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정천우체국장
대선 정국으로 온 세상이 떠들썩하다. 미국 시민들은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화당의 롬니 보다 정의로운 사회 확대를 내건 오바마 대통령을 재선시켰다.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면서 절정으로 치닫는 한국의 대선의 흐름 또한 이와 비슷한 양상이다. 이전 선거는 주로 보수 지지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안정인가, 개혁 지지층의 요구를 대변하는 변화인가라는 이분법적인 선거 구도가 판세를 끌어갔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유력 세 후보 모두 국민대통합과 경제민주화 등 새로운 대한민국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핵심 선거 정책이자 전략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박근혜와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변화론은 크고 작은 차이가 있다. 실제 그런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운 일도 잦다. 국민들은 어떤 후보가 진정 국민이 원하는 변화를 이해하고 있으며, 누가 가장 적임자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특히 우리 지역 발전 전략과 공약을 어떻게 내세우고 있는지 아는 것은 더욱 어렵다. 그나마 지역일간지가 대선과 지역을 연결시키는 주요한 통로다. 선거철만 되면 도민들의 소외 의식에 편승한 난개발 공약과 지역감정에 기댄 묻지마 식 선거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전략 속에서 전북 발전 공약이 나올 수 있도록 도민의 의사를 결집하고 후보 진영에 전달하는 것은 선거 시기 지역일간지의 책무다. 전북일보는 대선 시기 이 역할을 잘 하고 있는가?
진안의 작은 우체국에서 일하고 있는 필자는 지난 2년간 전북일보 독자 권익 위원으로 참여 하면서 변방의 목소리를 지면에 적극 담아줄 것을 요청해 왔다. 전북 14개 시·군에서 1명씩 다양한 계층의 구독자로 구성된 독자 권익위원회는 시민과 독자의 입장에서 신문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격월로 위원회를 열고 지면 모니터링을 했다. 20명의 독자위원들은 기사내용을 정독하면서 기사에 담겨있는 행간의 의미까지도 파악해 얼굴을 붉히는 신랄한 평가로 신문제작진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한편 지역 사회가 공감하는 따뜻한 미담 기사나 다른 일간지와 달리 시민의 입장을 중시하는 전북일보 지면이 갖춰야할 태도와 취재 방향이 드러난 기사에는 박수를 보냈다. 평가 결과는 청취, 신문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특히 국회의원을 뽑는 4·11 총선에서는 단순한 정보의 전달을 넘어 깊이 있는 보도를 요구하는 등 신문사에서는 지역의 이슈를 쫓아가는 식의 보도가 아닌 지역의 발전을 위한 관점을 세워 앞서나가는 보도를 해 줘야 한다고 위원들의 의견이 대다수였다. 지역의 전문가와 시민단체 활동가, NGO 기자들이 지역적 관점과 지속가능한 측면에서 공약과 후보자를 평가했다.
대선 관련 보도도 이와 다르지 않아야 한다. 전북발전을 위한 이슈와 쟁점, 그리고 각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을 지역의 전문가와 시민사회 그리고 전북일보의 구성원들이 기사·특집, 사설로 공론화해야 한다.
제5기 독자 권익위원회 임기가 올해 말이면 끝난다. 2년여 동안 전북일보를 통해 우리 지역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폭이 넓어졌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지역언론으로서의 역할과 한계에 대한 고민도 함께 가졌다. 지역 언론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방분권이 선행돼야 한다. 중앙정부가 독점하고 있는 행정 및 재정의 결정권이 지방으로의 이양돼야 한다. 그래야만 지역 밀착적인 지역기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40여일 남은 12·19 대선에서는 지방분권 정책이 공론화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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