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울 때 생각나는 국숫집
눈발이 날리고 하늘마저 흐려 올해 겨울은 예년보다 훨씬 추워졌다. 이런 겨울에는 식사 때마다 뜨끈한 국물을 찾고 싶어지기 마련. 오늘은 뜨끈한 국물에, 쫄깃하면서도 오동통한 면발이 있는 국숫집 두 곳을 소개한다.
△ 남천마루 칼국수, 가정식 반찬이 어우러진 가정식 맛
첫 번째로 소개할 곳은 전주 한옥마을 인근에 위치한 '남천마루'다. 한옥을 개조한 이곳에서는 억새풀이 자라난 천변 경관까지 감상할 수 있어 어르신은 물론 대학생·가족 등이 한옥마을의 또다른 매력을 찾아 방문한다.
이곳의 명성은 칼국수 한 그릇에서 시작됐다. 맛집답게 미리 만들어놓는 일은 없고, 주문이 떨어지면 곧바로 요리에 들어간다. 칼국수 외에도 팥칼국수, 팥죽, 소바 이렇게 총 네 가지 메뉴가 있다. 여름에는 소바, 겨울에는 시원한 칼국수가 가장 인기가 좋다.
칼국수 한 그릇을 주문하자 금새 김이 모락모락나는 뜨끈한 칼국수가 나왔다. 시원한 바지락 국물에 듬뿍 들어있는 야채와 함께 어우러진 면발은 사장님이 직접 손으로 반죽해서 만든 것이라 그런지 무척이나 쫄깃하고 탱글탱글하다. 먹는 동안에도 퍼지지 않고 처음 먹은 그 맛을 계속해서 단돈 5000원에 맛볼 수 있다.
이곳 칼국수가 인기있는 또 하나의 비결은 바로 '엄마표 밑반찬'이다. 특히 '겉절이'는 칼국수와 마찬가지로 주문이 들어가면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양만큼만 바로바로 무쳐서 나오기 때문에 배추가 아삭하면서도 칼칼한 양념과 함께 칼국수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궁합이다. 겉절이만 따로 판매할 수 없냐고 물어보는 이들도 있으려나. 최근에는 전북에서 선정한 '착한 가격 업소'에 선정되기까지 했다니 맛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맛집이다.
△ 곰초밥, 개업하자마자 소문난 '우동이 맛있는 집'
두 번째로 소개할 곳은 지난해 개업했지만 도내 미식가 사이에서 은밀히(?) 맛집으로 통하는 곳을 소개해볼까 한다. 바로 일본식 국수의 명대사인 '우동'이 맛있는 집, '곰초밥'이다. 하얗게 눈이 내려 매우 서정적인 풍경을 내고있는 웨딩거리, 조용히 걷다보면 "어라?" 소리가 절로 나오는 그곳에 작지만 알찬 맛집이 자리하고 있다. 전주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캐나다에서 요리 공부를 하면서 취업해 직장 생활을 하던 허병헌 사장은 우연'한 기회에 초밥을 접하게 되었고, 그 매력에 빠져들어 지금의 가게를 열게 됐다.
그가 전주 웨딩거리에 가게를 마련한 사연도 뜻밖이다. 가게를 열기 위해 상권조사를 하던 중 발길이 뜸한 웨딩거리를 살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본식 초밥과 함께 '인기메뉴 1위'로 사랑받고 있는 것이 바로 우동이다. 손수 우려내 감칠맛이 느껴지는 육수로 만든 칼칼한 우동 한 그릇은 5000원이다.
일본여행을 했을 때 먹었던 '원조' 우동을 생각나게 해 5000원에 의구심마저 들었다. 취향에 따라 '시치미'를 뿌려서 먹어도 좋은 이곳 우동은 유부가 가득 들어가 있는 표고버섯의 진한 맛이 천연 조미료로 우려져 깊은 맛을 더한다. 표고버섯이 많이 들어가야 식감이 좋고, 육수 특유의 칼칼한 맛의 비결은 '건고추'와 '고추씨'가 결정적이라는 귀띔까지 운좋게 들었다. 일본식 우동 고유의 맛 때문인지, 다른 곳에서는 우동도 잘 드시지 않는 동네 어르신들도 종종 들를만큼 이곳 우동은 세대를 막론하고 사랑을 받고 있다.
맛있는 우동 외에도 이곳이 사랑받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손님을 위해 아끼지 않는 그의 넉넉한 마음이다.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했던 날, 우리는 네 명을 찾아갔으나 우동은 두 그릇만 주문하고 나머지는 다른 메뉴로 주문했다. 여럿이 나눠먹자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테이블에 놓여진 우동은 네 그릇이었다. 두 그릇으로 먹기엔 부족할거라면서 양을 조금 더 보태 네 그릇으로 만들어 내어준 것이다. 원래 이런 소소한 배려가 손님을 감동시키기 마련이다. 이날의 경험 이후부터 이곳의 단골이 됐다. 맛좋은 우동과 함께 넉넉한 인심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누구라도 자주 찾고 싶은 단골집이 되지 않을까 싶다.
※ 고혜경씨는 2008년 전북 관광 미니홈피와 블로그 공모전에서 임실치즈 홍보 블로그를 운영하며 전북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키워왔다. 현재 임실치즈테마파크에 재직 중이며, 2012 전라북도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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