이 아닌 자리도 보통 경기 시작 40분 전에 간다면 앞자리도 가능하다.

   
▲ 박주현 전북도 블로그 기자단

△박주현씨는전북대 스포츠학과에 재학중이며 2014 전라북도 도민 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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